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당당한 생활글씨 - 원리부터 배우는 손글씨 수업
유한빈(펜크래프트) 지음 / 푸른숲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글씨를 더 애정하게 되었다!

유한빈 펜크래프트, 어디서나 당당한 생활글씨(푸른숲)(*<어디서나 당당한 생활글씨단> 선정)

 

어디서나 당당한 생활글씨의 출간 소식과 함께 들린 <어디서나 당당한 생활글씨단> 모집 소식에 내 귀가 열린 건 당연하다. 평소에 글씨를 많이 쓸 뿐만 아니라, 글씨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한 번도 글씨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 적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내 글씨에 대한 자부심을 잘 가지고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이 책을 수많은 독자가 펼쳤고, 그 이유 또한 다양하겠지만 나는 글씨를 잘 쓰고 싶어서 생활글씨단 모집에 신청한 것이 아니다. 지금 내 글씨를 너무 애정하지만, 이 글씨체 말고 또 다른 나의 글씨체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신청했고, 글씨에 대한 나의 애정이 느껴졌는지 생활글씨단으로 뽑혔다. 그렇게 만나게 된 유한빈 펜크래프트가 들려준 글씨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흥미롭고 신기했다. 글씨를 애정하는 것 말고는 글씨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이번 기회에 글씨를 있는 그대로 배울 수 있었다.

유한빈 펜크래프트가 들려주는 글씨의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아마 저자가 직접 부딪치고 나서 일궈낸 결과물을 이 책에 담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글씨가 나의 이미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이룬 나의 글씨를 본 사람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글씨가 나의 이미지가 될 수 있고, 앞으로 나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이상 이 책을 가볍게 읽을 수가 없었다. 챕터마다 글씨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세심하게 알려준다. 문장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고려하여 예시로 쓴 글씨가 있어서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없다. 또한 이론에서 마무리하지 않고, 직접 글씨를 쓰는 공간을 마련하여 실습까지 해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니 이 책을 읽는 속도는 물론 글씨의 흥미를 높인다. 책을 읽다 보면 글씨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뒤로 갈수록 저자가 알려준 대로 (큰 변화는 아니지만,) 아주 미세하게 달라진 내 글씨를 만나게 된다. 책을 다 읽어도 뒤편에 마련된 공간에 짧은 글귀나 명언, 좋아하는 노래 가사 등을 꾸준히 쓰다 보면 다양한 나만의 글씨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다이어리를 쓰는 나에게 글씨는 당연한 것이다. 글씨가 없는 하루를 생각한 적 없을 만큼 글씨는 나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당연한 글씨라서 글씨를 쓰는 행위를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지만, 생활글씨단을 통해 글씨를 쓰는 행위가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격, 길이, 균형 등 글씨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건이 적당히 맞물려 조화를 이뤄내야 어디서나 당당하게 쓸 수 있는 내 글씨가 만들어지고, 내 글씨가 있다는 것은 나의 존재를 어디서나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자음과 모음이 간격과 균형, 비율 등 다양한 요소로 완전한 글씨가 되는 순간, 본인만의 스타일까지 가미되면 내 글씨’, 즉 나의 정체성이 생긴다. 어렸을 때부터 글씨를 잘 쓴다, 예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당시에는 감흥이 없었지만, 글씨를 잘 쓰기 위해 이 책을 펼칠 사람들을 생각하니 새삼 내 글씨가 나의 애정 없이도 내 손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나와 함께 해줬구나, 싶었다. 흰 종이에 내 글씨가 가득 채워진 다이어리를 보면 기분이 좋다. 내가 하루를 바쁘게 보냈구나, 하면서 내가 보낸 하루를 내 글씨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다이어리를 자꾸 바라보게 된다. 글씨를 잘 쓰면 더 많이 기록하게 된다는 말에 아주 동의한다. 내 글씨가 예쁘지 않았다면 다이어리를 매일 썼을까, 하고 처음 나에게 물어봤다. 대답은 글쎄?’지만 아마 날짜가 불규칙한 다이어리가 되지 않았을까?

