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길 - 임헌일 포토에세이
임헌일 지음 / 렛츠북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지은이 임헌일.

책 제목에 시선이 머무른다.

비긴어게인을 보면서도 사실, 임헌일이라는 사람을

잘 몰랐는데 오히려 책을 통해 알게된 사람.

그의 감성 섞인 사진과 글들이 좋아졌다.

책은 그의 생각 조각을 모아놓은 에세이.

따뜻한 글귀.

나의 삶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글귀들이

담겨있다. 이런 면에서 사람 산다는 건

다 고만고만한걸까.

장마철이라 창너머로 들리는 빗소리와 함께

책을 읽으니 가슴이 말랑말랑 해져온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너무 우연은 아닌

꼭 그랬어야 했던 것만 같은 마음들을

좋아한다."는 작가의 말이 꼭 내 마음 같아서

몇 번이고 되뇌이다가 책장을 넘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사진부터

우리 나라와 외국의 풍경까지 아우르는

사진들. 심지어 흔들린 사진까지도

애정하는 그의 셔터 너머 세상도 구경해본다.

우리는.

나는.

매일 새로운 삶, 더 나은 삶을 쫓으면서

어쩌면 진짜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에게 새로운 체험을 고루 시켜주겠다며

매주 여기저기 바쁘게 다녔는데.

생각해보면 푸른 바다가 펼쳐진 백사장에서

일정없이 모래성 쌓고, 파도소리에 흠뻑 빠진

그 순간이 나도, 아이도 편했던 것 같아서

더. 더를 외치며 앞만 바라보고 있는

나를 조금은 멈춰 서게한다.


미움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건

나는 당신과 같지 않다는

혹은 내가 틀리지 않다는 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욕망이 아닐까 싶다.

그토록 원망하고 미워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 왜 그랬었는지

가물거릴 정도로 희미해지는 걸 보면

그래도 괜찮았고 아니어도 어쩔 수 없는

어쩌면 나도 결국 비슷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부디 나를 위해 누굴 원망하지도

누굴 원망하기 때문에 나를 괜찮다 하지도 않는

그런 조용한 날들을 보내고 싶다.

p.151

 

 

해질녘 여러 색을 고루 가진 하늘이

마음에 들어서

슬며시 나의 독서장에 저장.

그리 긴 글은 아니지만

책장을 찬찬히 느끼며 사색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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