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문방구 1 : 뚝딱! 이야기 한판 - 제2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아무거나 문방구 1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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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29.Thursday ☀️

아무거나 도깨비와의 첫 만남!
: 정은정 글•유시연 그림, 『아무거나 문방구 - 1) 뚝딱! 이야기 한판』 🧞‍♂️ (1권)(창비)

아무거나 도깨비와 어서옵쇼가 함께 운영하는 ‘아무거나 문방구‘에 오신 아이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아무거나 문방구에는 신기한 물건들이 참 많다. 신기한 물건만큼이나 도깨비도 어서옵쇼도 신가한 존재들이다. 신기한 존재들이 운영하는 신기한 문방구에서 일어날 일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미난 일들이 일어난 1권을 읽고 다음 2권, 3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서옵쇼, 아무거나 문방구>에서는 아무거나 도깨비가 아무거나 문방구를 열게 된 이유, 그리고 어서옵쇼와 영원한 계약을 맺으며 함께 하기로 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아무거나 문방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지만 잔잔한 감동과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설렘이 있다.
<젊어지는 달달 샘물>은 제이가 늦둥이로 태어나 친구들보다 늙은 엄마와 같이 다니는 걸 창피해 하는 에피소드다. 친구들의 엄마보다 머리가 하얗고 주름진 엄마가 부끄러운 제이는 친구들에게 엄마를 보이는 것이 창피해서 빨리 이동하다가 엄마가 넘어지면서 어쩌다 아무거나 문방구를 발견하게 된다. 문방구에서 젊어지는 달달 샘물을 만나게 되고, 엄마가 그 샘물을 마시면서 젊어지지만 아이가 되어버린 엄마의 모습에 자신을 누구보다 아껴주고 사랑해준 엄마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제이 나이대에는 어리석게도 자신이 가장 중요해서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도 제이는 문방구에서 만난 아무거나 도깨비 덕분에, 어리석은 상황을 오래 끌고 가지 않을 수 있었다. 제이는 엄마가 젊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보다 더 귀한 것을 얻었다. 자신을 향한 엄마의 넓은 사랑 말이다. 제이가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엄마를 더 알아갈 수 있어서 마음이 따수워지는 에피소드다.
<강아지 가면>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작년 12월말에 강아지를 강아지별로 떠나보냈다. 그래서 영재가 뚝딱이를 얄미워하고 미워하는 게 마음 아팠다.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고 미안해할지 아니까. 영재는 하루종일 먹고 자면서도 잔소리도 안 듣고 편해보이는 뚝딱이를 얄미워한다. 그러다 산책하는 도중에 일이 터졌다. 꿈쪽도 않는 뚝딱이를 두고 근처 벤치에 앉아서 영상을 보던 영재가 뚝딱이를 잃어버린 것이다. 뚝딱이를 찾다가 문방구에 들어가게 되고 어쩌다 강아지 가면을 쓰게 된 영재는 그토록 되고 싶었던 강아지가 되어 가벼운 몸으로 문방구 밖으로 뛰어나간다. 강아지가 되어 처음 뛰어다닐 때는 좋았던 영재는 강아지의 삶이 두렵고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다. 영재는 직접 강아지로 잠깐 지내면서 뚝딱이의 마음을 알게 된다. 길을 잃고 주저앉아 있을 때 뚝딱이와 만나게 된 영재는 인간일 때 듣지 못했던 뚝딱이의 말을 듣게 된다. 뚝딱이는 언제나 영재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사람인 영재는 듣지 못했다. 우리는 늘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대신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한다. 그래서 다툼이 일어나고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많다. 영재와 뚝딱이는 이 기회를 통해 앞으로 서로에게 더 다정하고 중요한 존재가 될 것이다. 영재가 인간으로 돌아와도 뚝딱이가 멍멍, 하고 짖으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이제는 알 수 있다. 뚝딱이는 그동안 영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지만 아주 간단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했고, 영재는 간단하게 전해진 마음에서 많은 것을 알고 느꼈을 것이다. 유기견이었던 뚝딱이를 잘 돌보겠다고 데리고 와서 이름도 지어주고, 같은 공간을 나눠쓰는 영재가 나중에 미안하고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강아지를 떠나보내고 나서 못나기만 했던 나를 엄청 미워하고 후회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었고, 떠나간 아이도 돌아오지 않았다. 있을 때 잘해야 함을 뼈져리게 느꼈다. 그 전에도 아이들을 떠나보냈지만, 이렇게까지 아프고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이별은 너무 생각지도 못해서 내가 너무 못했어서 후회와 미안함이 아직도 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 아무리 잘해도 아쉬움과 후회, 미안함이 남는 게 당연하다는 걸 깨달았다. 영재와 뚝딱이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함께 했으면 좋겠다.
