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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에 만나요 1
로즈빈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7월
평점 :


로즈빈 장편소설
단지 열심히 살고 싶을 뿐인데, 이런 시련은 대체 무엇? “겨, 결혼해요 오늘!” 말도 안 되는 웨딩 알바를 하다가 전남친을 만났다. “축하해. 진심으로.” 진정성이 의심되는 축하 인사가 재회의 시작이 될 줄이야. 다신 볼 일 없을 것만 같던 어느 날, 우연히 입사하고 보니 대표가 전남친이라는데 이거 정말 괜찮은 걸까요? 퇴근할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전남친의 굴레. 신개념 울며 겨자 먹기 유부녀 코스프레 현장. 아아, 퇴근하고 싶다고요.

교통사고로 죽은 남자의 신부가 되는 조건으로 2억을 준다기에 부도로 무너진 아빠 회사의 직원들의 밀린 월급 정산과 얼마 간의 사채를 갚아야하는 채원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기꺼이 신부가 되기로 한다. 봄의 어느날. 서울 시내 대형 숍에서 신부 화장을 마친 채원은 화려한 드레스와 메이크업을 완벽하게 한채로 3년 전 헤어졌던 전 연인 성준과 재회하게 된다.
한순간에 집이 망해 급히 귀국해야 했던 3년 전 스페인, 그곳에서 채원은 성준에게 이별을 고한다. 아버지의 사업이 처절하게 망했다는 말을 하기가 힘겨웠고, 창창한 그의 미래가 엉클어질 것만 같아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성준은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납득할 수 없어 그녀를 찾아가지만 채원은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렇게 헤어지고 만나게 된 재회의 순간이 채원의 결혼식이라니...
채원이는 일을 구한지 석 달쯤 되면 찾아와서 독촉하는 빚쟁이들 덕에 번역 전문 회사에서 잘리게 되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친구 해경은 석 달 간 할 수 있는 통역 일을 그녀에게 소개한다. 그렇게 면접을 보러간 회사의 대표는 성준이다. 너무 놀란 두 사람은 온갖 마음들이 교차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해야만하는 채원은 일을 하기로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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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나는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낫는다는 건, 아문다는 건 상처가 없던 때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고 흘러도, 무슨 짓을 또 어떻게 해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던 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걸. 아주 낮고, 아주 깊게 가라앉아 흔적조차 찾을 수 없던 상처들마저 어느 순간 튀어 올라오는데......절망이란 그런 순간, 그런 때에 찾아오더라. 나았을 거라, 혹은 아물고 있다 믿었던 상처가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머물러 있음을 알게 될 때.
p.246 '기억을 짊어지는 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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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에 만나요1>은 총3권으로 발간되었는데, 1권을 읽는 것 만으로도 설레고, 흥미롭다. 유쾌한 로맨스 영화 한편 본 기분이랄까. 웹툰은 종종 보는 편이지만 읽기 귀찮단 이유로 웹소설은 그리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뒤에 이어질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일부러 찾아서라도 꼭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헤어진 연인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일하게 되는 로맨스. 한번쯤은 그려봤을 법한 이야기이기도하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유쾌하면서도 말랑말랑하게 다가와서 마냥 좋았던 것 같다. 일상이 지루한 어느날 꺼내들이 좋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