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간 스파이
이은소 지음 / 새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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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소 지음

"깜짝 놀랄 만한 글을 지어서 천 년 뒤에 남길'

포부는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불치병이

그대에게 즐거움이 된다면 감사할 뿐입니다."

 

주인공 청천은 어릴 때부터 특수 훈련을 받으며

전투공작원으로 선발되지만 첫 임무는 실패에

그치고 만다. 스스로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한 그에게 공화국은 새로운 임무를 준다.

임무는 대한민국 서울의 중학교 교사로

잠입하는 것, 강도 높은 훈련과 임무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청천에게 만만치 않은 일이

벌어지는데 그건 바로 중2를 상대하는 일이다.

 

"

힘들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훈련 기간

내내 힘들어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두번의 임무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한 선생 노릇은 힘들다.

아직도 첫날이라는 사실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p.85 본문 중에서

"

사춘기의 절정에 다다른

중2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보통의 성인들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남쪽의 문화권에서 자라지 않은

북쪽의 그녀가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겪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희안하게 밉지 않다.

이들과 빚는 갈등은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로 현재 우리의 교육현장을

꼬집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음식을 바라만 보는데 목이 멘다.

침을 삼키고 고개를 든다.

아이들을 바라본다. 무질서하고

시끄럽다. 야단법석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예쁘다. 남한 아새끼들이 예쁘다.

버르장머리 없고, 생각 없고,

제멋대로 엉망진창인 이 아이들이 좋아진다.

이 도덕 없는 아새끼, 어여쁜 내 새끼들이

좋다. 항상 준비. 마음속으로 외쳐보지만

'준비'가 되지 않는다.

p.224 본문 중에서

"

 

 

 

 

 

스파이가 대한민국의 중등교사가 된다는

설정 자체가 신선하고, 유쾌하다.

게다가 시 교육을 하면서 청천도 아이들도

서서히 성장하는 모습에서 은은한 감동이

밀려온다. 아이들과 함께 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 마음이 무언지 알 수 있을 듯하다.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 또 재미와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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