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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충격
더글러스 러시코프 지음, 박종성.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8월
평점 :
<현재의 충격> 이란 책을 읽으면서 엘빈 토플러가 이야기 했던 미래의 충격들이 고스란히 오늘날 현재의 시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인간이 개발하고 발전시킨 최첨단 과학기술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압도당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지 않으면 공룡이 밟았던 길을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예측들도 나오고 있다.
너무나도 빨라진 세상에서 저자는 ‘서사’가 사라졌다고 강조한다. 기승전결의 구도를 갖추고 짜임새 있게 이어내려오던 모든 것이 현재에는 즉흥적이고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사회적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인간들에게 거의 동시적으로 접속할 수 있는 매개체들이 등장하면서 예전에 결코 겪지 못했던 일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만큼 현대인들이 겪는 현재의 충격은 가히 과거의 상상을 뒤엎고도 남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속성을 지양하고 불연속적인 속성에 더 매료되는 익스트림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이 책은 지적하고 있는 듯하다.
예측할 시간의 여유도 갖지 못한 채 우리는 현재에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놀라운 일들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그 모든 충격을 다 흡수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리얼리티’로 대변되는 현재의 충격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저자는 설명하고 노력하고 있다.
의사소통의 수단이 다양화되고 실시간 전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그만큼 발 빠른 정보를 습득하고 세상의 변화 속도에 맞춰 따라갈 수 있는 기능들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의 아날로그적 측면이 디지털의 변화에 뒤쳐진다는 것과 그로인한 부작용들이 현재의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음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분열’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현재의 충격이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동요를 연구자들이 ‘변화라는 것이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 아니라 존재의 일반적인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변화만을 쫒아가다가 진정한 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인류에 대한 경고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날로그 시계를 대변하는 카이로스와 디지털 시계를 대변하는 크로노스의 의미를 통해 우리가 상실하고 있는 것은 크로노스만을 쫒다가 정성적인 삶의 가치를 나타내는 카이로스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지나치게 쪼개는 “과도한 태엽감기”나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인지적 문제에만 집중하는 ‘프랙털 강박’이란 의미도 현재의 충격을 잘 드러내보여 준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저자는 재앙을 막기 위해 보다 더 인간의 근본적인 의미를 뒤돌아보고 즉각적인 반응을 늦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디지털에 중독된 우리가 다시 속도를 늦추고 인간 자신에 대한 성찰에 눈을 돌리길 바라면서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