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갈 용기 - 자유롭고 행복해질 용기를 부르는 아들러의 생로병사 심리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노만수 옮김 / 에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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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늙어갈 용기

-자유롭고 행복해질 용기를 부르는 아들러의 생로병사 심리학

수차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작가의 이력이 특이하고, 이 책은 아들러의 생로병사 심리학을 연구한 작가의 글이라는 것을 책 전반에 걸쳐서 나타내고 있다. 작가의 특이한 경험과 아들러의 심리학과의 특이한 교감이 운명적 연결체처럼 느껴진다.

늙어가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것도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자연의 섭리인데 왜 작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책을 접했고, 또한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의 헬렌 니어링과 자연스럽게 비교하면서 책을 들었다.

아들러는 직면한 인생의 과제를 회피하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현실을 해석하고 그렇게 현실을 받아들이면 확실히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이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여야 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인생의 과제에 부딪히고 그것과 ‘대화할 용기’가 필요하다. ‘대화’의 본래 뜻은 ‘로고스를 주고 받는다’이다. ‘로고스’는 ‘말’이고 ‘이성’이라는 뜻도 있다. 사고는 자기 자신을 상대로 행하는 토론이며, 그것이 외화된 형태가 대화다. 한편으로 사고는 영혼이 자기 자신을 상대로 소리를 내지 않고 행하는 대화라고 한다(플라톤, 소피트테스). 대화에서는 ‘누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무엇’이 문제가되어야 한다. 비판을 할 거면 생각 자체를 비판해야지 사람을 비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표명했는데 내용이 어떻든 무조건 반대한다면 처음부터 대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타자에 대하여는 대화할 용기가 필요한데 대화 성립의 조건을 ‘지식, 호의, 솔직함’이라고 한다.

대화 중에 간격을 적절하게 유지하지 못하거나 타이밍이 어긋나는 이유는 의미 내용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신체기관은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의 생존 능력을 배가시킨다. 아들러는 말한다. “정신은 늘 열등감 등으로 생기는 과로운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보상을 추구하는 정신의 메카니즘은 신체세계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다.” 늙어간다는 것은 곧 아픔과 더 자주 대면해야 하는 것이고, 아프다는 것은 곧 늙어간다는 신호다. 정신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보상을 추구하는 정신의 메카니즘은 신체의 세계에서도 똑같다고 아들러는 말한다. 아들러의 ‘생로병사 심리학’의 핵심 전제는 두가지다. 첫째, 인간은 이 세상을 자신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관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인지론이다. 둘째, 인생의 과제가 ‘어디에서’ 생겨났는지를 문제삼는 ‘원인론’이 아니라 ‘어디로’ 향해 가는가를 중시하는 ‘목적론’이다. ‘어디에서(원인)’이 아니라 ‘어디로(목적)를 물어야 한다고 아들러는 강조한다. ’불안‘도 마찬가지로 목적이 있다고 한다. 사실은 불안(원인)하기 때문에 인생의 여러 과제에 몰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숱한 과제에 진지하게 몰두하지 않기 위해서(혹은 회피하기 위해서) 불안이라는 감정을 우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들러의 심리학의 주지대로 불행을 극복하는 용기와 인내력을 갖고 과거가 아닌 미래로 눈을 돌려 미래를 향한 물음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병은 몸말에 관한 문제 즉 자신과 신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인 것이다.

나이 듦을 ‘행위의 차원’이 아니라 이른바 ‘존재의 차원’에서 인정하는 것, 부모가 어떤 상태에 있어도 ‘살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어한다. 죽음에 대하여는 책임질 용기가 필요하며, 결국 마지막으로 작가가 주장하는 결론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하여는 행복해질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로병사에 대한 아들러의 심리학을 작가의 경험에 녹여서 어떤 때는 철학적으로 어떤 때는 아주 현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다만 헬렌 니어링의 책을 읽었던 기억처럼 마음 속 깊이 기대하였던 감동의 물결이 오기 보다는 생노병사에 대하여 조금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이지만 점점 이 문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다가가는 것은 자식이 크는 만큼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느끼며 자조한다. 그러면서 결국 작가가 주장하는 결론처럼 나 자신을 위해 행복해질 용기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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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어도 제주 부동산 사라 - 현지 부동산 고수의 생생 투자 가이드
차경아 지음 / 일상이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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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어도 제주 부동산 사라 - 현지 부동산 고수의 생생 투자 가이드

