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등을 맞대면
무르르 지음 / 킨더랜드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관계의 밑바닥을 마주하게 된 혹독하게 시린 2025년의 겨울, 그림책 《너와 등을 맞대면》은 꽝꽝 얼어붙어 있던 제 마음을 조용히 녹여준 책이었습니다.

벽에서 등을 떼고 걸을 수 없는 한 소년이 등장하고, 광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등을 기댈 벽이 없다는 이유로 언제나 혼자일 수밖에 없는 소년의 모습은 관계 속에서 멈춰 선 제 마음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소년은 매일 밤 내일이면 꼭 벽에서 등을 떼고 걷겠다고 다짐하지만 두려움은 늘 소년을 붙잡고, 결국 같은 하루를 반복하며 지쳐갑니다. 그런 소년에게 어느 날 손을 내미는 한 소녀가 나타나고, 혼자 걷는 대신 등을 맞대고 함께 걷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소년은 과연 다시 걸을 수 있을까요.

소년이 홀로 견뎌온 시간의 색과 소녀와 함께한 시간의 색은 분명 다르게 느껴졌고, 특히 소년의 외롭고 긴 시간을 달로 표현한 작가의 시선은 읽는 내내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 책은 지금 관계의 긴 터널 속에서 혼자 멈추기도 하고 다시 걷기도 하며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런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저에게도 이 책은 큰 위로가 되었는데, 그런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다시 믿어도 괜찮다고 조용히 말해주는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올겨울, 마음이 시린 분들께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온기를 건네는 그림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답다는 건 뭘까?
사이하테 타히 지음, 아라이 료지 그림, 정수윤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답다는 건 뭘까』는 ‘아름다움’이라는 익숙한 단어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섬세한 그림책입니다. 일본의 젊은 시인 사이하테 타히는 짧지만 깊이 울리는 문장으로 아름다움의 본질을 질문하고, 그림책의 대가 아라이 료지는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구성으로 그 질문에 시각적 울림을 더합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하나의 풍경처럼 장면이 가슴에 스며들고, 독자는 자연스럽게 ‘나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어린이에게는 감성의 눈을 열어주고, 어른에게는 잠시 멈춰 마음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특별한 그림책입니다.

정갈하고도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해주는,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아라 나비야 밤이랑 달이랑 10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아라 나비야》는 작은 생명에 대한 연민에서 시작해, 회복과 용기의 메시지로 확장되는 감동적인 그림책이다. 바닥에 앉은 나비를 향해 아이들이 숨을 불어 넣으며 “다시 날아가길” 응원하는 장면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생명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의 표현이다. 나비가 밟힐 위기에 처하는 순간 독자는 긴장과 불안을 경험하지만, 이야기 속 나비는 완벽한 힘이 아니라 ‘다시 날아보려는 마음’으로 날개짓을 시작한다.

작가는 노랑과 검정의 강렬한 대비를 통해 생명의 연약함과 동시에 내면의 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멈춰 있던 나비가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는 순간 독자의 마음에도 따뜻한 바람을 일으킨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정서적 회복탄력성을 길러주고, 어른들에게는 멈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용기를 건네는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날아라 나비야》는 자연 속 작은 생명과의 만남을 통해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다시 날아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책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조용하지만 분명한 응원을 전하는, 반드시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오 씨와 뜨렌비팜 참좋은세상 2
이상미 지음, 정희린 그림 / 옐로스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오 씨와 트렌비팜》은 낯선 땅에서 고향의 작물을 가꾸며 살아가는 타오 씨와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바나나, 망고, 줄콩, 공심채 같은 이국적인 작물이 자라나는 농장 속에서, 사람들은 고향의 향기와 맛을 나누며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

이 책은 단순히 식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주민의 삶과 문화가 어떻게 일상 속에서 연결되고 존중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어린이에게는 다양성과 존중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하고, 어른에게는 다름 속에서 더 풍요로워지는 삶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낯선 곳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타오 씨의 마음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다. 낯선 문화와 언어 속에서도 익숙한 향과 맛이 큰 위로가 되듯, 이 책은 독자에게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곧 우리를 잇는 힘임을 일깨운다.

《타오 씨와 트렌비팜》은 가정에서는 가족과 함께 고향 음식을 이야기 나누거나 시장에서 새로운 채소를 찾아보는 활동으로, 영유아기관에서는 작은 화분 심기나 다문화 요리 체험으로 확장해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자연과 음식, 그리고 사람을 이어주는 이 그림책은 아이와 부모, 교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읽기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 - 프로 디자이너에게 묻고 싶은 디자인이라는 일
Ingectar-e 지음, 이소담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자인, 100가지 질문의 답》은 디자인이 생활 속에서 얼마나 필수적인가를 친절히 보여주는 실용 그림책 같은 안내서입니다.
책은 클라이언트, 레이아웃, 폰트, 배색, 인쇄, 학습 방법, 그리고 마음가짐까지 — 디자이너가 마주할 수 있는 100가지 질문에 알차게 답합니다.

현장에서 막 디자인을 배우는 초보 디자이너는 물론, 의뢰를 준비하는 클라이언트까지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디자인의 언어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실제 현수막·포스터·안내문 제작에서 흔히 겪는 “이 폰트가 맞을까?”, “색의 조화는 괜찮을까?” 하는 고민들을 풀어주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디자인 감각을 키우게 됩니다.

생활 속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독자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