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면
윤순경 지음 / 선스토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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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아이가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고통쯤은 감내하라고 아이의 등을 떠미는 일이 더 많다. 행복으로 가는 길마저 행복하기만 할 순 없는걸까. '우리 아이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면' 책은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아마도 한번 고민하기 시작하면 매순간 고민해야 할 '행복'과 '아이 교육' 사이의 아슬한 줄다리기에 관한 책이다.


작가는 아이를 존중하는 방법으로 비판적 사고와 부모자식간 건강한 거리두기를 강조한다. 비판적 사고는 사회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를 가능케한다. 건강한 거리두기는 부모 자식간 과하게 의존하거나 간섭하는 것을 멀리하게 한다. 그 결과 아이는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부모로부터 존중받고 본연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삶이 남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삶보다 행복하리란 건 분명하다.

하지만 곧이어 책에서 아주 어려운 미션이 나온다. 바로 아이의 성적 또한 초연한 마음으로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 배움에 집중하고 배움을 즐기는 아이라면, 아이의 선택과 노력 또한 존중해야하며 지식경쟁의 지표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과연 어느 부모가 아이 성적을 마냥 덮어놓을 수 있을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하다. 이 책에는 흔들리지 않는 다짐으로 성적표라는 잣대없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는 작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길 끝에 항상 행복이 있으리라 장담할 순 없지만 그 또한 아이의 삶임을 존중하고 응원해줄 작가의 마음도 느껴진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그 마음을 느낀다면 존중받은 아이는 어떤 길을 가더라도 자신만의 행복을 분명히 찾을거란 믿음이 생길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내 아이가 잘 닦여졌으나 고통스러운 길을 가기보다, 발길 닿는대로 그게 길이 되고 기어이 내 아이 이름이 붙여질 길을 가길 바란다.


책에서는 친절하게도 좋은 부모에 대해서도 일러주고, 사회를 바라보는 법도 알려준다. 아이를 존중하는 법에 대해서는 오히려 '하지 말아라' '힘을 빼라' 부모의 짐을 내려놓게 도와주기도 한다. '행복'과 '아이 교육' 줄다리기는 항상 한쪽만 승리하는 싸움이 아니었다. 줄을 놓고 싸움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았다. 책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행복이고 교육이고 이런저런 이유를 댔지만, 사실 아이는, 아니 사람은 으레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아이가 못마땅해보이는 부모도 사실은 부모의 기준이 높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볼 일이다. 평가를 빼면 마냥 사랑만 할 수 있다. 존중은 덤이다. 치열한 경쟁과 굳어진 사회관념 속에서도 아이가 진정한 배움에 집중하길 원하는 부모, 혹은 이미 입시교육 소용돌이에 휘말려있어 멈추기 어려운 부모, 그리고 아직 아이 교육을 생각조차 안해본 부모까지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번쯤은 정말 지금 사회의 교육방법이 정상적인지 고민해보고 내 자식만의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은 어떤지 슬며시 추천해본다.


<선스토리 출판사의 제공도서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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