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
황보름 지음 / 뜻밖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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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보름

 

"단지 몇 개월의 시간, 1년, 2년, 또는 몇 년의 시간만으로는 우리는 우리가 앞으로 그리게 될 삶의 궤도를 예상할 수 없는 거라고. 우리의 삶은 긴 시간 속에서만 자기 자신만의 궤도를 넌지시 보여줄 뿐이라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승패는 일생이라는 틀에서 보면 큰 의미 없는 것 같다고. 친구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궤도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고, 나 역시 친구와 마찬가지로 내 삶의 궤도를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그리고 우리의 궤도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는 친구도 나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p.113 중에서.

 

하루 중, 얼마정도는 시간을 내서 책을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중 '긴 시간 속에서 우리 삶의 궤도는'을 읽으면서 나도 자연스레 대학 시절을 떠올렸던 것 같다. 며칠 전 친했던 선배의 생일이 떠올라서 축하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이 왔다. 잘 지내느냐고... 서로 잘 지낸다는 말이 오갔고, 기회가 되면 친했던 이들과 함께 보자며 마무리를 할 때 즈음 무심코 했던 한마디 "그 때가 그리워요."라는 나의 말에 선배도 같은 마음으로 대답한다. 십 년도 훨씬 훌쩍 지나버린 세월에. 이 선배는 서울에, 저 선배는 파주에. 동기는 대구에. 한 날 한 자리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냈던 우리는 서로 각자의 삶을 바쁘게 살고 있는 중이다. 어렸지만 뜨거운 것으로 가슴이 꽉 차있던 그 시절에 꿈꿨던 30대 후반, 나는 그 때 꿈꿨던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같은 강의실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꾸며 살았던 우리는 지금 수정도 하고, 변경도 해가면서 그렇게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 간혹 지금 내 삶의 궤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울쩍해지곤 했는데... 저자의 말처럼 앞으로 우리는 또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궤도를 그려낼지 알 수 없는거니까, 좀 더 긍정적인 모습을 한 나의 궤도를 위해 힘을 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마지막 여정 어딘가 즈음에서 적어도 '후회'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가 풀어가는 이야기들이 어렵지 않아서 좋았고, 또 그 속에서 얻는 것들이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예전에 에세이는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오늘밤은 그동안 고민해왔던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푹 쉬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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