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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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추정경

울산에서 태어나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의 8할을 보냈다. 주저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오랜 망설임 끝에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2021)는 오랜 시간 품었던 장르 소설에 대한 애정을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서 구현한 작품이다. 누아르와 SF가 결합된 장르 소설이자, 우리에게 있다가도 없어지는 재능과 그것에 휘둘렸을 때 벌어지는 파국을 속도감 있게 담아냈다.

진은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강원랜드 언저리에 있는 '캐딜락 전당사'에서 꽤 오래 일해왔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일 때부터 그에게는 손이 뜨거워지면서 눈 앞에 이상한 원이 보였고, 그렇게 손이 달아오를 때마다 눈 앞에 빨간 점이 보였다가 사라지는 증세가 반복해서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는 심해졌고, 그는 자신의 병을 치료할 수 없는 기면증으로 알고 외롭고, 힘든 어린시절을 보낸다.

이런 이유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일찍부터 캐딜락 전당사의 성사장 밑에서 일을 봐주며 생활한다. 하지만 기억이 자꾸만 끊기는 일이 생기고, 진은 그때마다 캐딜락 뒤에서 눈을 뜬다. 하루는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그동안 기면증으로 알고 있던 자신의 병이 공간을 열고, 또 이동할 수 있는 '포트'라는 능력이었던 것. 진의 능력을 진작부터 알아보고, 지켜봤던 성사장은 그가 능력을 배우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넌 주로 언제 포트가 나타났냐?”

“……뭐, 주로 도망칠 때.”

“도망칠 때?”

박원장은 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포트가 문이라면 포트를 여는 열쇠는 감정이야. 문마다 열쇠가 다르듯이, 사람마다 제 포트를 여는 감정이 다 달라. 내가 보기에 네 열쇠는 두려움일 것 같다.” p.118 중에서.

그러던 중, 포트능력을 가진 심경장이라는 사람이 진을 찾기 시작한다. 조직에서 버림받고 복수를 꿈꾸는 심경장이 느닷없이 진을 쫓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의 능력을 알게된 이후로 더욱 복잡한 일만 생기는데, 진은 이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인물의 상황을 파악하고, 몰입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이후부터는 책에 빠르게 빠져들어갔다.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온다>는 '공간을 열고,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두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지루할 틈 없이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해나갈지 궁금해서 급하게 책장을 넘겼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다른 세계를 다루고 있는 SF장르물들은... 그동안 생각치 못했던 세계를 보는 재미와 그 속에서 펼쳐보이는 인물들의 열연이 흥미로워서 보는내내 그저 즐거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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