제주를 방문하면 그 매력에 빠지지 않는 이는 드물 것이며, 누구나 한번은 제주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은 생각을 하는 것은 유독 나만 아닌 것 같다. 대한민국에 부동산 광풍이 여러 차례 지나 갈 때에도 제주는 다소 태풍의 안전지대였는데, 이제 뒤늦게 제주에도 부동산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국제적인 투자처로 말이다. 국민소득이 상승하고 해외여행을 해 봐도 제주만큼 큰 매력을 주는 관광지는 드물다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제주만의 특이한 ‘신구간’과 ‘년세’ 등이 있다는 점. 농가주택 매입, 하수도 설치와 구가옥 철거나 농가주택 리모델링 시 주의사항은 아주 유익하고 특이 했다. 제2부에서 공항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 그리고 한라산의 산기슭을 한 바퀴 돌아보는 중산간 현장답사는 아주 구체적이고 현지에서 지도를 보고 독자에게 맞는 장소를 찾아주게 하는데 아주 유용한 것 같다.

10년 전에 제주의 매력에 푹 빠져서 경매 등을 통해 집이나 펜션을 하나 사고자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정말 집값이 저렴했지만 투자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현실적으로 충분한 자금이 없었다는 직접적 원인 이외에 과연 내가 집을 사서 얼마나 자주 가보고 관리할 수 있을 까 하는 회의가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아직도 하고 있는 처지에 1년에 1번 제주에 가면 간신히 잘 간 것일 것이다. 부동산은 가까이서 관리할 수 있는 입지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모토였다.

책의 내용은 작가가 공인중개사업을 직접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적은 책이라 무척이나 구체적이다. 그래서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지는 역설을 겪는다. 국제적인 투자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국민경제적 측면, 지리환경적 측면, 정부 및 제주시의 정책적 측면 등에서 기술하고, 그러한 사례로서 여러 구체적인 예와 경험을 들어준다면 더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다음에 제주에 갈 때에는 이 책 덕분에 좀 더 유심히 제주의 지리 등을 눈여겨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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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학 백과사전 - 마음의 인문학 심리학 백과사전 1
김문성 엮음 / 스타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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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학 백과사전 : 관계를 움직이는 심리학의 모든 것

고등학교 시절에 “바디 랭귀지” 비슷한 제목의 미국 심리학자 책을 번역한 책(검색해 보니 없음)을 읽었는데, 무척이나 신기하고 세상 사람을 다 파악하고 조종할 수 있겠다는 얼치기 자만감에 빠져서, 이것을 친구들에게 떠벌리며 자랑했던 유치한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책이 심리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때 읽었던 책이랑 이 책은 너무나 비슷한 구조와 내용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의 눈동자 위치, 손짓, 몸짓, 언어, 옷차림새, 색깔, 헤어스타일, 안경, 악세사리 등을 보고 상대의 심리를 파악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미 이를 알고 있을 수도 있고, 또 아무리 많은 심리학 책을 연구해도 한 길 사람 속을 모를 수 있기도 할 것이다.

평소 민감성이 탁월한 사람은 굳이 심리학 책의 도움없이도 상대의 성향이나 기분을 그때마다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물론 이러한 책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욱 용이하게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이러한 책의 도움을 받더라도 이를 감출 수 있는 것이 사람이고, 상황이나 예외적 현상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이를 과신해서도 자만해서 인간관계를 쉽게 속단하여 망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기억은 오래 가지 못해서 눈동자 위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하나하나 기억할 수도 없고, 보통은 자기 생각과 말을 정리하기 바빠서 상대의 움직임 하나하나 체크할 수도 없을 것이고 이러한 모든 것을 머리에 넣고 상대를 파악하고자 하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상대를 속셈을 노심초사하여 알아내야겠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한 불안과 초조가 도리어 상대에게 들킬 수 있을 것이다. 어설프게 심리학을 응용하려고 하지 말고,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는 그냥 천천히 여유를 갖고 진실된 마음을 갖고 나 자신이 지나치게 욕심을 안 부리면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고 본다. 상대를 파악하기 전에 자신부터 파악하고 평정심을 갖고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한다(知彼知己 百戰百勝).

