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답장 창비만화도서관 8
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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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지내, 너는 어떻기 지내는지 모르겠다. 이 편지는 뒤늦은 답장이자, 초대장이야. 왜 이제야 답장할 마음이 생겼는지 모르겠어. 난 이제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고 생각하기로 했어."

『뒤늦은 답장』은 주인공 남우가 친구 재근에게 보내는 2000년대 후반, 고등학생이었던 '그때'의 일에 대한 답장이다.

수능 준비는 뒷전이고 영화 동아리 활동에만 열심히였던 남우, 단 둘이 살면서도 최선을 다해 엄마를 외면했던 남우, 그런 엄마에게 엄마도 모든게 '처음'이라는 말을 듣게 되는 남우, 돌연 화를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재근을 좋아했지만 연민은 싫었던 남우, 때로 각별했던 사이의 사람과 영영 만나지 못하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몰랐기에 함께했던 시절을 완성하기 위해 보내는 뒤늦은 답장을보내는 남우까지.

남우의 복합적인 감정과는 달리 담담한 그림체와 서정적인 묘사로 남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공감하면서도, 그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네가 보고 싶다기보다는 아마 그리울 거야."라며 지난 시절을 가만히 돌이키며 안부를 묻는 편지를 보낸다. 그때는 그 복잡하고도 처음 겪는 마음 속을 제대로 살피려 하지 못했고, 그렇게 미완성인 채로 시간의 흐름 속에 자그대로 숨겨두고 말았지만, 이제야 보내는 그시절에 대한 환기와 답장은 나지막이 환기하는 『뒤늦은 답장』은 그때의 나를 '이해'하게 한다. 그땐 말이야, 그랬던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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