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말이 사라진 날 -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한 조선어학회의 말모이 투쟁사
정재환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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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재환

방송인 출신 역사학자. 30대 중반에 한글 사랑에

빠져 방송언어에 관한 책을 몇 권 냈고,

2000년에는 한글문화연대를 결성하여

우리말글 사랑 운동에 뛰어들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여러 사료들이 증명하고있듯

우리 민족에 대한 탄압이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우리말에

대한 탄압도 그 못지 않았다.

책은 그럼에도 우리말을 지켜낸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

국어수업을 하다가 고2 아이들에게

알파벳을 소리내어 말해보라고 하니

정확하게 A부터 Z까지 발음한다.

다음으로 국어 자음을 정확한 소리로

읽어보라고 하니 여기저기서 티읕인지 티긑인지,

키읔인지 키옄인지 헷갈려하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타언어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말에 대한

주체성과 자부심도 가져야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일부 아이들은

우리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필히 고어를 배워야하는 것에 대해서

못마땅해하기도 했다. 그 때 나는 어떤

대답을 했던가...? 거기서부턴 기억이

흐릿해진다.

 

한글은 창의적이고, 과학적이고,

어떤 언어보다도 사용하기 편리하며 또 글을

배우기가 어려웠던 민중을 위해 만들어졌다.

무엇보다도 우리 것이다.

 

"

<독립신문>이 국문전용, 띄어쓰기, 쉬운 조선어

쓰기를 단행한 것은 조선어의 근대화,

대중 세상의 시작을 의미했다.

.

.

독자들은 <독립신문>을 읽으며, 일본과 청나라가

조선을 보호한다는 것은 허상이고, 조선인

스스로 조선을 지키는 것이 독립이라는 것,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정부 관리들의 부정부패의 실상을 파악하게

되었으며, 러시아가 절영도(지금의 부산 영도)를

조차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는 정치 개혁의 필요성과 외세에 대한

경각심, 자주정신 등을 키울 수 있었다.

P. 34-35 중에서

"

 

한일병합조약으로 대한제국은 역사 속에서

사라졌고, 일본어는 '국어'가 되었다.

자기 나라 말을 국어라고 부를 수조차 없는

그 세상에서는 '조선어'와 '조선글'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어졌고, 이는 그저 땅덩어리에

기반을 둔 명칭이었다. 그외 언문, 훈민정음,

반절, 정음, 가갸글 등 근대라는 흐름에 맞지

않았는지 1913년 3월23일 배달말글몯음

(주시경이 국어연구에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창립한 '국어연구학회') 임시총회에서 '한글'이

등장한다. 이렇게 어중간한 여러 이름을 대체할

'한글'이라는 이름은 주시경에 의해 지어졌고,

'하나, 크다, 바르다'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이후 언어와 겨레의 운명이라 여겨졌던

나라말, 한글은 말모이 대작전으로

식민지 조선에서 사전으로 편찬된다.

그렇게 우리 민족은 한글을 지켜왔다.

 

우리 말의 주체성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구심이 들 때,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해를 더해 살아갈수록

우리 것이 더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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