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의 단식법
샘 J. 밀러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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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샘 J. 밀러

미국 뉴욕 출신의 1979년생 SF 작가. 정육점을 운영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슈퍼히어로의 단식법』은 2017년 발표한 밀러의 장편 데뷔작으로, 자신의 10대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질풍노도의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청소년기의 동성애와 거식증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진지함과 유쾌함의 균형을 잃지 않는다.

 

슈퍼히어로의 단식법...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엔 제목에 쓰인 단어대로 실제 단식법과 관련된 소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거라 추측했다. 하지만 이야기는 읽을수록 생각한 것과는 무관했고, 개성있고 신선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교에서 소위 말하는 '인싸'가 아닌 맷은 외모부터 이름까지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엄마, 누나와 함께 살고 있으며 엄마는 아버지에 관해서 언급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맷은 학교에서 유명 3인방인 오트, 타리크, 바스티안 중 타리크를 좋아한다. 타리크는 완벽한 복근과 감탄을 자아내는 가슴팍, 그리고 다른 졸업반 학생들보다 독보적으로 풍성한 수염의 소유자였으며 남을 괴롭히는 애도 아니다. 게다가 잘 생기고 똑똑하며 심지어 때로는 착하기까지 해서 맷의 누나 마야마저 그를 짝사랑한다. 어느날 밤 마야는 집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고, 맷은 누나 소식을 궁금해하지만 알 길이 없다. 그러던 중, 누나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타리크는 걸 알게 되고 맷의 시선을 피하는 그의 행동을 수상쩍게 여긴다.

 

돼지 축산 농장에서 수십 년을 일한 엄마는 직장에서 쫓겨날 상황에 처하고 그 때부터 맷은 막무가내로 굶기 시작한다. 통제 불능의 세상에서 유일하게 통제가 가능한 것이 자기 몸뿐이라 생각하는 맷은, 굶을수록 자신이 가진 희한한 능력을 알아차리게 된다. 굶을수록 온 감각이 예민해지면서 극대화되는 경험을 하는데, 그는 이것을 초능력이라 여기고 이를 이용해 타리크가 감추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내려 한다.

 

<슈퍼히어로의 단식법>은 SF와 퀴어라는 장르를 넘나들며 주인공의 독특한 세계관을 잘 표현해내고 있는 소설이다. 가독성이 좋다는 평에 반해 나는 몰입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낯선 장르의 결합과 내가 경험했던 현실과는 동떨어진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아무래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맷이 초능력이라 생각했던 능력은 섭식장애로 인한 것이었고, 그의 동성애 문제는 친구들로부터 놀림감이 된다. 그런 그에게 초능력은 일종의 방어기제 같은게 아니었을까. 주인공을 이해하기까지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맷이 섭식장애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십대들이 흔히 겪을 수 있고, 고민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다. 어려운 형편, 불행한 가정사, 교우관계 등... 다소 우울하고, 무겁기만 할 수도 있는 이야기기에 작가는 SF라는 장르를 이용해 보다 쉽게 풀어내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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