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버틸 수밖에 없었다 - 건축으로 먹고살기 위해 무작정 떠나다
신혜광 지음 / 효형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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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광 지음
서울에서 태어나 건축을 공부했다.
스페인에서 삼십 대가 됐고,
지금은 베를린의 한 건축 사무소에서 버티며
동시에 '자희건축'을 운영 중이다.

똑같은 나날이 반복되자, 좋아하는
건축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에
의문을 품고, 마드리드로 떠난 작가의 이야기.
'라파엘 모네오'라는 건축가처럼 오래도록
사랑받는 건축을 하고 싶었던 그는
건축사무소에서의 일상을 접고,
당당히 유학길에 오른다.
'모네오'를 따라 마드리드에 도착해서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1년을 살아간다.
이후 스페인에서 쉽지 않았던 유학생활과
기억에 남는 건축물들,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
모네오의 작품에는 그냥이 없다.
건축은 따지고 묻고 확인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 뒤 완성 단계에 이른다.
건축주의 마음에 들어야 하고 주변의 항의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감당해야 한다.
아마도 모네오의 사무실에서 일했다면
'그냥'이라고 건너뛰었던 세밀한 부분까지 짚고
풀어내는 과정을 배웠을 것이다.
모네오의 철학 '그냥은 없다'는 내 건축관에
영원히 스며들어 있지 않을까.

p.93 중에서.

"

사실, 건축에 관해서 문외한인지라
유명 건축가의 이야기나 건축사무소
그리고 건축물에 관한 이야기가
쉽게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이것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스페인 건축물과 함께 작가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심도있게 다루어지고 있고,
우리는 그 이야기로 인해
꿈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된다.

젊은날의 패기,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나였건만.
대학 공부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생활을 이어갔던 녹록치 않은
시간들이 떠올랐다.
인생은 예기치 않은 순간의 연속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좌충우돌 생활을
이어갔던 그와 나의 삶이 겹쳐보이는 부분은
어쩐지 반갑기도 하고
또 아련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는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생존에 가까운 이직을 하고,
그 곳에서 여러 위기를 겪다가
로잔공모전에 당선된다.
이후, 한국을 찾게 되고 그 때 만난
인연이 깊어져서 지금의 아내를 맞이한다.


"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게
끝나지 않은 이유는 예측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살기 때문일까.
세실리아와 아르나우가 그랬듯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아등바등 살아간다.
결국 세상 어디에서나 먹고 사는 모습은
고만고만하다. 저마다 비슷한 고민을
한아름씩 안고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P.133 중에서.
"

책은 그렇게 그의 이야기와
또 그의 꿈, 사람들이야기로 끝이난다.
꿈과 열정만으로 무작정 스페인으로 떠나
타국에서 자리잡기까지 고군분투했던
그의 이야기는 나의 마음을 툭툭 건드린다.

 

 

 

 오늘의 사소한 일이 훗날 어마어마한
사건이 되는 '알 수 없음'에 대한 기대를 하고
살아간다는 작가의 이야기처럼.

나도 그런 오늘을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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