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바다가 되어
고상만 지음 / 크루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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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상만

1989년 대학 입학 이후 오늘까지 '글 쓰는 인권운동가'로 살아왔다.

 

 

 

심장병으로 아이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포기치 않고 출산을 강행하다 종안이를 낳은 후 끝내는 세상을 떠난 엄마 수진. 그리고 허공에 달린 링을 통과하는 공연을 선보이던 중, 입수 지점에 새끼 돌고래 아토가 있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세 번이나 몸을 비틀어 콘크리트 무대 바닥에 떨어져 숨진 엄마 돌고래 루나. 이들 모성애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책은 시작된다.

 

 

 

자신의 아픔은 미룬채 종안이만이라도 세상에 무사히 태어나기만을 기대했던 엄마.하지만 그 바람과는 다르게, 열살 종안이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 마음껏 뛰지도 못 하고, 학교도 못 가며 치료를 받지만 병세는 나날이 심해지고, 심장 이식 외엔 더 이상 방법이 없는 상태다. 아빠는 밤에는 활어차를 몰고, 낮에는 종안이를 돌보며 아이를 지키려 애쓴다. 한편, 태평양 바다에서 태어나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다가 인간이 설치해놓은 포획틀에 갇혀 동물원으로 붙들려온 돌고래 루나. 식음을 전폐하고, 바다를 그리워하지만 소용이 없었고 그러던 중,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또 다른 돌고래 덴버. 돌고래 사육장에서 유난히 다정한 사이가 된 둘에게 새끼 돌고래 아토가 태어난다. 엄마 돌고래 루나는 평생을 사육장에 갇혀 공연만 하다가 죽게 될 아토 생각에 괴롭기만 하다.

 

 

웬만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뭐. 아니, 자기가 떨어질 지점에 새끼가 있다고 몸을 비틀어 피하다니... 돌고래가 똑똑하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정말 이 정도인 줄은 몰랐네. 이런 돌고래가 죽는다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야.

p.106 중에서.

 

종안이와 아토의 만남은 종안이가 동물원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조련사 아저씨와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종안은 아토의 말을 듣게 되고, 그동안 아토에게 있었던 일들을 알게 된다. 동물원에 다녀온 이후 고열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종안이는, 의사선생님으로부터 더 이상은 치료방법이 없으니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종안이는 아토를 바다에 풀어달라는 마지막 소원을 아빠에게 부탁하게 되는데...

 

작가는 실제 돌고래 기사를 모티브로 이 이야기를 썼다고 하는데, 나 또한 모성애를 믿는다. 그리고 모성애는 동물들에게도 실재한다. 6-7개월 남짓한 어린 길고양이가 삐쩍 마른채 새끼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에 캔을 챙겨줬는데, 자신의 굶주림은 뒤로한 채 새끼들을 먼저 먹이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두 냥이와 함께하는 지금, 그들에게도 오롯이 감정이 있다는 걸 매 순간 느낀다. 낯선 사람이 집을 방문했을 땐 이틀이 지나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꼬미, 이런 꼬미가 우리 가족이 드나들 땐 정말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준다. 그리고 그르-릉 거리며 시종일관 눈빛 애교필살기를 보여주는 요미를 보면 웃게될 때가 참 많다. 배고프면 졸졸 따라다니며 밥 달라 '냐옹'거리고 어떤 날은 놀아달라고 머리를 부비적거리기도 한다. 물리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 뿐이지 결국, 동물들도 감정을 느끼고 공유하는 것이다. <너의 바다가 되어>를 읽으면서 '동물권'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인간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라고 해서 동물들을 어찌할 수 있는 것일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책은 동화로 쓰여져 초등학교 아이들이 읽기에도 수월하다. 딸은 책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엄마가 하늘나라로 떠나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프단다. 아토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 읽고 난 뒤,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문득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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