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화열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 프랑스 파리 타이포그래피 국립 아플리에에서 수학했다. 정치광고 아트디렉터로 일하고, 한국 도시디자인 회사를 운영햤다. 박사 과정 중 파리지앵인 현재 남편을 만나 파리에 정착했다.
책은 지난 일년간 암이라는 병 앞에 소환된 작가의 일상과 생각을 기록했다. 주로 이국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또한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곧 공감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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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면서 특별히 운이 없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금 이 순간도 다르지 않다. 행복과 불행은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고 죽음이라 할지라도 삶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생각한다.
p.62 중에서.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사실을 그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작가의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요즘 에세이류를 읽으면서 '나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숱하게 한다. 암에 걸리는 수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고, 유감스럽지만 내가 예외 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는 그녀의 말이 '그래, 그렇다.'라는 생각이 든다. 2여년간 말기암으로 투병하셨던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봤기에 내 죽음은... 암에 의해서가 아니었으면 한다. 그저 그렇게 바래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해도 어쩔 수 없다. 삶이란 그런 건가보다. 어느날 예기치 못한 사실과 마주할 수 있는 그런 것. 그리고 받아들일 줄도 알게 되는 것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삶이 내게 주는 가르침은 어떤 것에 관해서든 조금은 덤덤해질 수 있는 마음이 아닌가 한다.
만약 세월이 앗아가는 것의 대가로 사물과 존재의 불완전함을 수용하는 너그러움을 준다면 그건 꽤 공평한 거래같다. p.23 중에서.
그녀의 검사스토리나 수술 후일담은 그 과정을 고스란히 경험하신 아버지를 떠올리게해서 마음이 아팠다.10년이 지난 지금도 어떤 검사들을 받고, 수술 후 아버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생생하다. 그 때 아버지는 어떤 생각들을 하셨을까? 작가는 죽음의 두려움을 직면하고 바닥에서 올라올 수 있다면 자유로운 삶을 사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바닥에서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면 그저 감사할 것 같다.
"잘린 나뭇가지에서 새로운 싹이 생기듯, 상처에 새살이 나듯, 상실의 슬픔은 채워진다. 슬픔에 결박당하지 않게 시간은 인간에게 망각을 선물한다. 우리는 삶이 주는 치유 능력을 믿어야 한다.
p.181 중에서.
나도 만족스러운 순간을 놓치지 말고 붙들며 살아야지. 그러면 어떻게든 살아지겠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