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 먹어도 될까요 - 약국보다 더 친절한 약 성분 안내서 edit(에디트)
권예리 지음 / 다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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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해보니 살면서 넘 쉽게 이약 저약 먹고 살아왔다.

어릴때 해열제, 배 아플때 지사제, 치과 다녀와서 진통제...

그냥 의사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주는대로 받아(?)먹으면서 왜 난 지금까지 어떤 궁금증도 갖지 않았을까.

내 몸과 내 몸에 들어오는 약 성분에 대해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꼼꼼이 보려는 마음에 이 책을 연다.

약국보다 더 친절한 약 성분 안내서라는 부제가 정감있다. 매일 먹다시피 하는 30가지 약, 성분에 대한 이야기가 조곤조곤 깔끔하게 쓰여있다.

한참 책을 넘기며 보는데 딸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머리 아파서 브루펜 먹는다고 한다. 약? 브루펜?

잘됬다. 브루펜이 어디있더라. 빠르게 책을 스캔한다.

워낙 잘 팔리는 약(?)이라 무려 1등으로 소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해열 진통 소염제인 '이부프로펜'이다.

10초만에 스캔해서 아이에게 급질문 시작!

나: 딸. 너가 지금 먹는 약, 브루펜 부작용이 먼지 아니?

딸: 아니 몰라.

나: 아빠가 알려줄께. 약이라도 알고 먹어야 되니깐. 사실 부루펜의 정확한 명칭은 이부프로펜이야.

이건 엔세이드라고도 부르고 프로스타글란딘이란 놈을 몸에서 몰아내는 역할을 한대.

딸: 아빠. 어렵다. 그냥 나 약 먹을께.

나: 밥 먹었어?

딸: 아니, 아직. 그냥 약부터 먹으려고.

나: 아냐아내. 안전하다고 입증은 됬지만 한번에 막 10알씩 먹거나 1시간마다 계속 복용하면 안전하지 않대. 대표적 부작용이 바로 위장장애야~ 일단 밥부터 먹고 먹는게 좋을 것 같아.

이 책은 31 베스킨 라빈스처럼, 30가지 우리가 주로 먹게되는 약을 쏙쏙 뽑아서 읽을 수 있는게 장점이다.

특히 요런 알찬 구성이 맘에 든다. 예를 들어서 설명한다면...

[약이름 no.00]

1. 대표 제품 -> 용법 -> 복용간격 -> 24시간 최대용량 -> 임신, 수유 ->주의점

2. 작용: 이 약은 이런 일을 해요~

3. 부작용: 이런 점을 주의해야 해요~

4. 복용법: 이렇게 먹어요

5. 더 알아보기: 진행 중인 임상실험!...알레르기.. 여러가지 성분

약사인 저자분이 알려주신 제일 중요한 한 마디는 바로 이것이다!

"약을 잘 알고 먹으려면 한 가지 습관만 바꿔라. 약을 제약사들이 붙인 제품명이 아닌 고유한 성분명으로 부르는 것!"

퀴즈를 낸다면 이렇다. 에드빌, 부루펜, 캐롤에프, 모트린은 어떤 약 들일까?

넘 어려운 문제로 보이지만. 포장상자에 아주 작은 글씨가 바로 힌트이다.

이 약들의 모든 성분은 바로 '이부프로펜'이다.

부루펜이 아닌 '이부프로펜'이라고 기억하고 부르기!!! 이것만 명심.

제품명에 숨은 비밀, 왜 식후 30분에 먹어야 하는지, 약 모양으로 제품명을 추리할 수 있다는 팁 등

넘 실생활에 유용하고 유식해지는 건강한 지식들이 많다.

그냥 소설 읽듯이 하는 것보다는 상비약을 항상 집에서 갖추듯이 이 책을 두고 약국에서 약을 받아왔을 때

어떤 성분인지 찾아서 읽어보고 복용 시 주의하는 용도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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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합시다 새소설 6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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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두 글자가 주는 매력과 카타르시스가 있다.

수 많은 영화와 소설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이 두 글자의 주제는 고전부터 셀 수 없이 많은 것 같다.

계속 다루어진다는 것은 사람들의 기억의 한 켠에 이 두 글자가 각인되어 있고 그 기억을 재생시키는 힘이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복수를 합시다. 이책은 제목이 참 노골적이고 쿨하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에서 무심코 책을 집어든다면 진공청소기처럼 나를 빨아당기는 바람에 마지막 장까지 붙잡고 읽어버렸다. 몇 페이지만 보자는 맘으로 시작했는데 대박...!!!