이러한 책은 우리가 이미 본능적으로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미 터득한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라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과신은 금물이라고 본다. 그러한 전제 조건에서 천천히 읽어보고 특히 분홍색으로 편철하여 읽기에 눈이 좀 아프긴 하였지만 제일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인간관계의 기술 1, 2”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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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방정식의 비밀 - 완벽한 생각으로 가는 인문학적 공식
이동조 지음 / 나눔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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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방정식의 비밀 - 완벽한 생각으로 가는 인문학적 공식

창의방정식 그 자체가 참 창의적이다. 7080 주입식 교육 세대에게는 창의적으로 뭘 하라고 하면 겁부터 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창의적인 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는 되었다. 작가가 주장하는 창조 프로세스는 세상만물 세상만사가 모두 같은 창조 프로세스를 거쳐 나왔으며, 앞으로도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질문해 온, 앞으로 질문해 올 모든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창의방정식에 대한 답은 Xyⁿ=ab 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참 황당하기까지 한 주장이지만 인간을 배제한 자연과 세상의 창조과정을 꼼꼼하게 관찰하여 창조가 이루어지는 전체 절차를 포착한 다음 전체 절차를 압축하여 간단한 패턴을 만들고 창의하는 패턴에서 공통적으로 뽑아낸 원리를 간단한 수학공식처럼 정리한 인문학적 개념의 ‘창의방정식‘이 무수한 창조 작업에서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지 다양한 분야에서 주변 일상의 사례들을 들어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을 보면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하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사람은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밖에 보지 않는다”고 했는데, “현실은 아주 끈질기기는 하지만 그저 하나의 환상일 뿐”이라는 아인슈타인도 동일맥락의 말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창의성이란 바로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이나 환상을 버리고, 이미 있는 그대로를 보는 눈을 갖는 것이다. 창의로 가는 아주 간단한 방법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아집, 드러나는 현상에만 사로잡힌 ‘나’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내 생각은 틀렸다’는, 진실로 거부하고 싶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출발해 진정한 창의의 세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가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며, 창의방정식의 비밀이라고 작가는 주장한다.

 

이러한 작가의 주장이 과연 통념적으로는 받아들일 수는 없다하더라도 보편타당한 공식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오히려 이 창의방정식이 도리어 창의성을 방해하지 않을까, 아니면 그 자체가 도그마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의 생각이 너무 굳어져서 인가 아니면 이미 기성세대에 편입되어 있어서 새로운 혁신적인 방정식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인가 나 자신에 대한 의구심도 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작가가 주장하는 'T'자형 인간을 지향하고 있지 않는지 반성도 해본다.

작가가 말하는 ‘T'자형 인간은 자기 분야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에도 두루두루 일가견이 있는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다양한 전문 영역들을 알면서 그 영역들의 지식과 정보를 전문성 있고 깊이 있게 아는 'T'자형 인간이 바로 21세기형 인재상이라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창의성이란 ’깊이 있는 지식‘이나 ’폭넓은 지식‘과 같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환경에 실시간 대응하고 끊임없이 두근두근 반응하여 새로운 조합을 찾아내는 생각의 힘이다. T자형 인간처럼 지식과 정보에 고정돼 있다면 일단 창의의 실패다. 창조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어야 진짜다. 두근두근 반응이 포함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반드시 한계에 직면한다. 이제 주목해야 하는 것은 T자형 인간이 아니라 그 어떤 새로운 인간형이다. 창의성의 시대에 창의성의 눈을 가진 인재라면 ’T'자보다는 오히려 ‘아’자형과 어울린다.

‘아’자형 인간의 모형은 ‘창의적인 무대 세팅’ 능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창조 프로세스를 반영하고 있다. 진정한 창조자가 되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지식’이나 ‘폭넓은 지식’, ‘융합’같은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보이지 않는 무대를 읽고 세팅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창조는 반드시 무대라는 공간에 시간의 프로세스를 거쳐 완성된다. 새로운 창조는 무대세팅(O)→시대의 변화와 다양한 분야의 접목과 만남(l)→두근두근 반응하여 새롭게 조합된 지점(ㅏ)→콘셉트가 구체적인 형식을 갖춰(ㅡ)→창조(·)로 시간의 흐름을 타고 완성된다. 이 창조 프로세스를 포착하고 통찰하여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인간이어야 한다. 이러한 ‘아’자형 인간이 작가가 말하는 창의적인 인간형이다.

