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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의 빛 ㅣ 두근두근 어린이 성장 동화 7
다빗 페르난데스 시프레스 지음, 푸뇨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22년 4월
평점 :
이 책은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프리츠와 사람들에게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잡 뒤셀의 이야기다.
매일같이 밖을 내다보던 프리츠가 뒤셀에게 다가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말을 건 순간부터 둘은 친구가 된다. 뒤셀 부부가 굶주릴까봐 몰래 먹을 것을 두고 오는 프리츠나, 그것을 알면서도 모르 척하는 뒤셀은 그렇게 서로의 일상과 비밀을 공유하며 점점 더 가까워진다.
뒤셀에게 세상에서 하나 뿐인 자전거를 선물받은 프리츠, 자신의 발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를 발견하곤 너무 놀라 사고를 내고 만다. 자전거라면 끔직해하는 프리츠 엄마는 모든 원망을 뒤셀에게 쏟아내고, 뒤셀은 경찰서에 잡혀 가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 내용부터는 판타지적인 이야기로 이어진다.
"창문으로 들어온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도대체 왜 프리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지 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잡 뒤셀은 아니었다. 그는 우리가 알든 모르든 사건은 일어났고, 우리는 그저 그 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좋든 나쁘든, 믿을만 하든 믿을 만하지 않든 말이다."
타인의 눈으로 바라본 그들은 굉장히 불행해야 한다. 결핍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랬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함께 하기에 그들의 삶은 대체로 만족스러웠고 행복하다고 했다.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있는 사람들. 그 들이야 말로 행복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사람인 뒤셀 부부에게는 관심조차 꺼리던 프리츠의 엄마가 아마도 황새에게는 먹을 것을 나눠주는 장면에서 나의 모습, 우리의 모습이 보여 꽤나 씁쓸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