내 글씨는 나의 시간과 반복이 겹겹이 쌓여 초등, 중등, 고등, 어른이 된 지금 모두 다르다. 글씨를 예쁘게 쓰는 엄마를 흉내낸 것이 내 글씨의 시작인 것 같다. 엄마의 영향을 발판 삼아 내 글씨를 찾기 위한 긴 여정을 떠났던 것 같다. 지금은 여정의 끝에 와있는 것 같은데, 유한빈 펜크래프트 덕분에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졌다. 아직 나에게 나올 수 있는 글씨체가 많은 것 같다. 글씨를 찾기 위해 떠날 준비를 할 것이다. 어떤 글씨를 만날지, 어떻게 만날지 알 수 없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내 본진 글씨를 여전히 애정하며, 내 본진 글씨에게 재밌는 친구 글씨 하나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거!

 

이 책은 <어디서나 당당한 생활글씨단> 활동을 위해 푸른숲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어디서나당당한생활글씨 #유한빈 #펜크래프트 #푸른숲 #어디서나당당한생활글씨단 #손글씨 #글씨 #이미지 #좋은글씨 #예쁜글씨 #나쁜글씨 #글씨의매력 #글씨의세계 #책로그 #2410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 재능
피터 스완슨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터 스완슨의 재능이 전면에 펼쳐진 소설! 그의 재능 덕분에 스릴러에 더 빠져 버렸다. 그의 재능이 종이 위에서 더 자유롭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주, 오래 그의 작품을 읽고 싶은 이유를 그는 매 작품마다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 재능
피터 스완슨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딘가에 악마’, 그리고 그를 좇는 그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피터 스완슨, 살인 재능(푸른숲)(*가제본 서평단)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후, 피터 스완슨 작가의 작품은 두 번째다. 처음 읽었던 작품이 지금까지 읽었던 추리스릴러 소설에서 가장 뛰어난 몰입도를 끌어냈기 때문에 다음 작품의 기대감이 높았다. 스릴러 대가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게 아닌 만큼 이번 소설 역시 피터 스완슨의 재능이 전면에 펼쳐졌다. 그의 재능 덕분에 독자들은 매 순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고, 반전으로 바뀌는 공기의 흐름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유일하고도 특별한 재능이 살인이라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이 질문을 한 번도 생각하거나 들어본 적 없지만, 그 질문을 받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이 소설을 건넬 것 같다. 피터 스완슨이 보여주는 스릴러 장르의 세계는 모든 게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있어서 실제로 있었던 일 혹은 지금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법한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건 알고 있다). 이 소설의 매력은 직접 보고 있는 것 같은 구체적인 묘사와 더불어 입체적인 인물이다. 스토리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배경-흐름-인물이 박자를 이루어 리듬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피터 스완슨은 완벽한 리듬을 제공한 후, 몇 번의 손짓으로 독자의 마음을 완전히 빼앗아버린다. 그래서 책장을 넘긴 독자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저 앞만 보고 뛰는 것이다. 정신없이 한창 쫓기다가 숨 돌릴 틈이 생기면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누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건 아닌지 등 순식간에 낯설고 차가워진 공기가 닿아 돋은 소름을 애써 문지르며 호흡을 달랠 뿐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입체적이다. 입체적인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그들이 된다. 마사, 앨런, 릴리, 이선이 되어 스토리에 완전히 녹아든다. 특히, 릴리와 이선에게 마음이 빼앗겼다. 릴리는 내가 그녀에게 빙의를 해서 연쇄 살인 사건의 전말을 파고들면서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하는 두려움, 마주한 진실 앞에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낯설지만, 짜릿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이선은 다른 결의 감정이다. 살인이 자신의 유일하고 특별한 재능인 이선은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으면서도 묘한 쾌감이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그를 악마라고 칭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연쇄살인마가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이유를 어린 시절 있었던 일을 시작으로 집요하게 찾는다. 나 또한 이선의 연쇄 살인 이유를 그의 어린 시절에서 찾고자 했다. 특별한 일이랄 것이 없어서 내가 놓친 건 아닌지 책장을 다시 앞으로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은 앞이 아닌 뒤에 있었다. 이선은 그냥 지루했고, 누군가의 삶을 부수고 무너뜨리는 게 얼마나 쉬운지 또 사람을 죽이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지 알게 된 것뿐이었다. 살인을 그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게임, 사냥이라고 말하는 이선의 모습에 공포를 넘어선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사람의 모습을 한 악마였다. 악마도 이렇게까지 잔인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선의 대답을 들었지만, 자꾸 연쇄 살인을 저지른 이유를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헛웃음이 나왔다. 자신의 재미를 위해 사람 목숨을 게임이라고 말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서인지 알 수 없다. 이선은 자신이 특별하고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살인이 재능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째서 우월함까지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을 이해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인데, 나는 불가능한 일에 매달리고 있다(피터 스완슨이 이것마저 계산한 게 아닐까?). 이런 내 모습에 이선은 아주 비릿한 웃음을 흘릴지도 모른다.

