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 미련하게 고집스러운 나를 위한 위로
이솜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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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 미련하게 고집스러운 나를 위한 위로

이솜 에세이

 

이 책이 누군가에게 잠깐의 쉼표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작가 말처럼

책은 내게도 응원의 메세지를 보낸다.

 

1장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서는

제목처럼 고집스럽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바라보라고 이야기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면 누군가와의 관계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관계라기보다 집착이며

의존이기 때문에 멀어지려 하면 할수록

두려워진다.

 

누구나 혼자만의 고요함을

충분히 누릴 시간이 필요하다.

p.13

 

 

내가 신경 쓰고, 눈치 보아야 할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이제껏 한번도

눈여겨 바라보지 않아 토라질 대로

토라져 있는 '나' 자신이라는 말이

확 와닿았다. 지나치게 평화주의자인

나는 무난한게 좋아서 혹은 주변이

시끄러워지는게 싫어서 나의 취향과

의견은 뒤로 밀어둔채 다수를 따르는

방식을 택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선택이 잦아지자, 온전한 나로서의

결정이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위기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또 주도적으로 결정해야할 때는

불안한 마음부터 들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결정장애가 생겼다.

 

작가는 "언제나 나는 나여야 하며,

내가 아닌 것들이 나인 척 둔갑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또 "삶에서 가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판단하고 믿는 것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삶이란 단어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며 까짓 것 당당하게

스스로를 믿고 해 보라."고 한다.

머리로는 전부 아는 이야기지만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던 찰나,

이런 글을 보니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긴다.

 

사실 부족해서가 아니라 만족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다. 이상과 현실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어 바라보는 것이다.

그럭저럭 이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아 보이더라도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것들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분노가

가라앉고, 하나둘 쌓여 습관이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만족의 다른 표현은 감사이다.

만족하지 못하면 외롭다 중에서. p.37

2장 <지나갈 것은 지나간다. >

살아가면서 버티는 것이 버거워져오는

순간에도 시간은 흐른다.

그럼에도 놓지만 않는다면,

지나갈 것은 결국에는 지나갔고

고개를 드니 내 앞에는 다른 세상이 있었다.

본문 중에서

 

글에서처럼 내게도 분명 그런 순간이

있었다. 버티는 것조차 힘겨운 나날들이.

그럼에도 놓지 않았더니, 나는 오늘을 살고 있다.

버티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도 말해줄 수 있다.

"지나갈 것은 결국 지나간다고."

 

3장<행복은 특별한 게 아니야>

"사실은 불행하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불행한 것도 아닌데 참 무던히도 강박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괴롭혔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여기저기 공감가는 글이

왜 이리 많을까? 간혹 생각하고, 또 느꼈던

감정들이 잘 담겨있어서 공감100%.

나도- . 한때 행복해야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런데 아빠를 잃고나서야

깨달았다. 아무일도 없을 때가 어쩌면

소소하지만 제일 행복한 때였다는걸.

옹기종기 둘러앉아 함께 밥먹던 딱 10년 전

평범했던 그 시간이 30대인 지금,

다신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

되리란 걸 그 땐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나는.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순간을 그대로 즐기려 한다.

 

 

4장<결국 모든 건 괜찮아질거야>

"어느덧 정리되어 버린 관계들에 슬퍼져서

그 미련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 관계를 놓는다고 행복했던 기억들마저

날아가는 건 아닌데, 마치 그 모든 것이

부정될 것만 같아서, 의도치 않았더라도

지나버린 관계는 그대로 둘 수밖에 없다.

결국 상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4장에서 가슴에 쿡하고 꽂힌 구절이다.

불혹이 멀지않은 내게도 놓지 못하는 인연이

있었다. 어렸던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또 그런 나를 기억해주는 소중한 존재...

하지만 이제 그 인연의 상실을 인정하려 한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지나버린 관계를

놓는다해서 행복했던 기억이 날아가는 건

아닐테니 가슴 한 켠에 고이 접어두려한다.

 

 

 

최근 에세이류의 책들을 많이 읽었고,

또 읽을 때마다 위로받는 기분이었지만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글 하나하나가 내 상황과 꼭 맞아떨어져서

더 마음이 갔었다. 나를 위한 위로가 또

필요한 날엔 아이유의 Love poem을

들으며 다시 한번 펼쳐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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