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더 투니버스 트리플 4
임국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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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국영 소설

2017년 [창작과비평]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소설집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를 썼다.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는 세 편의 소설이 한 권에 모이는 방식의 트리플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여러 작가들,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책의 제목과 같은 첫번째 이야기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는 만경과 수진 두 인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만경에게는 형이 있었고 수진에게는 오빠가 있었는데, 만경의 형은 만경을 데리고 수진 남매의 집을 자주 찾았다. 컴퓨터로 게임 삼매경에 빠진 그들은 밤이 될 때까지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고, 만경과 수진은 함께 TV를 시청했다. 달라도 너무 달랐던 만경과 수진은 같은 초등학교에 다녔지만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과도 쉽사리 어울리지 못했던 만경과 달리 수진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 만경에겐 수진은 마치 만화영화의 '주인공'처럼 여겨졌는데, 어느날 만화책을 나눠읽으며 친구가 된다. 둘은 그렇게 만화 이야기를 하며 그림동아리에 함께 가입하고, 수진으로부터 지수를 소개받은 만경은 꿈을 꾸는 것만 같았는데,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들을 피하게 되는데...

 

" 아이들은 열광하며 미디어의 시혜를 기꺼이 만끽했다.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면 어제저녁에 본 만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오프닝 송을 합창했다. 똘기 떵이 호치 새초미 자축인묘, 드라고 요롱이 마초 미미 진사오미. 아이들이 만화 보는 데 따로 이유가 어디 있었겠느냐만 그들이 애니메이션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명확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그곳에선 가능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채를 띤 인물들이 손에서 마법을 뿜고 변신을 했으며 말을 할 줄 아는 거대한 로봇이 합체를 했다. 현실의 물리법칙으로 아는 거대한 로봇이 합체를 했다. 현실의 물리법칙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멋진 신세계가 TV 속에서 펼쳐졌고 아이들은 눈을 빛내며 이곳이 아닌 어딘가를, 바로 저런 세상을 꿈꿨다. 그리고 언젠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 믿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p.12 중에서.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를 읽는 내내 잔잔한 한 편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1995년 12월1일 개국한 투니버스는 내가 중학교 무렵이 되어서야 볼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내 어린시절과 바로 맞닿아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 때 방영했던 만화영화들의 제목들을 듣고 있노라니 여렸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내겐 수진과 만경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인연들도 있었고, 또 그렇지 않은 인연들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책을 읽는동안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 그런대로 즐거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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