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몽골 - 별, 사막, 호수 찾아 고비사막과 홉스골로 떠난 두 번의 몽골 여행,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신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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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작가가 만난 몽골은 매순간이 그러했다. 별들 가득한 하늘이 그러했고, 자유로이 뛰노는 염소와 야크가 그러했다. 몽골 현지 공용 화장실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순간의 감정이 매번 (+)이기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를 상쇄시킬 순간을 맞닥뜨리는 건 어떤 느낌일까. 영화에서도, 꿈에서도 보기 힘든 별바다에 반한 신미영 작가의 몽골 여행 에세이이다.


그 해, 몽골
: 별, 사막, 호수 찾아 고비사막과 홉스골로 떠난 두 번의 몽골 여행
신미영 저 | 푸른향기

몽골의 여행은 비움과 가득참의 연속이었다. 모든 것이 비워진 사막 여행으로 체력을 모두 소진했으나, 하늘을 가득 채운 별을 보며 충전했다. 몽골이라 믿기지 않을만큼 나무가 가득했고, 호수는 바다처럼 넓고 텅빈 경관을 보여주었다. 발 디딜틈 없이 땅을 가득 채운 동물 똥을 보며 마음을 비웠고, 매일 밤마다 술잔은 가득 채워지고 비워지길 수차례였다.



두 페이지 한가득 별이 나오면 최대한 책을 눈 앞에 들이밀고 나도 그 속에 있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높은 건물 하나 없이 사방의 지평선부터 하늘 꼭대기까지 별로만 가득하다. 수많은 별이 마치 빗방울같아서 당장이라도 쏟아져내릴 것만 같다. 하지만 몇 번이나 눈을 감았다떠도 여전히 별은 하늘에 박혀 있고 대신에 눈이 시릴 정도로 별빛이 밝다. 아니, 실제로 공기가 맑고 차서 시린 걸 수도 있다. 기어코 살갗을 훑는 바람 때문에 옷깃을 여민다. 감흥을 잃는 것이 아쉬워서 좁디 좁은 회사 책상을 떠올리다가 눈을 뜬다. 그러면, 난 다시 또 별바다를 처음 만난 사람처럼 감동을 받는다. 계속해서 몇 번이고 해도 질리지 않고 지치지 않는다.


나만의 몽골은 이런 느낌일까? 작가가 남긴 몽골 여행의 끝맺음이 나에게는 불씨가 된다. 이토록 어느 하나에 강렬히 이끌린 적이 있었나 생각해본다. 이 광경을 몽골에서밖에 볼 수 없다니, 선택지는 없고 고민의 시간은 짧아진다.

몽골의 매력을 가감없이 솔직히 공유한 여행 에세이이다. 그 속에 고난과 감동이 모두 들어있다. 몽골에서의 환전, 음식, 숙소부터 투어 선택과 동행 구인까지 책에 담긴 정보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몽골여행정보가 적다보니 책의 한문장문장이 소중하다. 작가 특유의 긴호흡 문장들이 너울거리며 긴장감을 주어서, 몽골의 광활하고 경외스런 자연경관과 잘 어울렸다. 생각이 끊기지 않고 꼬리에 꼬리는 무는 글귀는 작가의 감정을 충분히 담아 보여주었다.

번아웃이 왔다면, 가방과 머리를 비우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본격적으로 여행준비를 시작할 첫 책으로 추천한다.



<본 포스팅은 푸른향기 서포터즈로서 책을 지원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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