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오덕렬

평생을 교직에 몸담은 교육자이자 수필가.

 

 

 

 

1부 고향, 고향은 어머니이다.

2부 삶의 지혜

3부 봄, 그 새로운 시작

4부 말과 생각 수필을 말하다.

 

 

책은 총4부로 구성되어있고, 주제에 걸맞는 이야기들이 10여편씩 실려있다. 수필이니 가볍게 읽히겠지, 생각하고 책장을 펼쳐들었는데 읽을수록 생각거리가 많아진다. 1부는 고향과 어머니 이야기. 나 또한 20년을 산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아낸 삶이 고향에서 산 시간만큼이 되어간다. 그래서인지 고향은 내 속에서 그리움 자체로 남아있다. 할머니, 엄마가 계시니 일년에 두어번은 찾지만 갈 때마다 뭉클하고, 애틋하다. 가서 한참을 바라보다 오는 것들이 고향 땅인지 그 곳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어린시절의 나와 아비인지...

작가의 어린시절 속에서 나를 찾기도 하고, 또 자식과 가족의 안위를 빌고 또 빌었던 어미의 모습은 어쩐지 찡해져서 눈가를 한참 적신 것 같다. 두 아이를 품고 낳아보니 그 시절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2부 삶의 지혜>는 살면서 작가가 느꼈던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풀어내었다. <야, 제비 똥이다>가 기억에 남는데,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그래, 그래 제비를 언제 봤더라?' 친구집 지붕 아래 둥지를 짓고 새끼를 품던 제비를 어떻게라도 보려고 마루 앞에서 콩콩 뛰던 기억, 낮게 나는 제비를 보며 오늘 비올 것 같다며 날씨를 예측하곤 하던 그 때의 기억은 선명한데, 제비를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요즘 내가 사는 곳은 엄청난 까마귀떼의 출몰로 좀 시끄러운데. 봄이 되어도 이 땅을 찾아주지 않는 제비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

 

<3부 봄, 그 새로운 시작>에서는 봄과 봄이 오기 전의 시간들을 이야기한다.

 

12월의 달력 앞에서

"달력 한 장을 뜯어내자, 마지막 남은 12월 달력의 숫자들이 얼굴을 내밀고 우르르 몰려왔다. 토요일 일요일은 파랑, 빨강으로 단장도 하고, 어떤 날은 숫자 밑에 작은 글씨를 데리고서 말이다. 어떤 의미를 전하려 숫자들이 이렇게 다가오는 것일까.

.

.

달력의 숫자들이 내미는 의미를 찾아보기로 한다. 화두같이 던져진 그 한 마디는 결국엔 홀로 살아가는 우리 삶의 고독한 이미지가 아닐까. 일상에서 크고 작은 도전들을 보듬은 힘겨운 나날들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많은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결단을 내리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상이 비친다. 무던하게 한 해를 마무리 할 즈음, 허리를 펴고 이마의 땀을 씻는다. 지금은 뒤돌아보고 평범한 삶을 위한 꿈의 씨를 뿌려야 할 때가 아닐까." p.180-181 중에서.

 

때마침 책을 읽은 오늘이 12월이 얼마 남지 않은 날이라 이 글귀가 더 크게 다가온다. 나도 그만 쳐져 있고, 평범한 삶을 위한 꿈의 씨를 뿌려야지. 정신랑과 정남매랑 옹기종기 앉아서 행복을 묻고 답하며 행복하게 살아야지.

 

<4부 말과 생각, 수필을 말하다>에서는 '수필'이라는 갈래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작가가 있다. 자신의 현재 모습은 '수필'이라 정의할 정도이니. 올해 읽은 책들을 돌이켜보니 에세이류들이 많다. 형식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읽었을 때 편안하며 공감할 수 있는 글, 그러니까 수필이 나도 좋다. 책까진 자신이 없지만 블로그라는 공간에 나의 이야기들을 좀 더 담아내고 싶다 생각하며 책장을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