<신나리 도깨비감투>를 보고 학창시절과 일을 하면서 내가 타인을 대하는 자세가 생각났다. 나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여전히 그렇다. 거절하는 것이 어렵다. 거절하고 나서의 그 짧은 불편한 침묵이나 어색한 공기가 싫다. 그래서 거절대신 매번 OK를 선택한다. 내가 하겠다고 했지만 마음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 진짜 내가 원해서 하기보다 거절함으로써 생기는 무언가가 생기는 게 싫어서 억지로 수락한 거니까. 나리의 이야기를 듣다가 민지와 서아가 나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눈썹이 꿈틀거렸다. 민지는 나리의 배려가 당연했고, 서아는 나리가 착하다는 말을 했다. 나리가 충분히 슬프고 화날 상황이다. 나리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과 거절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그런 나리의 성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아무거나 문방구에서 도깨비감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리는 앞으로 계속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대신 타인을 따라 가며 자신을 잃어갔을 것이다. 나리와 같은 아이들도 어른들도 많은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혼자서 살지 못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울려 지내야 한다. 그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려지내면서 자신을 잃지 않기란 쉽지 않다.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안에 단단하게 자리잡아야 한다. 나리에게는 용기와 단단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도깨비감투의 도움을 빌리긴 했지만 깊이 숨겨져 있던 용기를 찾았고, 그 용기를 통해 앞으로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갈 것이다. 단단해질 나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누군가 자신에게 실망할까봐 두려워하지 말고 타인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 누가 뭐라든 자신의 삶에서는 본인이 주인공이고 감독이다.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지만 선택하고 그 길을 걷는 건 본인이다. 앞으로 나리가 원하는 삶을 살며,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망설임 없이 표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리의 용기에 나도 용기를 얻어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더블더블컵>은 아무거나 도깨비가 어서옵쇼의 생일 선물로 준 컵이다. 물건을 넣으면 두 배가 되어 나오는 아주 신기한 컵이다. 그 컵을 어쩌다 문방구에 들어온 지우가 훔쳐가면서 에피소드가 만들어진다. 지우는 동생 지희와 싸우고 돌아다니다가 문방구에 들어오게 된다. 그러다 눈에 띤 더블더블컵을 들고 달아난다. 집으로 돌아간 지우는 컵에 껌부터 해서 많은 물건을 넣는다. 넣는 물건은 이름값 하듯이 두 배로 나온다. 더블더블컵에 정신이 팔려 지희가 온 지도 모르고 있던 지우는 그녀에게 컵을 빼앗긴다. 그러다 일이 터지고 만다. 지우의 손과 발이 2개가 된 것이다. 지우와 지희는 처음으로 같은 마음으로 문방구를 찾아간다. 문방구에서 지우는 속에 있던 이야기를 하며, 동생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그 이야기 값으로 받은 작은 풀을 지우는 지희에 손과 발에 발라준다. 그리고 원래대로 재희의 손과 발은 돌아온다. 둘은 사이좋게 문방구를 나선다. 다시 문방구에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동생이 태어나고 나서 모든 걸 빼앗겨 동생이 밉고, 슬펐던 지우는 이번 일로 통해 동생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아무리 미워도 동생이 자신 때문에 벌 받았다고 생각하는 지우의 마음이 참 예뻤다. 크면서 동생과 싸우는 일은 자주 일어난다. 싸우면서 정도 들고. 지우와 지희는 아마 더블더블컵 때문에 일어난 일을 잊고 또다시 싸울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유일한 오빠, 동생이 되어줄 것이다.
아무거나 도깨비는 어떤 이야기라도 좋다며 물건의 값을 이야기로 받는다. 이야기의 내기에서 언제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이긴다. 실제로 아무거나 도깨비가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요즘은 어딜 가도 고개를 네모 상자에 처박고만 있다.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모인 공간에서도 휴대폰만 하고 있다. 나조차도 그렇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없다. 그게 참 마음이 아프다. 휴대폰으로 생활이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나, 편리한 것만큼 잃은 것도 너무 많다. 잃어버린 것을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 고민해도 명쾌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손 쓸 수 없을 만큼 아주 멀리 와버린 것 같다. 그런데 정은정 작가님은 이 동화를 통해 말해주는 것 같다. 아무거나 도깨비 같은 존재가 있다면 해결된다고! 아무거나 도깨비 해줄 사람들이 많아지면 된다고!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게 더 어렵다. 그 어려운 일을 해줄, 진심으로 해줄 존재가 나타난다면 어쩌면 손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아무거나 도깨비가 아무거나 이야기를 해달라고 할 때 고마웠다. 어떤 이야기든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더 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들어주는 일은 특별한 일이고, 우리의 이야기는 아주 거대한 힘을 갖고 있어서 그 힘이 세상을 우리가 살기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무거나 도깨비의 탄생도 여기서부터 시작된 게 아닐까. 나도 누군가에게 아무거나 도깨비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듣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지금도 열심히 ‘도깨비 이야기 장부’는 많은 아무거나 도깨지들을 통해 쓰여지고 있을 것이다. 의미 없는 이야기는 없으니까. 오늘도 열심히 자신의 이야기를 쓰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을 모두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듣고 적느라 바쁠 아무거나 도깨비와 손님 맞이에 정신없을 어서옵쇼도 진심으로 응원한다!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창비에서 받았습니다:)