사실 복수의 테마는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나는 그리 즐기진 않는다.

복수는 결국 폭력을 폭력으로 응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고, 폭력을 폭력적이게 느끼지 않고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주인공이 당하는 첫 폭력은 더 무자비하고 비인간적이게 그려지고, 그에 대한 인과응보로서 주인공이 가하는 복수의 폭력은 정의의 칼처럼 그려지는 단순한 공식이 싫어서다. 폭력의 포르노그라피? 자극에 대한 더 큰 자극들이 난무할 수 밖에 없으니까..

이 책을 읽은 소감은 일단 흡인력이 있고 반전의 매력이 대박인 이야기꾼의 소설이다 라는 것.

특히 우리네 삶의 어두운 한 자락, 신문과 뉴스에서 떠들어대던 웹하드, 리벤지 포르노(이 용어 정말 별로다. 차라리 디지털성폭행이 더 정확한듯), 지우고 지워도 살아나는 좀비같은 범죄 영상물 속 피해자가 나오는 이야기다.

특히나 우리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느 새 가해자의 삶을 살고 있고, 다시 피해자가 되고 다시 가해자가 되는 정말 충격적 쳇바퀴를 작가는 노련하게 이야기로 담아낸다. 책의 스포를 하지 않고 큰 줄거리만 꺼내보면...

주인공은 웹하드 회사에서 일하는 초식남 직딩이다.

웹하드의 불법 영상물로 떼돈을 번 악덕 사장이 일베나 오유처럼 대박 게시물을 터뜨려 회원들을 다시 주워모으려는 원대한 계획을 지시하자 이 초식남은 가상의 사연 짓기에 나선다. 이 대목은 정말 현실적이어서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나 유명한 게시판들이 이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각자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게시판을 섭렵해나가는 그들..

주인공은 이혼을 앞둔 여성 전문..

옆자리 해용 씨는 여성들에게 비난받는 남성 사연 전문...

맞은편 상희 대리는 시댁에 시달리는 며느리 사연 전문 작가이다.

첨에 죽지못해 어거지로 창작의 고통에 뛰어든 그들이지만 나중에는 정말 작가처럼

어느 대목에서 사람들이 열광하고 분노하고 조회수가 대박을 치는 지 패턴을 읽어내는 재주까지 이르게 된다.

한참 재밌게만 진행될 것 같은 이 소설은 주인공과 지인들이 시련을 당하면서 빠르게 전환된다.

그들에게 이야기 속 가상의 시련이 아닌 정말 그들의 삶을 괴롭히는 나쁜 놈들이 현실에 나타난다.

가상의 이야기로 조회 수만 높이려는 사연 분노 유발자였던 그들이 자신의 문제로 고민에 빠지고,

하소연할 곳도 없을 때 하나 둘 익명의 복수 대행 모임에 우연히 가입하게 되는데...

그 뒤는 정말 반전의 반전 이야기라 스포가 되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말을 아끼는게 좋겠다.

온라인, 익명, 무한히 복제되는 디지털 컨텐츠, 사랑을 가장한 폭력, 사랑을 도용한 디지털 범죄들...

디지털에서 성이 얼마나 잔인해지는 지 우리는 N번방 범죄를 보며 다시 생각해본다.

복수를 하면 예전의 나로, 그 일이 있기 전에 나로 돌아갈 수 있다면 복수는 무조건 해야한다.

복수를 하면 나는 어떤 내가 될까. 더 행복해질까. 그 행복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

용서를 하면 나는 어떤 내가 될까. 더 행복해질까. 그 행복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

영화 밀양에서 전도연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아들을 돈 몇푼에 눈이 어두우서 유괴해서 죽이기까지 한 살인자. 철천지 원수.

고통 속에서 교회에 나가게 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를 용서하기로 큰 결심을 하고 면회를 가는 그녀.

용서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그 살인자는 이미 자신은 감방에서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해서

이미 자신의 죄를 용서받았다고. 어쨌든 고맙하는 그 말에 이성을 잃어버린다.

내가 그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이미 죄 사함을 받았다고, 그게 말이 되냐고.. 악을 쓰던 그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어렵다. 복수는 어렵다. 용서는 어렵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복수를 합시다.