 

작가가 책에서 수없는 사례로 창의방정식 Xyⁿ=ab를 예시하여 설명하고 있으나 조직 안에서 팀 창조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하는 예시가 가장 가슴에 와 닿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하나의 무대 안에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모순, 대립되는 음과 양을 집어넣어 두근두근 조합시키는 능력이 창의성이다. 팀 창조의 프로세스 역시 마찬가지다. 모순과 음양이 조화될 수 있게 만드는 비법은 그것을 모두 포함할 무대를 공유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팀 창조는 먼저 하나의 비전과 근원적인 가치(X) 속에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팀원들(yⁿ) 하나로 두근두근 세팅하는 일이다. 그 공유된 하나의 무대는 수많은 사람들을 긴밀하게 연동시킨다. 이 연결을 통해 분명한 “왜?”를 공유한 이들은 어떤 명령이나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이 원하고 바라기 때문에 창조의 결말을 향해 움직인다.

“먼저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등의 일을 하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주라.” 생텍쥐베리의 말이다. 여기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등의 일’은 yⁿ이고,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이 X이다. X가 yⁿ을 우선한다. 진정한 리더는 먼저 비전이라는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무대 X가 세팅되었다면 10만명, 100만명이라도 동시에 연동이 가능하다. yⁿ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무대에 연동된 이들은 능동적으로 동기부여 된 강한 개인들이다. 이들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주어 창조로 가는 임무를 분담시키고 전체 프로세스를 완성시켜 창조로 나아간다. 이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창의성의 무대 위에 팀을 조합시키는 것이다. 개인(y1) 보다는 팀(yⁿ)이 더 창의성에 부합하는 이유이다. 그러니 단기적으로 개인이 팀을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끝내 창의 방정식의 창조 프로세스를 따르는 팀이 개인을 이기도록 돼 있다. 언제든지 개인보다 팀이 창의적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뭔가 일이 안 되거나, 일이 꼬이거나 실패를 거듭한다면 개인을 벗어나 팀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맞다. 창의 방정식은 바로 그들의 생각방식이 가지고 있는 모순관계를 배척하지 않고 하나의 무대 위에 공존시킬 수 있을 때, Xyⁿ=1의 원리에 의해 창조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면 창의할 수 없다.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없다.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다면 이미 죽은 것이다. 관심사가 다르고 능력이 다르고 음과 양, 모순과 양자택일의 사고방식이라도 어떤 무대 위에 올라서면 그들은 위대한 한 팀으로 뭉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보이지 않는 무대를 발견하고 보이지 않는 비젼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그 안에 서로 다른 능력의 사람들이 두근두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세팅해 낼 줄 아는 사람이 창의적인 리더가 된다.』

 

작가가 책 제목에서 말하는 완벽한 생각으로 가는 인문학적 공식이 자연과학에서처럼 존재할 수 있을까? 물론 아주 긴 역사의 흐름을 두고, 그 추세를 분석하거나 한정적인 틀 안에서 유형을 도출해 낼 수 있겠지만 일정한 공식을 만들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창의의 유형이 수천만가지인데 이를 곱한 환경의 변수 또한 수천만가지이라고 할 수 있기에 아메바와 같은 존재가 수억년 동안 아메바로 정체되어 있는 존재가 있는가 하면, 똑같은 아메바와 같은 존재가 수억년 동안 수천만가지의 생물로 진화하기도 하고, 우리 인간처럼 가장 창의적인 존재로서 자가 창조 변모할 수 있는 존재도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보며, 향후의 인류는 또한 주어진 틀이나 공식에서가 아니라 수많은 변수 속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면서 진보하리라 본다.

작가의 독특한 추론과 합당한 예시가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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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민낯
신동윤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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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공산주의국가의 쇠퇴와 더불어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그 동안의 국제질서를 지배하였던 정치체제였다면 최근 중국의 부상과 함께 양극체제의 부활 혹은 다극체제로의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물론 논란의 중심에는 당연 중국이 있고, 우리나라와 인접하여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국가가 중국이 아닌가 하며, 앞으로도 세계 역동성의 중심에서 계속 상호 작용하리라 본다. 이 책은 이러한 격변하는 중국에 대한 실체적 접근을 통하여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느껴지며, 중국에 대한 개론서 혹은 안내서라고 할 수 있고, 작가의 오랜 중국 생활과 연구에서 우러나오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어느 정도 정치적 민주화를 달성한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현상과,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의 발전하는 모습이 20년의 차이를 두고 너무나 닮았다고 하는 점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에 자본주의식 계층 분화가 시작되었고, 신흥부유층의 형성 과정이나 사회계층의 세습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심각한 양극화 문제까지도 판에 박은 듯이 유사하다. 또한 개혁개방 이후 경쟁 중심으로 짜인 교육구조로 인해 비대해진 사교육 시장, 외모지상주의 문화 풍토, 체면을 중시하여 결혼 비용 평균이 베이징 202만위안(34천만원)인데 이는 2014년 베이징 샐러리맨의 평균 연봉이 84천위안을 봤을 때 26년을 한푼도 빠짐없이 모아야 결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 주택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소득에서 지출되는 임대료 비율도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까지 닮았다. 세계은행은 PIR지수(연간 소득분의 구입 가능한 집값)를 소득대비 5:1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미국은 3:1, 일본은 4:1수준이지만 중국은 평균 10~20:1에 달하는데 이도 한국과 유사하다. 한국인의 시각에서 적은 中國書라서 그런지 그런 유사한 점만 눈에 띄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많이 닮았다.

