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카를 찾아서
미치 앨봄 지음, 박산호 옮김 / 살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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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치 앨봄

무수히 많은 소설과 에세이를 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 그의 저서만 세계적으로 4천만 권이 넘게 판매되었다. 그는 작가인 동시에 에미상을 수상한 방송인이며 인기 칼럼니스트다. 그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아내 재닌과 함께 SAY 디트로이트 재단을 비롯해 9개 자선단체를 감독하고, 포르토프랭스에서 해브 페이스 아이티 보육원을 맡아 매달 그곳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재닌과 미시간에 살며 인생의 의미를 깨우는 따뜻한 글쓰기에 꾸준히 힘쓰고 있다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가지지 않아도 돼, 치카. 하지만 아이를 원하는데 아이가 없다면 가슴이 미어지지. 그건 내 잘못이었어. 지금까지도 그것 때문에 너무나 가슴이 아파.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이기심이 있단다. 하지만 가장 이기적인건 시간을 탐욕스럽게 쓰는 거야.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았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 그러니 앞으로도 자신에게 많은 시간이 남았을 거라고 짐작하는 건 신에 대한 모욕이란다.

p. 40 중에서.

 

자신의 고국에서 1700마일 떨어진 '아이티'에 보육원을 운영하게 된 미치. 어느날 아이티에서 끔찍한 지진이 일어났고, 미치앨봄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그 곳으로 향한다. 2010년 1월 9일 빵나무 한 그루가 옆에 서 있는 방 두개짜리 콘크리트 집에서 태어난 치카는 강한 지진에도 살아남지만, 세살이 되던 해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보육원에 가게 된다. 줄곧 대담하면서도 씩씩하게 생활을 해나가던 치카에게 얼굴이 축 처지고 걸음이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검사 후, DIPG (선천적인 확산성 뇌교 신경교종)라는 뇌종양을 진단받고, 아이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젊은 날 삶의 성공만을 쫓던 미치는 아이를 원하지 않았고, 그 이야기가 나올 때면 그저 회피하고 만다. 그러다 아내 재닌을 만나 진정으로 아이를 갖길 원하지만 막상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지난 시간 이기적이었던 자신을 탓하게 된다. 이들 부부는 는 치카를 치료해주고 다시 보육원으로 돌려보낼 예정이었지만 병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법적 보호자를 자처하고, 치카를 가슴으로 품게 된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이란다, 치카.

그건 되찾을 수 없기 때문이야. 뭔가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지. 난 그걸 너에게서 배웠다.

p.110-111

 

치카와 생활하면서 이들 부부의 시간은 많은 것이 변한다. 마치 부모의 시간이 아이를 낳기 전과 낳은 후로 확연히 달라지는 것처럼. 호기심 넘치는 다섯 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경이로웠고, 또 그것은 시간이 갈수록 소중해진다. 방사선 치료를 비롯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서 호전을 보이기도 하지만 치카는 이들 부부를 떠나게 된다. 미치는 치카카 세상을 떠난지 일년이 되는 무렵부터 치카와 함께했던 19개월간의 기록을 써내려간다. 아이가 가르쳐준 교훈들이 그의 곁에서 숨쉬고, 머물기를 기원하면서.

 

 

미치 앨봄의 이야기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도 진한 여운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치카를 찾아서>를 읽고도 꽤 오랜 시간 이들의 이야기가 마음 속에 머물렀던 것 같다. 그저 소설인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너무 생생하게 다가와서 실화인지 이야기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이후 미치 앨봄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이 사실을 알기도 전에 내 마음은 이야기가 주는 진심을 진즉에 알아차렸던 것 같다. 두 아이를 낳고, 함께하면서 아이들이 아니었더라면 절대 알지 못했을 또 다른 세상을 알고 배우고 있다. 하지만 내가 낳은 아이라 하더라도 육아는 결코 쉽지 않은데... 핏줄이 아닌 아이를 품고, 또 그 아이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과 그것들에 대한 기록은 묵직한 감동을 선사해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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