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 나는 어디에서 왔어? - 9살의 빛 ㅣ 안 가르치는 책
황이산 지음 / 하빠꿍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저자 황이산
나비처럼 날고, 힘쎈 마녀가 되고,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 쓰고, 우주여행이 꿈인 2010년생 어린이입니다.

아이들이 타고난 본성을 덜 다치고, 그 재능을 맘껏 드러내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안 가르치는 책' 시리즈 5권으로 세상에 내놓았다는 펴낸이의 말처럼 <엄마 나는 어디에서 왔어?>라는 책도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여실히 드러나는 책이다.
책은 꾸미지도 보태지도 또 다듬지도 않는 9살 어린이의 그림과 그림을 그리면서 엄마와 나누었던 대화들이 기록되어있다.
"
숲만 이득이고 숲만 신이 났어. 아싸!
해도 구름도 다 즐거워 보이는데?
해와 구름은 이득이 없다는 걸 몰라서 그래. 저때는 다 웃는 얼굴만 그리는 걸. 태양은 숲이자라는데 도움을 주고, 구름도 비를 내려주어 도움이 돼. 근데 태양과 구름은 무슨 이득이 있지? 엄마 아빠의 이득은 뭐야? 자신에게이득이 없는데 왜 하지? 아, 태양과 구름이 하는 일은 지구에 이득이 있구나. 엄마 아빠는 나를 길러서 무슨 이득이야?
p.26-27
"
사실, 처음 책을 펼쳐들었을 땐 적잖게 당황했었다. 딱 우리 정남매 또래의 평범한 아이가 끄적인 그림들이 한가득 담겨있었는데, 아이가 그린 단순한 그림들로 책을 만들만큼 이것들이 그리 큰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아함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의 순수한 그대로의 것을 책으로 내고 싶었다던 편집자의 의도를 알고나니 아이의 그림를 좀 더 유심히 들여다보게 된다. 어린이다운 그림체와 글귀들이 순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중에서도 인상깊었던 것은 아이가 학교폭력을 겪으며 그렸다는 그림들이다. 9살 아이가 '외롭다, '친구 되게 해주세요''라는 글귀와 함께 홀로 있는 여자 아이를 덜렁 그려놓은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저렸다. 하지만 마냥 외로운 그림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고, 또 다른 그림에서는 여느 아이들처럼 살고 싶은 동네나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과학자가 되고 싶고, 가고 싶은 나라가 있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니 어쩐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그림들을 보며 정남매와 그림과 글귀에 대해 어찌 생각하느지 물어도 보고, 답하기도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언젠가 정남매의 생각과 그림을 담은 우리만의 책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학교 현장에서 당했다는 폭력이 아이의 마음에 상처로 남지 않길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