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인 게 싫을 때 읽는 책 - 우울과 불안이 마음을 두드릴 때 꺼내보는 단단한 위로
이두형 지음 / 아몬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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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정신의학을 공부하며 느꼈던 것들,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일에 관심이 많으며 네이버 블로그 '두두의 마음 카페'와 브런치 '아는 정신과 의사'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중이다.

 

얼마 전에 친구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아주 밝고 건강하기만 했던 그녀가 육아스트레스로 정신과 약을 처방 받아 먹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엄마의 무게를 견디는게 참 쉽지 않은 것만 같아 공감이 가면서도 또 마음이 아프다. 살아낸다는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나인게 싫을 때 읽는 책>은 그 친구가, 또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 잔뜩 곤두선 채 아이들을 대하는 내가,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우린 주눅 든 마음으로 자책하며 곧잘 나를 싫어하곤 하니까.

 

 

부처는 '지금 여기'에 깨어 있으라 했고, 프로이트는 '여기 지금(here and now)'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들의 '지금 여기'는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 나는 늘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고 행복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 감정과 생각을 좋고 나쁨의 구분 없이 있는 그대로 느껴보자는 이야기다. 내가 괜찮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평가를 반복해 '좋은 나, 긍정적인 나'라는 인위적인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금 내가 하는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초연해지기 힘들다면 적어도 힘듦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미워하지는 말라.' 그것이 그들이 말하는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마음이다.

p.7-8, '불완전한 당신에게 보내는 글' 중에서.

 

 

어쩐지 저자의 서문 글귀부터 위로가 된다. 꽤 많은 심리 관련 서적을 읽어왔지만 책이 알려주는 대로 마음이 컨트롤 되지 않을 때면 오히려 길을 잃은 것 같고, 그래서 더 좌절하거나 화가 나기도 했는데,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라는 저자의 말은 좀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책은 1 오늘하루를 괜찮게 보내는 마음들, 2 슬픔과 불행으로 자꾸만 길을 잃을 때, 3 매일 사막을 건너는 기분이라면, 4 삶을 굴러가게 하는 작고 소중한 것 등 총 4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의 실제 경험, 상담 사례, 전문 지식을 토대로 '내가 나인 게 싫은 이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한다.

 

슬플 땐 내가 슬픈 것은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슬픈 채'로 여행 떠나볼 것을 권하고, 자기 자신이 싫어질 때면 스스로를 사랑할 만한 이유를 찾느라 고심하는 대신, 때로는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자는 책 속 저자의 말이 잔잔한 위로로 다가오는 날이다. (오늘도 육아로 인한 파이터 모드가 가동되었기에) 사실 내 자신이 싫을 때 어찌 해야하는가에 관해 거창한 방법이나 조언을 찾는 이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자꾸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하니까. 그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니... 그럼에도 나는 책이 주는 힘을 믿는다. 내가 나인게 싫을 때 다시 펼쳐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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