복수를 합시다.

복수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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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의 가르침
셔윈 B. 눌랜드 지음, 명희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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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 하는가? 삶의 아름다운 매듭은 불가능한가?

이 책은 50년간 무수한 죽음을 접해온 의사가 전하는 메디컬 에세이이다.

얼마 전 읽었던 <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는 어쩌면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익살스럽게 그려내었다면,

이책은 의사가 쓴 책이라 아무래도 의학적 지식을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어 좀 무거운 느낌이 있다.

사실 솔직히 그냥 누워서 아무 생각없이 볼 수는 없는 책이다. ^^


저번 주말에 가벼운 맘으로 살짝 읽기를 시작했다가, 학창시절 생물? 이나 과학시간에 보고 수십?년간

보지 않았던 심장 모식도(좌심방, 좌심실, 우심방, 우심실)을 보고 헉..하고 놀라서 몇 장 읽다가 덮고 잠이 들었다.

그러다 안일한 생각을 접고 휴가를 낸 어느 평일에 커피와 도서관으로 단단히 벼르고 이 책을 들고 갔다.

꼼짝않고 배수진을 치고 5시간 동안 읽고 완독을 하게 된다.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리뷰를 쓴다.

첨에 중간중간 나오는 그 생물학적, 의학적 내용의 지뢰가 있었지만. 그 것조차 내가 알면 도움이 되면 됬지 해 되는 일은 아니다 싶어서 정말 안 읽혀지는 부분도 몇번을 생각하며 읽고 이해하고 넘어갔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이 주는 솔직함, 인간에 대한 애정에 뭉클해지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이 책의 저자는 그냥 우리 같은 일반인이나 문과 계열의 감상적인 작가가 아닌 의사이자 대학교수이다.

그러니 아무리 쉽게 쓴다고 해도 의학적인 내용을 최소한 담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신체의 기능, 바이러스가 침투해올 때 우리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아예 우리가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큰 병에 걸려서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또 죽음을 맞이할 때 막연한 공포로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 우리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병과 그 메커니즘을 간단하게라도 머리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도움이 된다.

전에는 그저 막연히 심장마비, 고혈압, 암, 치매, 노화, 에이즈 등에 대해 무서운 질병이라는 정도의 생각만 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생생하게 그 병이 어떻게 신체를 공격하고 각 부위를 무력화시키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지 굉장히 쉽게 이해가 되고 도움이 되는 지식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아버지가 협심증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기억이 있는 나에게 제1장. 발렌타인의 몰락은 더욱 실감나고 생각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할머니와 주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고 결국 뇌졸증으로 할머니를 떠나보네게 된다. 그는 의사가 되어 할머니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하여 큰 병이 아닌 것처럼 안심시켜주지만, 그 사실은 결코 할머니를 더 편안한 상태에서 보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할머니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연극은 계속되었지만, 그 연극은 할머니의 마지막을 기쁘게 하지 못했다는 것을.

한 세대가 반드시 물러나야할 이유를 제시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우리에게는 죽음으로써 또다른 성장을 이루어야 할 때가 찾아온다. 주어진 시간을 다 산 뒤에 남의 것을 탓할 수는 없다. "

우리는 조금이라도 생을 연장시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산 뒤에 남의 것을 탐하는 것은 과연 선일까..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지금 숨쉬고 있는 것은 우리의 앞 세대가 그 자리를 내어주었기 때문인 것이니, 올바른 죽음은 우리가 다음 세대에 주는 선물과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얼마전 어머님께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셨다고 나에게 알려왔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언제든 나이에 관계없이 죽음은 예고하지 않고 찾아올 수 있다는 것.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가는 길을 보다 아름답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존엄사가 아닐까..

의료진들의 실험, 그들의 의학적 도전에 따라 마지막 호흡을 마치는 삶이 과연 바람직할까?

저자인 셔윈 B. 눌랜드는 안락사에 대하여 존엄한 죽음에 대한 내용에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그의 생각은 평소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과도 상당히 일치했고, 그의 고민과 단순한 삶의 연장에

회의적인 그의 솔직함, 연극을 더 이상 하지 않으리라는 그의 선언또한 마음을 많이 두드린다.

책을 덮고 밖에 나와서.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마음에 품고 있던 하나의 일을 마무리하러 길을 나섰다.

근처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찾아갔다. 상담사와 잠시 면담을 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했다.