★ <아무거나 문방구>의 첫 방문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위로 받고 갑니다! 저한테 필요한 물건도 이곳이라면 다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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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
김숙.김보나.김미영 지음, 굳세나 캘리그래피 / 북뱅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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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주는 그림책, 고맙다.
: 『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 (김숙 김보나 김미영 글•굳세나 캘리그래피 삽화)(북뱅크)

책을 받은지 오래 되었는데 이제야 책장을 넘겼다. 서평을 조건으로 받은 책이라서 책을 완벽히 읽고 서평을 써서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책을 늦게 펼쳤다고 하면 믿을까. 솔직히 핑계다. 더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서 펼친 책에 나는 되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 마음을 알아준 글에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시작하며 : 그림책, 어른의 마음에 말을 거는 다정한 언어>를 읽는데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마움이 들었다. 완독이 목표가 아니라 자주 집중해서 읽는 시간의 축적이 목표라고 했다. 완독이 목표인 내게 그게 목표가 아니라 책을 더 깊이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짧은 글이 얼마나 다정한지 마음에 잔잔한 파도가 일렁였다. <시작하며>에 위로 받고, 용기를 얻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수월하게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나는 늘 걱정과 두려움이 많아서 일어나기도 전에, 시도하기 전부터 일을 그르친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이 또한 나이기에 내가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안 할 수가 없다. 이 책을 통해 이런 답답해서 늘 나를 못났다고 생각했는데 위로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현재와 정확히 만나는 그림책의 위로가 있을 것이다. 이제 나의 시간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마음껏 자유롭고 편안해도 될 것 같다. 이 책을 만나게 되어 행복하다. 이 행복이 이 책을 읽는 순간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일상에서도 틈틈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느껴지고 내가 느낄 수 있길 바란다. 그렇게 내 마음에 조용히, 단단히 이 책이 자리잡는다면 더 없이 기쁠 것 같다.
작가님 세 분으로 챕터가 1개씩,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만난 그림책이 있는가 하면 내가 만나지 않은 그림책이 엄청 많다. 이번 기회에 좋은 그림책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그림책을 좋아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말할 수 없지만 자연스럽게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림과 글의 조화, 그림이 주는 안정감 등 모든 게 좋았다. 그때는 그림책을 자주 읽었고, 그림책에게 위로를 받았던 건지 그림책에게 매달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림책이 없었다면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시간이 흐른 뒤, 그림책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이 책을 만나, 예쁜 시간을 보내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 서로의 삶을 열심히 살다가 우연히 만나 시간을 내어 그동안 묻지 못했던 안부를 물으며 앞으로 보낼 날들을 응원하는 느낌이다.
챕터마다 작가님들이 그림책을 소개하고, 그림책을 읽고 느낀 것 등을 말해주는 부분이 좋다. 나와 비슷한 점도 있고, 나와 다르게 느낀 부분이나 발견한 부분들은 그림책을 더 깊이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가지 감상이 나오는 게 당연한 데 새삼 놀랍고, 이렇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책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귀하게 느껴진다. 계속 읽다 보니 마음에 드는 그림책 목록이 길어진다. 적어뒀다가 한 권씩 구매해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직접 읽으면 작가님들과 나눴던 순간이 생각날 거고, 그때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여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번 찾게 되는 책은 좋은 책이다. 찾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안겨주고 느끼게 해주니까. 그래서 나는 좋았던 책을 여러 번 찾아 펼친다. 그때의 내 기록까지 숨쉬고 있는 책장을 펼치면 그 순간으로 돌아간 느낌도 들고, 책에 대해 나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어서 뿌듯하기도 하다. 책과 기록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분명하다. 그 관계에 발을 걸치고 있는 내가 언젠가는 잘 다듬어진 글 한 편을 세상에 보여줄 것이다. 책과 기록에 도움과 위로를 많이 받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이니까. (언젠간 반드시)
일기를 쓰듯이 하루에 그림책 한 권 소개 분량만 읽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하루의 마무리를 이 책으로 하는 것이다. 나는 매일 다이어리를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늘 있었던 일이나 감정 등을 모조리 다이어리에 쏟아냄으로써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렇게 쏟아내고도 마음이 불편할 때가 많다. 아마 나에게조차, 나만 보는 다이어리에서조차 솔직하지 못 한 탓이라는 것을 안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계속 외면하고 있지만 이제야 제대로 마주보고 인정한다. 다이어리 쓰는 것 말고, 하루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있었는데 이 책을 펼치고 나서 얼마 걸리지 않고 방법을 찾았다. <마음 마주하기>라는 코너에서 잠시 머물러 하루를 정리하는 것이다. 매일 다른 물음이니 생각하기도 편하고, 처음에는 답하는 것이 어려울지 몰라도 계속 하다 보면 따로 노트를 마련해야 할지 모를 만큼 글이 길어질 것이다. 그렇게 나만의 일기장이 생기는 것이다. 몇몇 질문에 답을 했는데, 다이어리에 쓴 것보다 훨씬 솔직했다. 아마 묻는 게 정확해서 그런 것 같다. 앞으로 이 책을 통해 내가 답해야 할 것들이 많을 것 같다. 답하면서 소란하고 모호한 내 마음과 머릿속이 정리될 것 같다. 이 책이 내 마음에 자리잡는 건 짧은 시간에 이루어질 것 같고, 이미 자리 잡은 것 같다. 단단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 책을 자주 집중해서 만나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한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읽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만큼 좋은 책들이 많다. 소설이나 희곡 등 많은 글씨로 이루어진 장르에 위로와 감동을 받는 경우도 많지만, 그림과 짧은 글로 이루어진 그림책이 주는 위로와 감동도 다른 장르 못지 않게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림책으로부터 위로받으면서 이겨냈던 순간이 떠오른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그림책들이 언젠간 나를 살리는 힘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먼 길을 돌아 만난 좋은 그림책들이다. 그림책으로부터 받았던 위로와 응원, 용기 등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나의 삶을 다채롭게 만드는데 붓, 종이, 물감 등으로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형태로 바뀌어 내 곁을 맴돌며 나를 보살펴줄 것이다. 그 보살핌에 나는 생각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그려낼 것이고, 내가 원했던 자유에 닿을지도 모른다. 그림책을 잊지 못하고 계속 찾는 이유는 이때문이다. 어른들을 위로하는 그림책이 세상 곳곳에 위로가 필요한 어른들에게 어떻게서든 닿았으면 좋겠다. 그림책을 펼친 어른들은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이유를 찾았으면 좋겠고. 세상 곳곳에서 어른들을 위로하기 위해 부지런히 펼쳐지고 넘겨지고 있을 그림책들을 진심으로 애정한다. 내가 그림책을 많이 애정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 이 책을 세상에 내보인 김숙, 김보나, 김미영 작가님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작가님들의 다정한 마음이 가라앉은 내 기분을 수면으로 끌고 올라왔다. 덕분에 오늘만 쬘 수 있는 햇살 한줄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느끼는 중이다. 이 책을 만나게 되어 행복했고, 좋았다. 이 책을 자주 꺼내볼 것이다. 그리고 집중해서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나는 그 속에서 위로 받을 것이다. 이 책을 사랑하게 되어 행복하다. 이 책이 많은 곳에서 읽히고 전해지며 사랑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받았습니다:D

