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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 <유아식판식>의 저자 봉봉날다의 엄마성장기
김주연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6월
평점 :
'봉봉날다, 즐거운 엄마 일기' 블로그의 주인공 김주연 씨가 쓴 봉봉날다의 엄마성장기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를 읽어보았다.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엄마 노릇을 하느라 진땀 빼고 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직장에서 간혹 완벽주의자냐는 소리를 듣는 나는 내 아이를 키우는 일에서 만큼은 완벽하고 싶었다.
그러나 동재가 조금씩 커갈수록 자기 감정표현도 확실해지고 뭔가 내 뜻대로 모든걸 결정하고 키우기에는 불협화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육아에 스트레스가 쌓여갈 무렵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를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그동안 엄마는 아이를 일방적으로 사랑해 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아이는 무조건 보호하고 아끼고 사랑해줘야만 한다는 생각이 나를 지치게 할 무렵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그 작은 몸으로 있는 힘껏 엄마를 사랑한다는 것
육아란 누군가의 희생이 아닌 엄마와 아이가 서로 사랑을 주고 받는 일이라고 한다.
몸소 깨닫지는 못했지만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보니 아이의 예쁜 모습을 나를 사랑해주는 마음을 알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동재와 함께 할 때 나 또한 이렇게 하고 싶다는 구절을 몇가지 정리해보았다.
아이와 신나게 놀아줄 수 없을 때는 어떤 저지레도 눈감아주자. 더 재미있게 놀아주지 못한 나의 잘못이니까.
설겆이 하면서 동재가 놀아달라고 매달리면 뭐라했던 내 모습을 반성해본다.
너는 너만의 때를 가지고 있고, 그저 문제는 나의 인내심이다.
누워서 자는 문제는 안아서 많이 재웠더니 10개월즈음부터 아예 안겨서는 안자려고 하고 누우려하는 동재를 보며 기다리니까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먹는 문제는 나도 아직 걱정이 많다.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동재는 이유식 양도 적고 입자가 조금만 굵으면 소화시키기 힘들어한다. 기다리는게 맞는데 알면서도 참 힘들다는..
내 배 아파 낳은 내 새끼니까 내 말대로 움직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자라나길 기대하면서 정작 난 내맘대로 하려 했다는 생각이 들어 많은 반성을 해보게 되었다.
너를 좋게 기른다는 건 네가 좋아하는 일을 지겹도록 함께해 주는 것, 그리고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걸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제공해 줘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자.
좋은 장난감이나 책이 없어도 그냥 바닥에 누워 뒹굴뒹굴만 해도 까르르 웃는 동재를 보면 맞는 말이다.
한없이 서툴렀던 초보 부모는 누구의 잘잘못도 아니건만 서로에게 상처받고 눈물 흘렸다. 연인이 부부에서 부모가 되는 과정은 육아만큼 짠하다.
백일 전 잠도 부족하고 나도 서툴러 남편을 얼마나 딱아세웠던가. "자긴 퇴근이라도 하지만 난 퇴근도 없다며.."
이론과 현실의 괴리는 어마어마 하지만 책마저 보지 않으면 내 마음 다스릴 곳도, 힘을 얻을 곳도 없기에 조금은 간절한 마음으로 너와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골라 읽기 시작했다.
내가 피곤하면서도 잠이 부족하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아이에게는 더욱 이기적으로 사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시기를 충분이 누려야 그 바탕을 토대로 타인에게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도 자라날 수 있다.
이기적인건 안 좋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야겠다. 직업병인지 자꾸만 동재에게 중학생의 잣대를 들이대게 되는 내 잘못이 크네.
어쨌든 출산휴가 포함하여 육아휴직이 일년이 넘어가면서 지친 나에게 또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활력을 뿜어준 책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많은 초보맘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