호스피스의 도움을 받을 의향이 있느냐고 하여 있다고 했다. 등록에 걸리는 시간은 정말 짧았지만,

등록이 끝나고 문자로 등록되었다는 받고나니 오늘 하루를 이 책과 함께한 결론으로 나쁘지 않고 뿌듯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저자인 셔윈 B. 눌랜드의 도움으로 오늘 또 한걸음 존엄사에 다가가려는 작은 발걸음을 띄우게 된다. 원치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죽음에 이르러 의학적인 연명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는 평소 결심을 제정신이 있을 때 실천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 등록하며 상담사에게 제가 가장 나이가 젊은 편인가요?라고 물으니 아뇨. 며칠 전에 20대 초반 여대생이 왔었는데 그 분이 가장 연령대가 낮았다고 하셨다. 그 학생분은 대학교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사전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소개받고 그 취지에 공감해서 바로 실천하러 등록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멋진 분이다.

건강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유한한 삶을 보다 보람되게 하고 싶어하는 것이 우리의 바램이다.

나로 인해 나의 마지막 순간이 소중한 사람들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거나 지키게 하지 않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해본다. 좋은 실천으로 이끌어준 이 책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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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
다스슝 지음, 오하나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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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라는 책을 읽었어요 대만의 장례식장 직원이자 인터넷 인기 필자, 베스트셀러 저자 "다스슝"이 쓴 책이라고 하네요.

다스슝의 자기 소개.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고 거침없는 자기 소개.

이 자기소개부터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에요. 넘 매력있는데 이 사람? 쿨내 풀풀...

"내 이름은 다스슝, 아무 생각 없는 뚱보 오타쿠입니다.

한 때 현금수송차량 기사와 요양보호사로 일한 적이 있으며 현재는 장례식장에 근무합니다.

나는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집이나 차를 살 생각도 없고, 여자 친구를 사귈 마음도 부자가 될 마음도 없습니다.

꿈은 내게 사치일 뿐입니다. 그런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지만, 나는 내 일을 좋아합니다.

일하면서 만나는 사연들이 모두 내게 살아갈 힘을 줍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나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나는 밥만 먹을 수 있으면 즐겁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직 숨 쉬고 있음에 행복합니다!"

어찌 보면 도인같기도 한 그의 자기소개, 삶입니다. 어쨌든 모두가 가길 꺼리껴하는 곳에서 매일의 근무를 하고,

시체를 매일보고, 그것도 온전하지 않은 시체. ㅠㅠ 그 곳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자신이 이 일을하며 느끼고 알게된 점을 가볍게 또 유쾌하게 가끔은 눈물을 글썽이게 써내려 하네요.

본인은 그저 뚱보 오타쿠라고 겸손하게 소개하지만, 이미 이 책은 소재 자체가 사람들이 모르는 자신만의 특색이 있는 컨텐츠이고 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어 이미 대박을 터뜨릴 책으로 보여져요.

매일 시체를 보는 사람들 이야기부터 시작이 됩니다.

<남의 차 안에서> 라는 편의 이야기를 가져와 봅니다.

이번 장면은 현장의 이야기이고, 그것도 가끔 우리가 뉴스나 신문에서 보는 차안 번개탄 자살 현장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가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생을 마감하는 방법으로 차안에서 연탄으로 세상을 뜨는 상상을 해봅니다. 이런 방식은 세상에 아무 피해없이 깨끗?하게 마치는 방식이라 착각하면서요.

하지만 저자는 그 상상을 단호히 깨주는 현실을 이야기 해줍니다.

차 안에서 뒷좌석에 시신이 있으면 다행인데 압좌석에 있으면 고생문이 열린거라고, 게다가 늦게 발견된다면 차안의 그 악취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늦게 발견되고 앞 좌석이고 체구가 뚱뚱하기 까지 하다면 진땀을 빼야하는 쉽지 않는 현장이 된다고...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는데, 저자가 말리는 이유를 알게되고 쉬운 죽음이란 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삶을 스스로 버리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저자의 친절한? 설명.. 넘 강렬하게 다가오네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뭘까요? 귀신? 사람?

저자는 이번 편에서 시신 복원작업에 대해 이야기해줍니다.

시신 복원작업? 저도 몰랐는데 이 책을 보다보니 알게되었어요. 사건사고로 인해 시신, 특히 얼굴 등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경우, 시신복원사가 와서 시신복원 작업을 한다고 하네요.