#어른을위로하는그림책 #김숙 #김보나 #김미영 #캘리그래피삽화_굳세나 #북뱅크

#어른 #그림책 #위로 #용기 #아이 #배움 #마음 #사랑 #깨달음 #일 #자신 #믿음 #그림책추천 #책추천 #서평 #책로그 #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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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 - 다른 생명에게 배우기 반갑다 과학 5
이은희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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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 걸까?
: 이은희 글•해랑 그림, 『어른이 된다는 것』 🌳 (사계절)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한 적 없다.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것’이라는 제목만 보고 생각이 많아졌다. 법적으로 정해진 숫자가 내게 주어지면 어른이 되는 거라고,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건 당연한 거라고만 생각했다. 이 책에 쓰여진 것처럼 공부에 관련해서 알려주는 것은 넘쳐나지만 어른이 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은 없다. 수학 공식을 정리해놓은 수학 바이블과 같은 교재가 없다.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른이 될 뿐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아프지 않으면 몸은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잘 자란다. 그렇게 ‘어른이’, 몸만 어른이 된다. ‘어른이‘가 세상 곳곳에 참 많다. 몸은 어른인데, 마음은 어른이 되지 못 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은 소란하다. 소란을 잠재울 방법조차 없다. 어른이가 아니라 진짜 어른으로 자라는 것 말고는.
자연으로부터의 배움이 매력적이다. 인간은 같은 존재니까 배울 점이 한정되어 있다(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한눈에 담을 수 없는 지연은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다. 아낌없이 준다. 주는 것을 안 받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게 좋은 거라면 더더욱. 자연이 주는 것들이 내게 아주 유익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알아차림 이후에는 자연과 더 가까워지고, 자연으로부터 얻은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지금과 달라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재규어의 삶이 인상 깊었다.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기다림, 즉 인내심이다. 사냥을 다녀올 엄마를 얌전히 기다려야 하는 것은 어린 아이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쉽지 않은 일을 해내야 엄마가 물어온 사냥감으로 사냥 연습을 하고, 엄마와 같이 나가 사냥을 배우고, 엄마의 품을 떠나 자신의 영역을 찾을 수 있다. 시기에 따라 배우는 것이 다르다. 배우는 게 많을수록 나를 지켜주는 안전한 품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게 자신만의 삶을 가꿔 나가는 것이다. 독립이라는 것이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영역인데, 그 영역에 첫 발을 잘 딛기 위해서는 시기마다 다른 과업을 잘 배우고 수행하며, 언제나 독립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독립할 때가 되더라도 독립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독립할 수 없다. 완벽한 준비는 없지만 아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독립을 안 하느니만 못 한다. 준비는 ‘어느‘ 정도라는 추상적인 기준이 반드시 존재한다. 추상적인 기준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가는 건 자기 몫이다. 만들어 가는 과정에 어른의 역할도 중요하다. 자신의 곁에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중 필요한 것들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어른들이 있다면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다.
자연은 아주 냉정하다. 기회가 한 번 뿐이라는 것이다. 그 기회를 잡지 못 하면 죽거나 쫓기는 삶을 살게 된다. 만약 재규어가 기다리지 못 하고 밖을 나가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을 것이다. 기다림의 과제를 잘 수행하고 엄마가 알려주는 사냥법을 잘 터득하면 자신의 영역을 찾아 떠나야 하는 긴 여정의 과제만 남는다. 마지막 과제는 온전히 스스로 해야만 한다. 재규어의 성장 과정에 따른 과업을 보니 ‘독립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달았다. 독립을 위한 준비의 중요성 그리고, 삶의 최종 목표가 독립일지도 모른다는 것도. 독립이 삶의 또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재규어의 삶을 통해 배웠다. 재규어 뿐만 아니라 뱀장어, 코끼리, 연어, 꼬마선충, 해달, 비버, 카나리아, 생쥐, 황제펭귄, 탈바꿈하는 동물들, 아홀로틀의 삶에서 배운 것도 많았다. 생김새, 생활 방식 등 같은 게 하나도 없지만 ‘삶‘이라는 거대한 세계가 각자 있다는 공통점에서 각자의 삶에서 배울 점이 다양했다. 타인이 아니라 동물의 삶과 일생 과업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어른이 된다는 것』을 통해 처음 깨달았다. 인간의 삶만큼 복잡하고 치열한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인 나의 얕은 생각이었다. 어떤 삶이든 복잡하고 치열하기에 의미 있고 눈부시다는 것을, 고귀하지 않은 삶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삶이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존재해야 함을 배웠다.