물론 동아시아적 문화 유산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고, 유교와 불교 등의 정신적 가치도 유사하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결론일지 몰라도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두렵기조차 하다. 안타까운 것은 자본주의 경제 방식을 채택하면서 한국의 각종 부정적인 천민자본주의 모습까지도 너무나 닮았다는 측면이고, 두렵다는 것은 정치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종속을 염려해야 하는 측면이다.

 

이 책을 보면서 중국의 각종 문제가 모순 구조의 심화에서 나온다고 생각해본다.

먼저,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공산당의 일당 정치체제가 상호 모순이다. 계획경제를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업의 부담은 경감시키고 개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개혁을 진행했다. 개혁의 기본 방향은 계획 경제의 메커니즘에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중국 정부는 정치와 기업을 분리시켜 국영기업의 경영자주권을 보장해주었다. 이렇듯 경제체제는 자본주의식인데 정치체제는 공산당의 일당체제인데 얼마나 공존할지, 얼마나 지속될지 많은 의문이 든다.

둘째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공자 부활 정책 자체가 아이러니다. 공산주의 이념은 유물론이고 공자의 사상은 유심론이 핵심인데,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두 사상을 어떻게 조화롭게 활용하는지 궁금하며, 탄압받았던 공자 사상이 어떻게 부활할 수 있었는지 작가가 설명한 것은

(1) 중국 정부와 공산당 입장에선 개혁개방으로 약화된 사회주의 이념의 빈자리를 대신할 구심점이 필요했는데, 서구종교와는 달리 현실에 기반을 두어 평화롭고 조화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인 공자의 사상을 사회를 통합할 새로운 이념으로 추구하는 것은 모순적이면서도 중국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통치철학과도 일치한다는 점이다. (2) 세계 각국은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한 이후 패권을 추구할 것이라는 중국위협론을 제기하며 중국을 경계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는 이를 희석하기 위해 인간의 도리와 예절을 강조한 공자를 내세움으로써 중국의 성장이 패권이나 팽창주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3)중국공산당의 통치 이데올로기인 小康社會, 大同社會, 화해사회 건설은 공자의 사상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논리로, 중국공산당의 목표와 공자가 바라던 이상향의 목표가 일치하기 때문에 공자의 사상을 통해 공산당 지배의 정통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4) 공자의 인의예지 사상은 한자녀 정책과 입축 성장만을 추구하면서 잃게 된 젊은 세대의 인성교육을 바로잡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셋째, 경제발전과 빈부격차의 심화되는 모순 구조다. 세계경제의 G2로서 연평균 성장률 10%, 향후 미국의 경제규모를 뛰어넘는 경제 발전 속도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중국 경제가 다원화되면서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에 의해 부유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났지만, 한편으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양극화 문제도 심각해지는 부정적인 모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넷째,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반드시 호구제도가 자리 잡고 있는데, 개혁개방 이전까지 농민이 도시주민으로 전환된 사례는 연간 1.5%에 불과할 정도로 도시와 농촌간 계층 이동은 거의 불가능했을 정도로 계층구조가 고착화되어 가고 있고, 빈부격차와 사회복지 제도 및 대학입시 제도까지 호구제도로 인해 파생되는 각종 사회문제가 있다.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의 변화를 보면서 과연 북한이 이러한 개혁개방정책을 답습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중국의 미래는 분명 암울한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의 두 요소가 있지만, 어떤 측면이던지 한반도 정세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 어쩌면 미국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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