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깨달음
스티브 테일러 지음, 추미란 옮김 / 판미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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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깨달음’ 저자 스티브 테일러는 생존 영성가 중에서 세계 100인에 든 인물이라고 한다. 외적인 행보보다 영적인 수행의 길을 걷는 점에 주목한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에디션 중 한권이며, 서문에서 톨레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신간을 자주 내지 않는 톨레가 선택한 책의 무게감이 크게 다가왔다. 저자의 사상이나 철학을 체득하거나, 종교적 덕망이나 사회적인 성취를 이룬 분들의 경험이나 말을 많이 받아들이면서 살아왔다. 성인전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위대한 삶을 이룬 성자들의 삶을 추앙하기도 하는 편이다. 나 자신이 삶의 모델을 찾아오던 방식에서 자신이 깨어남의 주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되었다.


‘보통의 깨달음’에서 저자는 깨달음이라는 말보다 깨어남이라는 말을 선호하는데, 이 책을 통해 나처럼 무엇으로부터 깨어난다는 말일까? 하는 의문과 영적전통으로 일컬어지는 종교나 구도자들이 추구하는 삶은 어떠해야하는지, 깨어난 사람에게서 드러나는 깊은 정신적 차원의 표징들, 그리고 깨어남의 단계와, 깨어날 때 일어나는 일들, 깨어난 사람의 세계관이나 인간관계, 가치관, 삶의 목적은 어떻게 실현되는지, 도가 불교 힌두교 유대교 기독교에서 깨어남을 보는 관점들, 또 거짓 구루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넓히게 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자연과의 일체감 속에서 살았지만, 수 천년 전에 조상들은 심리적으로 집단 전환을 경험한 후 수면상태에 있게 되었다. 수면은 영적으로 깊이 잠들어 있어 분리와 단절을 초래했고, 공동체성과 공감 능력의 약화로 이어졌다. 그래서 에고의 급격한 활동으로 개인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눈에 보이는 현상과 결과들로 최첨단의 물질문명을 이루어온 지금, 디지털이 주도하는 21세기 우리의 모습과 2020년의 한 해가 어떠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지성 아래에는 잠들어 있는 수면 상태로 행복하지도 않고 기쁨도 없는 차가운 금속성의 인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깨어남의 동행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머릿속의 수다와 자신의 이미지에 몰입하는 정보를 쫓고, 자신이 만든 스토리나 관념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절실하게 느낀다. 그러나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의 대부분을 거의 수면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짧게도 섬광처럼 보통의 깨달음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험하고 있다고 한다.


깨어나는 경험에는 각각의 강도가 있어서 저, 중, 고강도의 깨달음이 있는데, 낮은 깨어남은 나의 컴퓨터의 복구 솔루션처럼 원래의 자아로 빨리 돌아가지만, 영구적인 깨달음은 옛 자아구조가 사라져서 그 자리에 더 확장한 강력한 새 자아가 들어서서 근본적인 전환을 이룬다고 한다. 이것은 매우 심오하고 놀랍다. 모든 것에 연결되어 있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강렬한 알아차림과 자비의 인간이 된다. 내가 그토록 열망하며 바래왔던 이 놀라운 전환은 깊은 잠에서 깨어남이고 불완전함이나 단절이 없다. 종교도 아니고 종교 밖도 아니다. 가장 유심히 본 것은 오랜 수면에서 깨어난 인간의 마음은 공감과 자비심 그 자체이고 이타적인 삶을 살아간다. 현재를 중요시하고, 생명력의 조화를 감지하며,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지각하게 된다. 마음이 고요해지고, 삶의 평온과 행복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


‘저자가 말하는 영적 깨달음이란 에고가 불러온 분리와 이원화의 문제점을 되돌리고, 조화와 연결에 대한 감지 능력을 되살리는 것이다. 초기 인류가 가지고 있었던 연결감을 회복하여 ‘도약(leap)’하는 것이 인류 진화의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진화적 도약은 에고의 한계를 벗어나 자신의 몸을 더 깊이 지각하고 자연 및 다른 생명과 더 깊이 교감하는 오늘날의 생태·환경 운동, 채식주의, 물질적인 삶이 아닌 단순한 삶의 추구 등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류의 의식은 바로 나 자신의 의식의 상승과 연관이 있어, 내면의 어둠이나 무지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 이 책을 읽었다. 스스로 통찰력과 바른 지향을 가져서 내면의 지혜를 갖추는데 무척 필요한 책이고, ​삶의 준거가 되어준다. 2021년에는 잠깐이라는 틈새를 조금씩 넓혀가는 보통의 깨달음을 확장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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