재규어, 뱀장어, 코끼리 등 자연을 집터로 잡아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애주기와 주기에 따른 과업을 통해 들여다 본 삶을 제법 ‘청춘’처럼 다가왔다. 치열하지만 그 안에 자신만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투명한 땀방울(새롭게 시작할 곳, 남은 생을 함께 할 짝, 사랑하는 이와 함께 만든 가족 등)과 같은 결과물을 얻어 내는 모습이 싱그러웠다. 제3자입장으로 보면서 ’새삼 내가 이렇게 멋진 삶을 살고 있는 존재구나.‘라고 벅찬 감동을 느꼈다. 잔잔하면서도 강한 울림이 있는 여운도 닿았다. 동물의 삶과 인간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간의 흐름을 타고 자라고, 시기에 맞게 과업을 수행하며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자신만의 삶을 가꿔나간다는 점에서 동물과 인간을 구분짓는 모든 것들이 의미없었다. 자연을 통해 ‘삶‘을 천천히 통찰하고 다가가면서 ‘어른이 된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생각했다. 어떤 모습을 한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생각했지만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둠이 내려앉은 길 위에 서 있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동물의 이야기를 통해 먼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마음은 아이라서 두려운 것도 많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른들의 보호와 도움이 절실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다. 현명한 어른 코끼리들이 천방지축인 어린 코끼리들에게 다른 코끼리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법, 사회 규범 등 멋진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처럼 내게도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려줄 존재가 필요하다. 어른들이 하는 말이 잔소리로 들리고, 나를 위해서 쓴 소리를 하던 어른들이 꼰대 같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물론 어릴 때부터 어른스럽게 지낸 나는 잔소리를 자주 듣는 편은 아니었다. 어른이 된 지금 잔소리를 듣고 싶어질 줄 이야. 잔소리가 어둠이 내려앉은 길을 비춰줄 가로등이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내게 방향키가 되어줄 것 같다. 어른인 내가 이제와서 누구에게 조언을 구해야할까? 솔직히 조언해달라고 누구를 찾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부끄럽다. 무엇보다 그동안 내가 맞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시간을 스스로 부정하는 기분이 들어 불편하다. 매일 어떤 하루를 살아야 할지 고민해도 언제나 비슷한 하루를 산다. 반복되는 하루에 이렇게 비슷하게 살 거면 왜 고민하는 건지 답답함을 요즘 자주 느낀다. 그럼에도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걸 보면, 삶을 향한 나의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의지가 꺼지지만 않는다면 비슷한 하루하루에서 다른 점을 찾아낼 거고, 내 삶을 ‘나답게’ 색을 입혀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받더라도 결국엔 스스로 해야 한다. 곁에 좋은 어른이 있다고 해도 어른은 길을 제시하고 방법을 알려줄 뿐, 그 길을 선택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걷는 사람은 자신이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모르겠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어른?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어른? 좋은 것만 가진 어른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떤 사람과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 건 다른 걸까?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는 생각해뒀다. ‘타인으로부터 자유롭고, 스스로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몸과 마음이 단단하고 건강한 어른으로 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서 스스로 미안하다. 어른으로 산지 약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준비는 아주 오래 걸릴 것이다. 이 준비의 끝은 없을지도 모른다. 어른이에서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가고 있는 길이 쉽지 않다. 모양과 크기가 제각기인 돌, 제멋대로 뿌리를 내린 잡초, 다듬어 지지 않아 방향 없이 줄기를 뻗어 햇빛을 가리는 나무, 먼저 가겠다고 나를 밀치고 가는 이들의 뒷모습. 어른이 되기 위해 당연히 경험해야 하는 일이라는데 상처와 눈물의 경험 없이는 어른이 되지 못 하는 걸까? 이 경험들이 없어도 어른은 되지만, 이 경험들이 훗날 내가 딛는 땅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잘 넘겨야 하는 걸까? 어른이 되기 위해 겪는 통증이 웬만한 마음과 체력으로 버티기 어렵다. 그러면 나는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으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과 체력이 단단하고 건강한가 보다. 잘 버티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세상 곳곳에서 ‘독립’을 위해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고, 새로운 삶의 시작을 위해 떠날 준비를 하는 모든 존재에게 오늘도 당신의 하루는 눈부시다고, 눈부신 당신을 응원한다고 전한다. 내 응원이 닿아 잠시라도 가장 아름다운 세상의 장면을 보고 마음에 잘 간직하길, 보낸 응원이 내게 다시 돌아와서 나 또한 힘내어 주어진 삶을 부지런히 살아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쉽지 않은 어른이 되는 과정을 잘 버틴 어른이들, 진짜 어른의 세상이 조금은 다정하고 너그럽기를. 너무 힘들 때는 각자 삶을 바쁘게 살고 있을 어른이들과 진짜 어른들을 떠올리며 힘을 내보기를.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는 계속 생각하고, 바뀔 것 같다. 지금은 ‘누군가가 내게 도움을 청할 때 다정히 도와줄 수 있는 다정함을 가진 어른‘이 되고 싶다. 실험용 생쥐의 다정함이 다음 세대에 전해지는 것처럼, 나의 다정함도 세상 곳곳에 전해진다면 좋갰다. 태어날 때부터 품고 있는 다정함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세상이 다정해져야 한다. 세상을 다정하게 만드는 몫은 어른이다. 어른이 자신을 위해, 타인을 위해, 어른들의 보호와 사랑 그리고 도움으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다정함을 잃지 않고 세상을 다정하게 만드는 데 마음을 보태길 바란다. 작은 다정함이라도 보탤 수 있게 나 또한 다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내 농도에 맞게 노력할 것이다.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사계절‘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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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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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게 거기 있었어
샤를로트 파랑 지음, 최혜진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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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을 받아들이는 과정
: 샤를로트 파랑 글•그림, 최혜진 옮김, 『그때 그게
거기 있었어』 🌳 (문학동네)

