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도플갱어 책 읽는 샤미 7
최이든 지음, 여우지니 그림 / 이지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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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이든

오랫동안 광고 음악을 만드는 기획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여 엄마와 같이 살고 있는 열 세살 태현은 캐나다에 유학을 다녀온지 얼마되지 않아 한국에서도 친구가 거의 없는 편이다. 아빠의 빈 자리를 그리워하며 허전함을 느끼고 있던 찰나에 태현의 주변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바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이를 보게 되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해 놓는다는 걸 깜빡 잊었다. 당황한 태현은 서둘러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역시나 학원에서 온 전화였다. 전원을 아예 꺼 버렸다. 조금 있으면 엄마한테도 전화가 올 게 뻔했다. 그 바람에 G열 8번에 앉은 아이가 뒤를 돌아보았다. 태현과 그 아이의 눈이 마주쳤다. 왼쪽으로 살짝 넘긴 앞머리와 짜증이 날 때마다 눈썹을 찌푸리는 얼굴 표정...... 태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아이는 태현의 똑같은 얼굴이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또 그 녀석이야!' 태현의 심장을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떨리는 손으로 가방을 겨우 낚아채 허둥지둥 극장을 빠져나왔다.

P.16 중에서.

 

이 사건을 말미암아 다급해진 태현은 인터넷 탐정 카페 '루팡, 부탁해'의 운영자이자 '루팡'인 최해원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공교롭게도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태현과 해원은 서로의 정체를 밝히고, 만나서 사건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기로 한다.

 

캐나다로 유학을 갔던 지난 2년, 인종차별을을 겪으며 외로웠던 태현에게는 떠돌이개 쿠퍼가 그의 유일한 친구였다. 그렇게 힘들었던 학교 생활이 조금 나아질 무렵, 헨리 패거리에게 쫓기다가 쿠퍼가 사고를 당하게 된다. 죄책감으로 괴로웠던 태현은 이 사실을 자신에게 찾아온 엄마에게 털어놓지만, 엄마는 어리광을 부린다고 여기며 달래기에 급급했고, 참으라고만 한다. 힘들게 캐나다 생활을 버텨 내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빠의 빈자리만 고스란히 느끼게 되고, 태현은 엄마를 비롯해 이 모든 상황이 싫고, 원망스럽기만 하다.

 

몇 년만에 아빠와 종종 갔던 팥빙수 집을 찾은 태현은 주인 아주머니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이 며칠 전에도 다녀갔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의 의뢰는 시작되었고, 루팡인 해원과 절친 호진은 태현의 도플갱어를 찾아나서게 된다. 이들은 도플갱어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까?

 

아빠는 날 찾아오지 않아. 2년이 넘게 만나지 못했어.

캠핑도 가고 낚시도 가고 별자리 보는 것도 알려준다고 했는데...... 왜

엄마 아빠 싸움에 내가 피해를 봐야 되냐고......

P.144 중에서.

 

어린시절 괴담집 한켠에서 봤던 도플갱어,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똑같이 생긴 존재가 있고, 그 존재와 만나게 되면 죽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읽을만한 무서운 이야기정도가 아닐까 유추하며 책을 펼쳤던 것 같은데, 이야기는 기존의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되었다. 인물들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동안 태현은 자신의 상처를 들춰내게 되고, 무심했던 엄마도 태현을 바라보고 이해하게 된다.

세상으로부터 여리고, 약한 아이들을 지켜주는 유일한 울타리인 가정, 하지만 온전치 못한 가정과 환경 속에서 고통받으며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 아이러니한 세상... 태현을 통해서 이 아이들의 외로움과 고통을 들여다보게 된다. 결손 가정이 의도해서 생기는 건 아니지만 우리 어른들이, 주위에 소외되고 있는 아이들은 없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혹여나 조금 외로운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꼭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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