머리가 없어진 할머리를 20대의 아가씨 시신복원사가 몇 시간이나 작업을 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정말 대단한 직업정신인것 같아요. 그 분에 대한 이야기를 보니 존경스럽기 까지 하네요.

결론적으로 그 용감한 20대 시신복원사 아가씨가 제일 무서워한 것은 바로....

바퀴벌레였다고 하는 ...사람마다 강심장인 분야가 다르다는 웃픈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미남 기사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사님들은 주로 사건사고현장에서 시신을 보관가방에 넣어서 장례식장까지 옮기는 일을 하는 최전선에서 일하시는 분들입니다. 저자는 가끔 기사님을 도와서 일을 하기도 하지만, 꿈에 나올까 싶은 그런 현장에서 극한 상황에서도 시신을 묵묵히 옮기는 그들.

저자가 한 미남 기사님에게 왜 이 일을 하시냐고 묻자 이런 대답을 합니다. "전에는 칼로 사람들을 이쪽으로 보내는 일을 했다면, 지금은 시신 운반차량으로 사람을 이쪽으로 보내는 일을 하는 거랄까요? 전에는 사람이 죽고나는 그 사람만 없어진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 뿐만 아니라 한 가정이 업어진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

이번 이야기는 "보디 백을 긁는 소리" 입니다.

책 중간에 냉동고에 넣으려던 시신이 다시 살아나게된 경험을 적기도 했는데요.

어느 노인이 죽었는줄 알았는데 보디 백을 긁는 소리가 나서 꺼내보니 살아나서 너무 놀라

노인의 아들에게 물었더니. 아들이 하는 말... "그럼 어떻게 다시 냉동고에 집어넣죠?"

황당하죠. 다시 살아온 것을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빨리 정리해버리려고 하는 씁쓸한 현실..

장례식장 직원으로서 시체를 다루려면 인간적인 감정, 감상에 빠져있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일부러 특히 사고 현장에서 온 시신에 대해 자신들끼리 은어를 만들어서 부른다고요.

예를 들어 목 매달아 죽은 시신이라면 "그네타기",

투신 자살한 시신이라면 "피터팬", 부패가 심한 시신이라면 "헐크", 번개탄을 피우고 죽은 시신이라면 "검둥이"라고 부른다구요.

시신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해야 그 상황에 그 사연에 압도되거나 감정에 빠져들지 않고 일을 해낼 수가 있다구요. 그들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연에는 아직도 눈물이 나는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책에서 마음에 크게 다가오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한다면..."이라는 대목입니다.

절대로 자살하지 말라는 저자 다오슝의 절절한 메시지로 시작합니다.

차안의 번개탄 자살. 피해주지 않겠다는 소극적인 사람들의 자살방법이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피해를 주게된다고. 검게 변한 악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패된 시신에 가족과 지인들의 충격은 너무나 클 수 밖에 없다고...

목을 맨다거나, 투신한다거나 그 모두가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아침과 충격을 안겨주게 된다는 말.

그 자세한 현장 묘사에 읽기 불편하기도 했지만, 이를 담담히 읽어가면서 오히려 죽음에 대해 자살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해주네요.

정말 세상을 떠날 생각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누군가가 있다면, 그가 자신이 결심한 그 어떤 방법의 자살방식이라도 그 일을 실행하기 마지막 10분 전에 이 책을 두 손에 쥐어주고 읽어보게 하고 싶어졌어요.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 사람은 절대로 생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을테니까요.

이 책은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첨엔 단순히 터부시되는 죽음에 다가서 있는 직업에 대한 호기심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떠올려보고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욕심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여력이 된다면.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장소에 이 책을 곳곳에 비치해두면 어떤 기적이 일어날까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이들의 소중한 삶을 지키고 다시 이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문학적 교육이 없어도 화려한 글솜씨가 없더라도,

