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 - 차곡차곡 쌓아가는 매일의 나
안소정 지음 / 앨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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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어른”이란 어떤 걸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한다. 하지만 어른은... 성인이 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단 한 번도 내가 어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어쩐지 어렵고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다.

작가님은 좋은 어른이란 ‘함께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현대사회는 ‘YES’보다는 ‘NO’를 외치고 어느새 ‘우리’가 아닌 ‘너와 나’가 당연해졌다. 공동체의 연대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인지라 더불어 살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 더욱 공감되었다.

p.138 식물을 기른다는 건, 내가 어떤 생명의 우주가 된다는 것. - 내가 그의 우주가 되었을 때 그가 보답으로 자기만의 우주를 보여준다는 것, 이보다 더 아름다운 교감이 있을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식물뿐만이 아니라 동물에도 해당되는데, 한 생명을 책임지고 십수년 동안 함께 한다는 건 정말 큰 일이다. 기꺼이 한 생명의 우주가 될 자신이 없다면, 섣부르고 무책임하게 가족을 들이지 않으면 좋겠다.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에세이. 비혼, 지방러, 회사원. 작가님과 비슷한 환경에 있는 분은 공감이 많이 될 것 같고, 사회초년생 또는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위로가 될 것 같다.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 추천합니다 :)

#좋은어른이되고싶어 #아트북스 #아트북스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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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소설, 잇다 1
백신애.최진영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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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는 작가정신 신간인 소설, 잇다의 첫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근대여성작가와 현대여성작가의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의 근원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주목받지 못했던 당대의 여성 작가 그리고 2022년을 살아가는 여성 작가의 만남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터라 신선했고, 무엇보다 오늘날 쉽게 접하기 어려운 근대소설을 읽어볼 수 있다니 기대되었다.

 

백신애 작가는 일제강점기인 1908년에 태어났다. 그는 작가이기 이전에 항일 여성운동가이자 배우이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고 하룻밤 만에 휘갈겨 쓴 단편소설로 신춘문예 사상 첫 여성 당선자가 된다. 수십 편의 글을 남기고 31살에 짧은 생을 마감한 그는 식민지 조선의 구속된 여성들의 삶을 여성의 언어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 책에는 그의 소설 광인수기, 혼영에서, 아름다운 노을세 편이 수록되어 있다.

 

생각해보니 근대 소설은 교과서 말고 따로 읽어본 적이 없는데, 오랜만에 읽으니 옛것의 정취가 가득한 것이 판소리처럼 읽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혼명에서가 인상깊었다. 사망 한 달 전에 쓰인 마지막 작품인데도 글 속에서 뜨거운 신념과 강렬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글들은 한 편의 소설이기 이전에, 당대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귀한 문학적 사료일 것이다.

 

해가 지는 곳으로로 알게 된 최진영 작가는 제13회 백신애문학상 수상자다. 이 책에는 표제작이 된 그의 소설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와 에세이 절반의 가능성, 절반의 희망이 담겨 있다.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노을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다. 작가가 아름다운 노을을 읽고 감명받아 이름을 따왔기 때문이다. 그는 9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다지 변하지 않은 작금의 현실에 안타까워하고 동시에 분노한다.

 

두 작가 사이에 수십 년의 세월이 존재하는 만큼 문체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불합리한 현실에 용기를 내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으며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그 마음만큼은 너무도 닮아 있다. ‘소설, 잇다첫 번째 책으로 백신애, 최진영 작가를 선택한 건 탁월한 결정인 것 같다. 근대문학, 여성소설, 사회비판소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합니다 :)

 

p.s. 근대문학은 지금의 한글과는 꽤 달라서 쉬이 읽히지 않았을텐데 편집자분들이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다. ‘소설, 잇다다음 시리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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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조금씩 내가 된다 - 휘청거리는 삶을 견디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법
캐서린 메이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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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생의 2막이라 할 수 있는, 가정을 이루고 아이도 있는 서른아홉이라는 나이에 자폐를 진단받고 혼란스러워한다. 그리고 영국의 수백 킬로미터 해안길을 걸으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 기록을 묶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목적지가 없는 걷기란, 정확히 말해 걷기자체가 목적인 걷기는 육체를 혹사시킴으로써 쓸데없는 생각을 제거하고, 몸도 마음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건강한 행위다. 언젠가 산티아고 순례길에 도전하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나로서는 작가의 결심이 대단하고 멋있었다.

 

본인이 자폐라는 것을 몰랐을 때는 오히려 세상에 자신을 끼워 맞추며 사는 것이 버거웠을텐데, 더 늦지 않은 나이에 알게 되어 오히려 다행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폐 성향을 인정하는 건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젊은 ADHD의 슬픔이 생각났는데, 알고 보니 정지음 작가님이 이 책에 추천사를 썼다. “생애 내내 위태로운 갓길을 걸어온 사람의, 자폐라서 특이할 것도 없는, 그저 그 자신의 이야기그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또는 작가와 같은 상황을 마주하여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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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빛나게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황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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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이나 너무 예쁜, 눈부신 책이다. 책 선택에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정말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표지를 벗기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몽환적인 파스텔톤 색감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홀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달까지. 꽉 찬 보름달이 아닌,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초승달이라 더 시선이 갔다.

 

표지만 예쁜 건 아니다. 책 내부도 감성 사진과 아름다운 언어로 가득하다. 어떤 곡을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작업 배경이나, 자신의 연애 스토리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음악을 좋아하던 소년이 음악을 업으로 삼게 되었다. 그야말로 덕업일치. 하지만 일이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온전히 마음 놓고 즐기지 못하게 된 것은 안타까웠다.

 

음악에는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다. 시대와 국적을 불문하고 남녀노소에게 모두 사랑받는 음악은, 그 음악을 기억하고 듣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오래되어도 늙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아름다운 책을 수집하신다면, 인스타그램 감성글을 좋아하신다면 한번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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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책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앤솔러지
기 드 모파상 외 지음, 최정수 외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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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ok of Love.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에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니!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책은 많아도, 이토록 존재 자체만으로 설레는 책은 간만이었다.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출간 10주년을 맞아, 40권 중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룬 17편을 엄선하여 출간되었다. 자매품(?) 죽음의 책도 있다. 사랑과 죽음, 문학에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주목받는 단골 소재이니 탁월한 선택이다.

 

17인의 작가가 쓴 1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위대한 개츠비로 널리 알려진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대표로 기재되었지만, 기 드 모파상, 오 헨리, 알퐁스 도데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많다. 처음 들어보는 작가도 있었는데 글은 모두 좋았다. 고전뿐만 아니라 현대문학 작품도 있고, 사랑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다. 그리고 소제목 아래 작가의 사인이 담겨 있는데 그 생김새가 성격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분량은 각 5~18장 정도로 다양하고, 단편이라 흐름이 끊기지 않기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좋다. 430페이지로 볼륨이 있지만 한 번에 완독했다.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취향저격인데다 가독성이 좋아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홀린 듯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한가로운 주말 오전, 마음에 드는 카페 구석 자리에서 따뜻한 음료 한 잔을 곁들이며 독서하면 정말 행복 그 잡채... 문학을 사랑한다면, 놓치지 마세요!! 절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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