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날은 없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1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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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어느 번역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영화에서 그들이 수시로 내뱉는 욕들을 가감없이 번역해봤으면 좋겠다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다.^^ 드러내놓고 개 같단 소리 하기가 얼마나 조심스러운가.

이 책을 다 읽었을 무렵, 때마침 신문에 "방치된 어린 시절, 그 분노가 범죄의 뿌리다"란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강력범죄자들은 분노를 억제, 조절하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강력 범죄자들은 부모의 이혼, 외도, 불화,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등으로 성장기에 고통을 받은 경우가 66.7%에 달하고 부적응, 집단 따돌림등 학창시절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도 67.2%로 조사되었다. 강력범죄와 성장기 환경 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결과라는 기사였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인 강민, 강수, 미나도 올곧게 자라지 못할 환경에 처한 상처투성이 젊은이들이다. 엄마의 교통사고 후 아빠, 강수, 강민은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삶을 살게 된다. 아빠는 형인 강수를 폭행하고, 강수는 아빠에게 맞은 분풀이로 동생 강민을 폭행하는 물고 물리는 폭행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 구심점을 잃어버린 이들 가족의 불행은 다행히도 아빠의 노력으로 조금씩 회복되어 간다. 또 한 명의 인물, 미나. 어린 시절 오빠의 잦은 폭행으로 인해 한 순간의 기억이 사라져 버리고 폭식증에 걸려 몸이 거대해진 애처러운 여인. 엄마의 오빠에 대한 편애, 오빠가 미나를 폭행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강력하게 대처하지 못한 참 얄미운 엄마. 한데 그 엄마는 자기 변명에 급급하다. 그런 엄마가 싫지만 한편으론 딸한테 당하고 사는 엄마가 불쌍하다는 미나. 엄마라서, 엄마는 무엇이든 다 해 주고, 다 들어줄 것 같아서 원망을 쏟아내 보지만 미나의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주지 못한다. 하지만 미나는 오 원장의 권유대로 가족과의 화해를 시도해 보기 위해 용기를 낸다.

 

찡코, 머루는 강민과 미나의 사랑과 아픔, 상처를 표현하는 또 다른 강민, 미나다.

개 같은 날들의 연속이었던 일상, 하지만 작가는 그런 개 같은 날들에 종지부를 찍어준다.

더 이상 "개 같은 날"은 없을 것이라고.

읽는 내내 참 좋은 작가를 만났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참신하고 재치있고 찰진 문장들이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도입부 부터 탄탄한 스토리가 흡입력있게 빨아들이더니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다만, 강민 아빠의 막무가내식 폭행의 연유와 미나 엄마의 민욱에 대한 일방적인 애정이 이해가 되지 않아 좀 더 설득력있게 묘사되었음 하는 아쉬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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