자신의 삶으로 써내려간 자신만의 컨텐츠가 있다면 그 자체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강력한 사실을 마음에 담게 됩니다. 이 저자는 뚱보 오타쿠가 아닌 죽음의 호스피스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나는장례식장직원입니다 #다스슝 #마시멜로출판사 #장례식장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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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세 살 직장인, 회사 대신 절에 갔습니다
신민정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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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신민정 저자처럼 저도 지금은 종교가 없어요. 어린 시절 성당, 교회도 잠시 다닌 적은 있어요. 절=불교로 생각해서 예전에는 관심이 가지 않았을 책이였지만(책 제목에 절이 들어가 있어서 그냥 불교이야기구나 하고 지레 짐작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들어 부쩍 더 마음챙김, 명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일게된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면서 초기에는 시크릿 류 책, 끌어당김, 해빙 등등... 이런 컨텐츠에 관심을 가지다가 지금은 그냥 내가 원하는 것을 빨리 이루기 위한 가벼운 방식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해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도 재미있게 보게되고, 보다보니 명상에 관심이 생기고, 부처님이 깨달았다는 법이 뭔지도 궁금하고. 출퇴근하며 명상과 관련된 컨텐츠를 들으며 마음을 좀 달래다가 만난 책이라 더 관심이 가고 저처럼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던 민정님이 어떤 계기로 회사 대신 절로 출근(?)하게 되었는지 호기심도 생기고 또 100일간의 템플스테이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정말 궁금했어요. 제가 요즘 하고 싶은 것을 민정님이 먼저 대신 체험하고 오신 것 같은 대리 템플스테이 같아서요 ^^

이 책은 100일동안의 이야기를 수필처럼, 각각의 하루가 일기처럼, 마음의 성장일기를 보는 듯 편안하고 뭉클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특히 제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각 나날의 이야기에 정말 톡톡 튀는 제목이 붙여져서 그 하루의 이야기가 완전한 이야기를 가진 각각의 완전한 글이라는 점이에요. 마치 1권의 책 안에 작은 100권의 책이 들어있는 그런 느낌이에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와 같은 책이라고 할까요?

템플스테이 9일차~ "왜 이래~ 나, 만배한 여자야!"
민정님이 100일간의 템플스테이를 시작하면서 맞이한 많은 도전과제 중 하나는 바로 만배 숙제에요. 저도 절이라고는 특별한 때 아니면 한 적이 없어서 정말 힘들겠구나 하는 막연한 상상만 해보았지만, 책을 보다보니 정말 10,000배라는 의미. 그만큼 내가 더 낮아지고 깎여진다는 의지를 몸을 통해 나 자신에게 보여주는 것 같아 뭉클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 부분을 보다보니 저도 최소한 108배는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절 방식을 뭐로 할지 알아보다 잠시 멈췄는데, 저도 민정님처럼 꼭 조만간 실천해보려고 해요~

템플스테이 12일차, "걸레가 더러울까, 내 마음이 더러울까"

이 12일차의 글은 제목을 보는 순간 갑자기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는 힘이 있어요. 그동안 내가 더럽다고 여겼던 것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보고, 정말 그것들이 더 더러울까. 아님 화를 내고 욕심을 부리고 남을 미워할 때의 내 깊은 마음속이 더 더러울까 하는 생각요. 매일 출퇴근할 때 수원역을 지나게 되는데, 수원역 앞에는 항상 노숙자 분들이 있고 행색이 남루해서 사람들이 피해다니곤 하죠. 

이 책을 보는 중 출근길에 과연 저기 계신 노숙자 분들의 행색이 더 더러울까, 내 마음이 더러울까 를 다시 떠올려 보았어요. 예쁘게 색칠을 하더라도 정화되지 않은 마음에서 풍기는 악취와 더러움은 결국 숨기거나 피할 수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먼저 정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선물해준 12일차 이야기,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손꼽는 부분이에요. ^^

누군가의 100일 같의 이야기를 정말 단 하루만에 읽어내려간다는 것에 한켠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누군가에 의해 상처받았던 마음을 다시 화해의 순간으로 바꾸어내는 작가 민정님의 그 변화의 순간을 간접체험하며 뜨거워지기도 했어요. 특히 템플스테이를 통해 만난 어린 행자님과의 우정과 이별이야기는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고 따뜻해서 눈가를 적시기도 했어요.

어느날 문득 자신이 직장생활이나 쳇바퀴처럼 도는 삶에서 완전히 방전되었다고 느껴질 때, 더 이상 지금처럼의 삶을 써내려갈 힘이 남아있지 않다고 느낄 때, 이 책이 그 어깨에 메인 마음의 짐을 탈탈 털어서 가볍게 해주는 방법을 보여주고 어깨를 두드리며 힘내라는 격려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글이 주는 향기에 여운이 가슴을 채워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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