1월에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아주 특별하다.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하지만 모르는 게 많은 우리에게, 한해를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는 1월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이 책을 소개한 편집자가 붙인 편지에 적힌 대로 모름을 받아들이는 일은 큰 용기와 잦은 연습이 필요한데, 뮈리엘과 함께 하면 될 것 같다.
’나는 뮈리엘이다!’라고 생각해보자. 이 숲에서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한 뮈리엘이 모름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생각보다 간단한데 쉽지 않다. 모름을 발견했지만 무엇인지 모르고, 모름을 알고 받아들이는 데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특히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이들에게는 모름 자체가 아주 큰 과제인지도 모른다. 나는 평소에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찾아보는 걸로 모름을 받아들인다. 내가 모른다는 것을 힘들여서 인정하는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다행이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이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재밌기도 하다.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고, 배우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 상당하다. 뮈리엘도 처음에는 모름이 무엇인지 모르고, 모름에 한 발짝 다가가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서툴렀지만 갈수록 모름과 가까워진다. 먼저 모름에게 인사를 건넨 뮈리엘이 편안해보인다. 그리고 평범하게만 보이던 뮈리엘의 하루하루가 전과 달리 특별해 보인다. 모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펼쳐지는 특별한 세계, 그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큰 용기와 잦은 연습이 필요한데 뮈리엘은 용기를 냈고 앞으로 자주 모름과 재미난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앎‘과 ’모름’을 뮈리엘의 이야기로 간단하고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장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해주는 기분이다. 모름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큰 용기와 잦은 연습이 요구되지만, 재밌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모름’을 생각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뮈리엘 덕분에 모름이 주는 것들이 긍정적으로 내게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일단 용기를 내어 모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차근차근하는 게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뮈리엘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생각에 벗어나 ‘모름‘을 받아들임으로써 지금 누리고 딛고 있는 세계보다 더 넓고 깊고 재밌고 특별한 세계를 만났으면 좋겠다. 뮈리엘이 앞으로 어떤 세계에서 어떤 경험을 할지 알 수 없지만 모름을 받아들인 이상 전과 다른 특별한 하루하루로 자신만의 삶을 잘 가꿔나갈 거라는 건 확신한다. ’이 숲’이 아니라 ‘뮈리엘의 숲‘을 만들 것이다. 뮈리엘의 용기 있는 모습에 나도 용기를 얻어 ’모름의 세계’에 발을 들일 준비를 해야겠다!

