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블러디 선데이 - 치열하고 찬란했던 그 날
은상 지음 / 빚은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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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지음

영화계, 게임계 등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녔다. 지금은 스토리가 있는 책을 만들고 쓴다.

 

 

1989년 7월 28일, 오토바이를 훔치다 걸린 석영은 아버지의 명령으로 2박3일간 '올바른 정치관 확립을 위한 청소년 정치 캠프'에 참여한다. 같이 갈 친구가 한 명 있다는 소식에 조금 안심했지만 학교에서 미친놈이라 불리는 상훈이가 유일한 일행이라는 걸 알게된 석영은 또 다시 좌절한다.

 

이 캠프는 국회의장 노영걸의 보좌관 이현재가 기획한 것으로 취지는 정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십대에게 올바른 정치관을 심어주자는 것이었지만 이면엔 다음 대선에서 투표권을 갖는 십대를 대상으로 미리 선거 운동을 하자는 목적이 있었다. 석영은 식당에서 유일하게 아는 상훈과 점심을 함께 먹는데, 상훈은 조별 회의에서 말 한마디 안해도 자신이 조장으로 뽑히게 되는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겠다고 말한다.

 

"인간의 행동도 그럴지 모른다 말이야.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도 행동을 조종하는 것은 결국 기생충이나 작은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 해봤어? p.25 중에서."

 

석영은 국회의장 노영걸의 딸 유선과 한 조가 되고, 함께 음료수를 사러 휴게실에 갔다가 상훈과 다시 만난다. 상훈은 그가 말한대로 조장이 되어있었지만, 함께 있는 조원 열 명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눈은 충혈되어 있고, 걷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마치 좀비처럼. 유선의 부탁으로 상훈을 다시 찾은 이들은 상훈이 만든 파란캡슐의 비밀을 알게 되고, 유선은 캡슐 열 개를 받아온다. 이를 사전 연설하고 다니는 쌍둥이 오빠 충걸에게 먹여보려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충걸의 친구인 효상에게 빼앗긴다. 효상은 이 캡슐을 단순 설사약이라 생각하고, 캠프에서 아이들의 유일한 식수원인 식당 물통에 넣는 장난을 친다. 물을 먹은 아이들이 이상반응을 보이기 시작하고, 결국 캠프장에서는 좀비사태가 벌어지는데...

 

부산행과 킹덤을 비롯해 좀비소설까지, 한참을 좀비시리즈에 빠져지냈다. 사랑하는 가족이었고, 동료였던 이들이 물고, 물리며 좀비로 변해가는 혼란 속에서 인물들이 겪는 다양한 감정과 급박한 전개가 스릴있어서 즐겨 보았던 것 같다.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는 학원물과 좀비물이 합쳐진 느낌이 강한 책이었다. 정치캠프에서 힘을 가진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들과 섞여 '정치'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사회의 모습을 연상케 하기도 했다. 또 좀비로 변한 친구가 당장 자신을 물어뜯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독되었을 때, 다쳐있지 않길 바라는 유선의 모습에서 인간의 따뜻하고, 순수한 내면에 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여러모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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