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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ㅣ 안전가옥 쇼-트 8
김청귤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5월
평점 :

저자 김청귤
게임이나 취미를 시작해도 쉽게 질리고 다른 걸 찾는다. 유일하게 글쓰기만 오랫동안 놓지 못하고 있다. 기술 배울 걸, 후회하면서도 아주 오랫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오늘도 내일도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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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에게는 누군가의 품에 안겨 본 기억이 없었는데, 수아의 품 원 없이 안겨 있으니 행복했다. 수아를 만나기 위해서 지금까지 외로워야만 했던거라면 그 정도는 당연히 감당할 수 있었다. 수아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더 어려운 일도 참고 견뎌 낼 수 있었다. 수아만 있다면. p39-40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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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 로맨스이다. 섬에 사는 무녀 마리는 바다신께 기원을 드려 섬사람들이 뱃일을 무탈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녀는 평생토록 섬사람들을 위해 살아야하는 숙명을 지녔으며 다음 대를 잇기 위해서는 원치 않아도 언젠가는 남자와 맺어져야 한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무녀가 되어 '무녀의 삶'을 살아간다. 어느날 마리는 아름다운 인어를 만나 가까이 다가가려다 바다에 빠지게 된다, 마리를 구한 인어에게 그녀는 수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동안 외로웠을 마리와 수아. 둘은 서로를 의지한 채 애틋해진다. 그 사이 섬에는 이상한 소문이 퍼지고, 태풍으로 인해 마을이 피해를 입자 섬사람들은 마리와 수아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섬마을 사람들이 마리를 대하는 부분은 여성 혹은 약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다 큰 처녀에게 성적 표현이 짙은 농담으로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엔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해버리며 일반적인 사랑의 형태와 조금 다르다고해서 나쁜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그들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사회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와 물거품>이라는 제목처럼 마리는 타서 재가 되고, 인어인 수아는 물거품이 된다. 하지만 이들은 매번 다시 만난다. 모두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이기적인 마을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행복을 비는 마리가 안쓰러웠다. 한동안 마리와 수아가 생각날 듯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