★ 매년 1월에 꺼내 읽어도 좋을 책을 만난 것 같다. 모름을 받아들이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거나, 용기를 내야 할 때 뮈리엘을 떠올리며 힘내야겠다. 세상 곳곳에서 모름과 친해지고 있을 뮈리엘을 응원한다!

★ 이 책은 <뭉끄 6기> 활동을 위해 문학동네에서 받았습니다:D

#그때그게거기있었어 #샤를로트파랑 #문학동네 #뭉끄6기 #1월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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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기대하고 상처받지 마라 - 관계에 배신당하는 당신을 위한 감정 브레이크 연습
하야시 겐타로 지음, 한주희 옮김 / 갤리온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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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무엇인가.

: 하야시 겐타로, 혼자 기대하고 상처받지 마라(관계에 배신당하는 당신을 위한 감정 브레이크 연습)(모두와 잘 지내고 싶어 꾹 참는 당신을 위한 적당히 애쓰며 관계를 지키는 감정 조절 솔루션)(갤리온)


 

기대와 실망은 비례한다. 아니 기대보다 실망이 더 크다. 어째서 매번 기대하면 실망한다는 걸 알면서 또 기대하고 실망하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한 번 경험하면 안 하면 되는데, 인간은 어리석어서 매번 반복한다. 어리석은 게 아니라 가능성, 희망이라고 봐야 할까. 2025년은 기대하면 실망한다. 기대 같은 거 하지 말자.’라는 말을 속으로 자주, 많이 생각했다. 기대로 인해 실망하고, 상처받는 것이 두렵고 아프기 때문이다. 매일 마법 주문처럼 외우고 다짐해도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실망과 받은 상처에서 괴로워하며 머리를 싸매다가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지쳐 잠드는 경우가 다반사다. 극단적일 때는 기대를 한 내가 이상하고 잘못이라며 스스로 몰아세운다. 근데 진짜 기대하는 내가 잘못일까? 이 책에서는 기대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기대는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처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일단 기대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기대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니 기대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에서 말하는 대로 기대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에서 배운 것을 생각하고 적용하기 전부터 기대가 발생하기 때문에 책 내용을 떠올리기도 전에 실망과 상처를 경험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책에서 배운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지만, 언제까지 기대하고 실망만 할 수 없고 기대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에 조금의 가능성을 보고 연습하고 싶다.


먼저, 기대의 이해가 필요하다. 기대는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이며, 이성적 사고라기 보다는 자신도 모르게 솟구쳐 오르는 감각에 가깝기 때문에 이성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또한 우리는 설레게도 하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슬프게도 하며, 어떨 때는 긍정적인 감정을, 어떨 때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 기대하는 쪽과 기대를 받는 쪽이 존재하며, 상대를 향한 바람이며, ‘공존하고 싶은 마음이고 타인의 기대를 받으면 마음속으로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헌신 욕구가 발생하고, 잘 활용하면 인간관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이 책에서는 기대에 대한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다. 기대에서 늘 실망만 경험했을 뿐, 긍정적인 부분을 경험한 적이 없는데 그건 기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무지했기 때문이다. 기대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기대는 곧 바람이고 공존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상대를 위한 마음이라고 했다. 기대를 통해 늘 골칫거리였던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가 단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가 기대를 불편하고 찝찝함을 남기는 무언가로만 생각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기대가 갖는 보이지 않는 면들이 이 책을 통해 드러났다. 이 책을 통해 기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기대하지 않아야겠다는 나의 극단적이고 불가능한 다짐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은 의지와 상관없이 기대와 공생하는 관계이고, 기대를 한다는 것은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기대 이전에는 반드시 우리 외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매번 기대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바닷가에 쌓은 모래성처럼 쉽게 부서진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임을 알았다. 그러면 기대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이미 기대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실망도 많이 경험하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기대를 다시 이해하고, 기대를 다루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이 두렵다.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세계에 발을 들여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한숨이 나온다. 기대를 일상 중 나에게 유용한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배워야겠다. ‘기대와 제대로 공생하는 삶을 살아보자!


