다람쥐 똥 정호승 동화집 1
정호승 지음, 정현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정호승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으며, 경희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소월시문학상을 비롯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대학 때부터 좋아했던 정호승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그의 시집과 산문집을 차곡차곡 모아온 터라 시집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했지만 귀여운 다람쥐와 똥이 표지 모델인 동화집이다. 시집, 산문집, 동화집까지. 정호승님의 글쓰기 영역은 그 범주가 상당히 넓은 듯 하다. 나는 한 장르의 글쓰기도 쉽지가 않은데... 여하튼 읽을 때마다 마음 한 켠이 따뜻해져오는 그의 글이 참 좋다.

 

<다람쥐 똥>은 백두산 자작나무, 붉은 장미와 노란 장미, 그림 밖으로 날아간 새, 조약돌의 미소, 밀물과 썰물, 다람쥐 똥, 푸른목타조의 꿈, 달려라 증기 기관차등 총 여덟 편의 짤막한 동화로 이루어져 있다. 편안한 문체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읽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나는 여덟 편의 동화 중, '붉은 장미와 노란 장미'가 기억에 남는데, 이야기는 조화인 '붉은 장미'가 나오면서 시작된다. 붉은 장미는 너무 아름다워 보는 사람들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처음엔 그런 칭찬이 부끄럽기만 하다. 그런데 칭찬을 계속 듣다보니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다른 조화들에게도 아름다움은 스스로 만드는 거라고 조언한다. 그런 어느 날, 붉은 장미는 다희의 생일선물로 팔려서 자기가 살던 꽃 가게를 떠나온다. 다희의 집에서도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지냈는데, 어느날 밤 다희 아빠가 노란 장미 생화 한 다발을 가슴에 안고 돌아온다. 붉은 장미는 노란 장미에게 친구하자는 말을 듣지만 이를 거절하고, 오만하다는 말을 듣는다. 이후, 서서히 시들어가던 노란 장미는 흉한 꼴을 하고 죽고 만다. 한 해가 지나 다희 아빠가 사온 노란 장미는 지난 번 애기를 나누었던 그 장미인데...

 

 

붉은 장미야, 참 딱하구나. 왜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변하지 않으면 아름다워질 수 없다는 걸 왜 모르니? 만일 말이야, 밤하늘에 따오르는 달님이 늘 보름달로만 떠오른다면 그게 정말 아름답겠니? 초승달이 되었다가 반달이 되었다가 다시 보름달이 되니까, 그렇게 변하니까 정말 아름다운 거야. p.35 중에서.

 

동화 속 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들의 짤막한 이야기는, 너무 당연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에 관한 깨달음을 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름이 하나, 둘 늘어가는 내 모습이 신경쓰일 때가 있다. 나이를 먹고, 주름이 느는 건 당연한 일인데, 아직도 이런 변하는 낯설기만하다. 한 편의 동화였지만, 새삼 삶의 진리를 생각하게 한다. <다람쥐 똥>은 아이와 함께 읽고, 꼭 한번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