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테의 고백
조영미 지음 / SISO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 조영미

하루하루의 흔적들이 이야기가 되고, 삶이 된다고 믿는 사람. 그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에 힘이 된다고 믿는 사람. 어제의 흔적과 오늘의 깨달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스스로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무렵, 그렇다면 소설 속 주인공을 창조해내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생기고 활성화 되기 시작하면서 싸이월드, 블로그 등 대중들의 SNS 활동이 활발해졌다. 지금 싸이월드는 추억의 SNS가 되어버렸지만 당시엔 '도토리'라는 가상화폐를 구입해 취향껏 미니 홈피를 꾸미고, BGM을 깔아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가상공간이었다. 싸이월드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기에 <샤를로테의 고백>을 읽고 있으니 그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 기분이 묘했다.

 

 

주인공 영지는 '샤를로테'라는 별명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게 되고, 이웃으로 '레오'를 알게 된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답하면서 일상을 공유하게 되고, 영지는 문득 레오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샤를로테'인 영지는 서울, '레오'는 부산이라는 먼 거리에 살고 있지만, 이들은 블로그를 통해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상대지만 서로를 알아가면서 공통점을 찾고, 또 기다리고 설레면서 궁금해하는 모습이 또 그 시절 나름의 낭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들의 만남은 진전이 있을까?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 레오의 블로그 속 부산은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 풍기는 곳이었다. 여러 장소 중 유난히 시선을 끈 곳은 보수동 책방 골목이었다. '#보수동 책방 거리'라는 제목의 포스팅에는 모든 사진이 흑백 처리되어 있었다. 사진 속 그 어떤 책도 같은 명암으로 보이지 않았다. 오래된 책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는 모습에는 나이 지긋한 책방 주인의 정성이 담겨 있는 것 같았고, 이 장면을 멋지게 담기 위해 무릎을 굽히고 카메라를 비추는 래오라는 사람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이런 음악을 좋아하고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일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복되는 배경음악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갈 때마다, 블로그의 페이지를 하나씩 넘길 때마다, 더 궁금해졌다. 레오라는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P.96 중에서

 

 

2021년 오늘은, 궁금하면 휴대폰으로 바로 검색이 가능하고, 또 전화나 편지를 기다리는 설렘보다 문자나 톡으로 빠른 대답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상대방이 메세지를 읽었는지 못 읽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분명 아주 편해졌는데, 가끔은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방명록을 보면서 좋아하는 이들의 글을 기다리고, 살포시 상대방의 미니홈피에 가서 그 사람이 설정해놓은 음악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고, 그렇게라도 그 사람의 흔적을 애써 찾으려했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샤를로테의 고백>은 책소개에서처럼 80년대생들에게 '청춘'이라는 두 단어를 떠올리게 해주는 소설이다. 저마다의 청춘을 추억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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