모두와 잘 지내려고 애썼던 마음이 상처받는 것은 기대때문이다. ‘매번 상처받고, 그 상처가 사람에게 받는 거라면 내가 너무 많이 바라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솔직히 이 질문을 처음 들을 때 기분이 나빴다. 나의 기대는 많은 것도 아니고, 나만 좋자고 그러는 것도 아닌데 내가 기대를 많이 하고 나만을 위해서 바라는 것처럼 나를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으로 말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받았던 기대와 내가 했던 기대가 떠올랐다. 객관적으로 받은 기대와 한 기대에 대해 생각했다. 받았던 기대는 상대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했고, 상대 본인만을 위해 이기적인 바람이기도 했다. 그 기대로 힘들기도 했지만, 어떤 기대에서는 성장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기대에 대한 배신이 주는 경험은 당황스럽고 분노를 유발했지만, 반복되는 경험에 나름 나만의 방식이 생기기도 했다. 기대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기서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상대에게 한 기대는 상대에게 묻지 않고 내가 정한 거였다. 그래서 상대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당연했다. 기대치 조절이 필요했다. 내가 한 기대에는 상대를 위한 마음과 함께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있지만 나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고 통보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한 기대가 상대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고, 나의 기대와 상대의 기대에 차이가 있었다. 기대에 대해 이해하니 내 기대에 맞춰줄 거라고 확신한 결과가 실망과 배신이라는 점이 놀랍지 않다. 기대를 이해하고, 기대를 다루는 방법을 알고 나니 그동안 기대에 배신당한 수많은 순간이 나의 욕심과 부주의로 인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기대가 무조건 이루어질 거라고 확신하는 마음부터 잘못되었다. 아무리 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대안을 여러 개 준비해도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게 인생인데, 자신도 모르게 솟구쳐 오르는 감각에 가까운 기대라는 것을 어떻게 100퍼센트 채울 수 있을까. 기대에 대해 단 한 번의 의심도 없이 제멋대로 100퍼센트 믿고 나서 배신당했다고 난리 피우던 전의 모습들이 얼마나 최악이었을지, 생각만 해도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다. 기대를 다루는 방법 중, 이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먼저 생각하면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생각보다 덜 힘들 거라는 방법은 인상 깊었다. 기대는 나도 모르게 솟구쳐 오르는 감정과 같은 것인데, 기대하고 근데 이루어지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라니. 모순적이고 신박하다. 하지만 연습하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방법인 걸 보니 이 방법을 연습해서 나만의 기대를 다루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오늘 이런 기대를 했지만, 이루어질 확률은 0퍼센트에 가깝겠지.’라고 말하고 뒤에 이 말을 덧붙일 것이다. ‘, 안 이루어지면 어때? 인생이 그렇지, 내일은 이루어질지도 모르잖아.’. 이렇게 기대를 또 하는 것이다. 진짜 기대는 내가 조절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면서 동시에 기대치를 조절할 수 있는 권리도 내가 갖고 있음을 확실히 배웠다.


기대는 우리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내가 기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쓰느냐에 따라서 유용하고 여러 면에서 부드러운 윤활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매일 머리를 싸매고 괴로워하다가 겨우 잠든 밤이 편안하고 가벼운 밤이 될지도 모른다. 내 마음이 그동안 지옥이었던 것은 기대때문이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기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기대와 공생하는 관계임을 인정하고 기대를 다루는 방법을 알기 전까지는 기대는 곧 실망이었다. 기대하면 대부분 실망만 남았으니까. 기대가 긍정과 부정의 두 가지 측면을 갖고 있고, 내가 기대를 어떻게 대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긍정의 기대가 내 것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기대는 내가 누군가에게 바라고 응원하고, 함께 좋은 것을 얻고 싶은 마음이다. 반대로 상대방이 내게 거는 기대 또한 그렇다. 그런데 그 기대는 각자 생각하는 기준이 달라서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기대치 조절이 필요하다. 이 기대치 조절은 상대와 대화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대화. 그리고 대화에서는 경청하는 자세와 상대가 본심을 자연스럽고 편하게 꺼낼 수 있는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처음에는 서툴러서 실수가 많고, 상대에게 한 기대로 인해 배신을 수도 없이 경험할 것이다. 하지만 배신당한 경험이 기대를 실망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기대의 진정한 의미가 서로에게 전달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기대를 배우고, 기대를 다루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야 하고, 기대는 자기도 모르게 솟구쳐 오르는 감정과 같은 것이며 인간과 공생하며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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