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고다 도모
2019년에 첫 장편소설 <오네 산부인과>를 발표한 그는 이듬해 이 소설을 쓰면서 조사한, ' 산후 우울증'을 겪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세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 <엄마를 그만둬도 되나요?>를 공개했다.
<오네 산부인과>는 제목만 보고, 실화를 바탕으로 모성를 다룬 감동적인 이야기쯤 아닐까 생각하며 책을 펼쳐들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이런 산부인과가 존재하는게 가능할까?'라는 판타지적 설정에 의구심이 들면서 차차 소설이라는 걸 인지했던 것 같다. 두 아이를 낳은 나는, 출산 전부터 책도 읽고 여러 경험담도 충분히 들어놓은 터라 아이를 낳는 과정이 두렵게 다가올거란 생각을 하지 못 했다. 첫 아이는 태교부터 임신기간 동안 즐겁고, 소중하게 보냈기에 더욱이나 그랬는데... 막상 양수가 터지고, 경미한 진통과 함께 병원 입원이 결정되었을 땐, 덜컥 겁이 났다. 출산 직전 '가족분만실'에서 남편의 얼굴을 보기 전까지, 번갈아가며 아이와 나의 상태를 체크하는 의료진 외에는 혼자인 채, 외로움을 느꼈다. 둘째를 출산할 땐, 이 모든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또 겁이 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겪기도 한다.
<오네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았으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오네 산부인과>에서는 원장부터 조산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비상근 의사등 의료진들 대다수가 성소수자로, 이들은 서로를 인정하고 또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그 중, 성소수자가 아닌 '스트레이트'인 쓰구오는 희안한 광경들을 목격하며 첫 출근한 산부인과에서 올해 최고의 충격을 받고, 몸을 벽에 기댄다. 게다가 쓰구오는 태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그의 이러한 능력은 더욱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인생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이날의 하늘처럼 맑을 때도 있고, 구름이 낄 때도, 황사가 뒤덮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p. 286 중에
<오네 산부인과>는 조금 어색할 수도 있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그들이 함께 여러 일을 겪으면서 울고, 웃으며 전하는 감동이 내게는 고스란히 느껴져서 기분 좋게 다가왔고, 또 이들이 '각 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나 또한 이들을 편안하게 받아들 일 수 있었다. <오네 산부인과>는 가독성이 좋아 금세 읽을 수 있고, 책이 주는 메세지들이 긍정적이어서 읽을수록 흥미롭고 따뜻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