이선의 마지막은 릴리 킨트너가 함께 했다. 그녀의 마지막을 정했던 이선은 결국 그녀의 손에 볼품없이 (본인 생각인) 우월한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연의 섭리가 아닌 누군가는 찍어줬어야 할 ()’마저 두려워서 피할 삶이라는 점에서 릴리의 모든 선택이 옳았다. 하지만, 이선의 리스트를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숨겨 놓을 거라는 릴리의 선택은 잘 모르겠다. 자신이 죽고 나서 리스트가 발견되고, 자신의 업적에 대해 세상이 떠들썩해지는 걸 원하는 이선의 꿈을 정말 꿈으로 남겨두는 건 이선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다. 하지만, 그의 손에 억울하게 목숨을 빼앗긴 스물여섯 명의 이야기를 묻히게 둬도 될까?(리스트는 언젠간 세상에 드러날 것이다.) 그 누구도 답해줄 수 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닌다. 진실을 마주한 릴리의 몫이 있었던 것처럼 이 소설을 읽어버린 독자로서의 몫은 작가와는 다른 결말을 생각하는 것이다. 살인 재능에 등장한 모든 인물이 살인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어쩌면 모두 잠정적인 살인 재능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살인뒤에 붙은 재능때문에 살인글자의 어감이 부드러워지는 건 왜일까?

 

이 가제본 도서는 서평단 활동을 위해 푸른숲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푸른숲 : 가제본 도서 서평단 활동을 너무 늦게 마무리했습니다. 기한 내 서평을 올리지 못한 점 사과드리며, 피터 스완슨과 두 번째 만남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릴러 소설은 이제 피터 스완슨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면 성에 차지 않을 만큼 신작 역시 대단했습니다. 긴장과 의심,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살인재능 #피터스완슨 #푸른숲 #추리소설 #스릴러소설 #소름보장서평단 #살인 #연쇄살인마 #추리 #공포 #두려움 #추격 #진실 ##죽음 #욕망 #거짓 #선택 #리스트 #감추기 #소설추천 #책로그 #2410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리는 강하다 래빗홀 YA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다가 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

김청귤 장편소설, 달리는 강하다(래빗홀)

 

좀비가 득실대는 세상을 달리는 강하다! 강하다라는 형용사를 인물의 이름으로 붙일 때는 강한 인물을 그려낼 작가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는 강하다를 잘 만들었다. 달리는 하다를 좇아서 좀비가 득실대는 세상을 빠르게 뛸 수밖에 없었다. 하다의 달리기 속도와 몰입도는 비례했다. 순식간에 넘긴 책장이 아쉬울 만큼.

원인 모를 이유로 65세 이상 노인이 좀비로 변이되면서 태전은 봉쇄된다. tv에서는 65세 이상을 제외한 모두 빠르게 다른 도시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며, 현 상황에 대한 심각성과 원인을 찾고 있고 예방 방법은 모른다는 진부한 문장만 반복할 뿐이다. 하다는 할머니를 혼자 두고 떠날 수 없어서 상황이 나아지거나 정부에서 구하러 올 때까지 태전에 남아 할머니를 지키기로 결심한다. 할머니는 본인 때문에 태전에 남는 하다에게 미안해하고, 하다는 그런 할머니를 위로한다. 까칠한 하다가 할머니를 지키겠다는 결심을 하고, 누군가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좀비가 가득한 밖으로 향하는 모습은 현재 닥친 재난에 순응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희망이 엿보인다. 재난이 닥치면 노인, 아이, 여자가 위험에 가장 쉽게 노출된다. 재난 중 직면하는 직접적인 문제(식량)를 떠올리면 강하다라는 인물이 열아홉 살 소녀라는 점과 달리기가 빠르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날렵함과 단단함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재난에서 하다는 재난을 잘 넘길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지 않을까? 물론 하다가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다 곁에서 그녀를 걱정하고 응원하고, 기다리는 이들이 있기에 무서운 기세로 들이닥치는 재난을 함께넘길 수 있었다.

