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지음, 백지민 옮김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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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폴란드계 부모님 아래 독일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폴란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거주한 경험 덕분에 다섯 개 언어에 능하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파리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폴란드의 바르샤바와 영국을 오가다가 지금은 프랑스에 살고 있다. 영어로 쓴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는 그의 첫 장편소설이다.

 

1980년대 사회주의 체제 아래 있었던 폴란드는 무척이나 생소했지만, 이야기는 그 무렵의 폴란드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폴란드의 실제 지명과 당시를 살았던 실존 인물들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어서 그것대로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책은 주인공 루드비크와 유대인이었던 베니에크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들은 어린시절 만나 헤어졌다가 첫영성체 위한 수업에서 다시금 만난다. 자연스럽게 친해진 둘은 성경 공부가 끝나면 전차를 잡아타고 도심부까지 나가 둘만의 일탈을 즐기며 더욱 친해진다. 첫영성체 수련회에 참여한 둘은 마지막 밤에 열린 무도회에서 갑자기 불이 꺼지자 그 틈에 키스한다. 곧 등불은 다시 들어왔고, 루드비크는 수치심을 느끼며 괴로워한다. 그렇게 돌아와 연락없이 지내다가 첫 영성체 날이 다가왔고, 성당에 오지 않은 베니에크네를 찾으러 그의 집에 간다. 하지만 그 집엔 낯선 사람이 살고 있었고, 베니에크네는 다시 볼 수 없었다.

책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처음 책을 읽었을 땐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사랑즈음으로 여기다가 소년과 소년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퀴어로맨스 소설임을 자각했다. 낯설기도 했지만 호기심에 계속 읽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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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자기 자신으로 성장한다는 건 그저 이기적인 것이다. p.33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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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으로 성장한 루드비크는 지원을 가장한 강제 농촌활동에 참여했다가 시야에 자꾸들어오는 '야누시야'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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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애들과 잡담을 나누었다. 그러나 너와는 잡담하지 않았다. 네가 나를 피할 수 없도록 내가 너를 피했다. 나는 네 영향력이 미치는 세력권 안에 있고 싶지 않았다. 네가 너무도 아무렇지도 않게 내뿜는 경쾌함과 아름다움이 나는 부러웠다.

p.57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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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크는 야누시야를 애써 외면해보지만 강가에서 우연히 만난 이후로 결국 친해지게 된다. 농촌활동이 끝난 후, 둘은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들은 그동안 얽매혀 있던 사회적 억압과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한껏 자유를 즐긴다.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와 그들 눈 앞에 놓여있는 현실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그들의 운명은 어찌 되는 걸까...?

 

 

일반적인 것에서 조금 다른 형태일 뿐, 그들의 사랑도 여느 사랑과 다르지 않았다. 아련하고, 절절하고... 동성애적 사랑과 체제의 순응 속에서 끝없이 갈등하며 또 자유롭길 갈망하는 인물의 고민이 안타깝기도 했다. 사실 '퀴어'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본 적이 없고 그래서 당장 뭐라고 단정하기도 쉽지 않지만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에 바탕을 두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묘사되는 그들의 시간 속에서 작가 특유의 아련함이 느껴졌는데, 그것들이 이 모든 것들을 더 애특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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