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 고민 상담부 나의 괴물님 YA! 1
명소정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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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명소정

현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 재학 중이며, 전공인 생명과학 말고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 공감할 수 있지만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런 이야기를 쓰는 것이 꿈이다.

 

 

"나는 화괴야. 이야기를 먹고 사는 괴물이지. 먹은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잊힌다는 게 흠이지만." p.16 중에서.

 

 

도서부장인 세월이는 도서관에 있던 책의 수가 눈에 띌 정도로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책이 없어지는 원인을 좀처럼 찾을 수 없던 찰나, 저녁시간 우연히 들른 도서관에서 희안한 광경을 목격한다. 하얀 갈기에 붉게 타오르는 눈과 송곳니 말고는 사람처럼 보이는 형상을 한 괴물이 책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 괴물은 배치고사에서 수석을 차지했던 임혜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 혜성은 자신이 이야기를 먹고 사는 '화괴'임을 밝히며 책을 먹지 않을테니 기억을 지우려 하는 사람들을 찾아달라고 제안하고, 이에 그들은 고민 상담부를 결성한다.

 

 

거기다 부적을 날리며 나타난 윤소원! 그녀는 괴물인 혜성을 한 눈에 알아본다. 괴물을 감시하고, 제지하는 역할로 고민 상담부 부원으로 들어오게 된다. 고민 상담부를 찾아오는 학생들은 늘어가지만 기억을 지웠던 학생들은 그로 인해 또 다른 갈등과 혼란을 겪게 되는데...

 

 

"그날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감정을 추측하기도 전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챘다. 그 사실이 나 또한 고민 상담부에서 지내며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변해 왔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했다. 나는 변하고 있다는 걸. 익숙한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이 내게 주어졌다는 것을 말이다." p.185 중에서

 

 

<너의 이야기를 먹어줄게>에서는 '기억을 먹는 괴물'과 '고민 상담소'라는 설정 자체가 독특한 학원 판타지물이다. 친구들과 교류가 없었던 혜성과 세월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함께 성장해나간다. 십대라면 아니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겐 각자의 고민이 있다. 그런데 이 고민을 통째로 지워주는 괴물이라니. 뭔가 속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론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과 갈등이 없는 삶은 어쩌면 나아가지 못하는 삶이 아닐까싶어서. 연애, 진로, 학업, 우정 등 수 많은 고민을 했던 십대의 나도 그 고민으로 인해 단단해졌고, 지금의 내가 존재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선 고민을 먹어주는게 그리 통쾌한 것만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정신 건강에 아-주 해로운 기억, 하나쯤은 먹혀도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책은 가독성도 좋고, 또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열연이 흥미로워서 금세 읽혀진다. 무더운 여름날 밤에 편안한 자세로 기대어 보기 좋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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