하다가 달리기를 잘하게 된 건 달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0살 때, 맞벌이하는 부모를 따라 할머니와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하다는 할머니 품을 그리워할 만큼 많이 외로웠고, 울어도 달래주는 사람이 없었다. 자신의 양육 문제를 두고 싸우는 부모를 뒤로하고 달리다 보니 오래 잘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달리고 나면 가벼워지는 게 사실이니까. 그 사실을 부모의 사랑이 고픈 어린 나이에 알아버린 하다가 안타깝다. 돈을 벌기 위해 바쁜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보살펴준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하다는 그저 오래 잘 달리는 달리기에서 멈췄을 것이다. 부족한 부모의 사랑을 채워준 건 할머니였고, 덕분에 하다는 위험한 상황을 알지만 은우를 업고 뛰었고 사랑이 분유를 위해 마트로 뛰었고, 혼자 있는 지민이를 데려와 가족으로 보듬었다. 무엇보다 어렸을 때 이해할 수 없었던 부모의 마음을 재난 속에 틈틈이 깨달으면서 엄마를 이해했다. 이름 따라간다는 말처럼 강하다는 날이 더해질수록 강해졌다. 강해져야만 하는 상황에서 성장도 이루어졌다.

분명 좀비가 득실대는 세상인데, 전혀 위태롭지 않았다. 65세 이상 노인을 좀비로 설정해서 그런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좀비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장르를 보면 과장과 자극이 심하다. 달리는 강하다는 자극적인 점 없이 원인 모를 바이러스로 인한 좀비가 세상을 점령하는 때가 오면 이럴 것이라고, 차분하게 말하는 것 같다. 재난이 닥쳐도 사랑연대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 힘을 주어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웃음 그리고 밥 내음이 끊이지 않는 하다 가족의 모습은 우리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배가 고픈 게 웃기지만, 웃겨도 잘 먹어야 힘이 나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은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해주는 말 같아서 마음을 훅-, 빼앗겼다. 누군가에게는 하루하루가 재난일 수도 있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 재난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재난에 순응하여 주저앉는 대신 하다처럼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맑게 갠 하늘이 자신을 향해 두 팔 벌리지 않을까. 웃음과 사랑이 피어나는 한 끼를 위해 운동화 끈을 단단하게 묶고, 좀비 세상으로 달려 나가는 하다를 따라서 오늘(내게 주어지는 하루)도 열심히 달리고 싶다. 힘껏 달리다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둘러본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일이냐고.’라며 기분 좋은 눈물을 흐를지도 모를 일이다.

절망적인 세상을 탓하는 대신 함께 버티기 위해(살기 위해) 오늘도 운동화 끈을 단디 묶고 뛸 수많은 하다를 응원한다. 가장 사귀고 싶은 친구가 하다라는 김혜정 작가의 말을 빌려, 하다에게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다와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나뿐만 아닐 거라는 알아서 걱정도 된다. 하지만 마당발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하다이기에, 까칠하면서도 능숙하게 제 곁을 기꺼이 우리에게 나눠줄 것이다. 하다는 사랑과 연대를 아는 단단한 소녀니까.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래빗홀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달리는강하다 #김청귤 #래빗홀 #래빗홀YA시리즈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성장소설 #소설추천 #재난 #좀비 #가족 #사랑 #연대 ##새로운가족의탄생 #좀비도시 #우리만의로맨스 #달리는히어로 #까칠소녀 #모두를구하기위한달리기 #책로그 #2410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리는 강하다 래빗홀 YA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리는 하다‘와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