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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철학자 강신주 생각과 말들 ㅣ EBS 인생문답
강신주.지승호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평점 :

철학이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 문제, 삶의 본질을 이성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삶의 본질에 밀접하기 때문일까? 철학은 항상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당연한 것으로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게 정말 맞는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끔 하고 비판적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내가 생각했을 때 철학은, 우리 행위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 정말 맞아?'
철학자의 생각, 철학자의 마음을 담아낸 책 #바람이_분다_살아야겠다
그럼 의미에서 이 책은 내게,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정말이지 끊임없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사실 철학 책은 읽을 때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어렵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이 책은 지승호 님이 묻고 강신주 님이 답하는 구성으로 되어있는 인터뷰집이라 거부감이 적었다. 곳곳에 인터뷰 사진과 핵심문장들의 이미지 페이지가 들어있는 것도 진입하기 편하게, 친근한 느낌을 주었던 것 같다.

변화하니깐 덧없는 것이 아니고, 변화하니깐 소중한 거예요. 늙어가니까 꽃이 시드니까 그렇게 변해가니까 소중한 거예요. 영원한 것들은 가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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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종의 텍스트란 말이에요. 좋은 텍스트도 있고 좋지 않은 텍스트도 있어요. 모든 책이 좋은 책이 아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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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체제는 효율적인 착취를 위해 우리를 유혹해요. 인간적 불구, 즉 전문가가 되면 더 부유해진다고요.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체제의 작은 부품이 되려고 해요.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고, 전공을 선택하고, 학위를 받는 거잖아요. 분업의 논리는 굉장히 위험한 논리예요.
총 열한 번째 만남을 가지며 자본가, 자유, 팬데믹, 스마트폰, 진보, 책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소재들로 대화를 나눈다. 읽으면서 저자랑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각 내용에 따라 저자의 글을 읽고 내 반론을 하는 말대답을 옆에 적기도 하고, '맞아 맞아' 공감하기도 하고, '이거 토론도 가능하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이라는 학문이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학문이라 들었는데, 이 책은 정말 나를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실 그래서 읽는데 속도가 나지 않았다. '스마트폰 기반 자본주의'나 '꼰대'에 대한 내용은 나도 MZ 세대인지라 저자님 말처럼 조금 불편하기도 했고, '사랑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보다 마주 보는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 생각은 다르기도 했다. 내가 그 인터뷰 자리에 있었으면 반론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진보와 체제에 대한 내용은 그런 쪽으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정말 새롭게 다가왔다. 특히 자본주의 세상에 대한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이 인상적인 책이었다. 이 책에 써져있는 내용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내가 그동안 별로 신경 써보지 못한, 생각지도 못한 다른 의견을 듣게 돼서 좋았다.
주제가 얼마나 다양하던지, 또 어찌나 생각을 하게끔 만들던지, 이것이 철학 책의 묘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주제 속에 주옥같은 문장들도 많이 건질 수 있어서 밑줄을 열심히 치며 읽었다. 또 각 파트마다 내용이 얼마나 깊은지, 읽어가면서 내 생각도 같이 깊어진 것 같다. 지금껏 현실에 만족하며 살았던 내게 '안일해진 것은 아니냐고' '이대로 괜찮냐고' 물어봐 주는 것만 같았다. 이 책이 EBS 인생 문답 시리즈의 첫 책이라고 하는데 앞으론 또 어떤 명사의 인터뷰집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 저자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