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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지 않게 사는 법 - 인생을 편안하게 즐기며 사는 육조단경의 지혜
페이융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5월
평점 :
<불안하지 않게 사는 법> 이 책은 천년을 이어온 육조단경의 지혜가 담긴 책이다. 저자 페이융은 육조단경을 현시대에 알맞게 현대인들이 어떻게 하면 불안함을 극복할 수 있을지 삶의 지혜를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천년의 지혜가 담긴 책이라는 뜻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육조단경은 선종의 역사에서 초조가 된 달마에서 6번째 선의 계승자가 된 혜능 선사의 생애와 가르침이 담긴 책이다. 붓다의 가르침을 경전이라고 하는데, 육조단경도 경전으로 분류되는 것은 그만큼 경전으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글 한줄 읽지 못하는, 직업은 나무꾼이고 가난한 청년이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들은 후 마음을 깨닫고 당시 유명한 5조 홍인 대사를 만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현대적으로 본다면, 면접을 보러간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학력도 경력도 외모도 배경도 없고 자격증도 외국어도 할 줄 모르는 스펙 제로인 루저 그 자체의 인물이 바로 혜능이었던 것이다. 요즘처럼 외적으로 보이는 것을 위주로 하는 세상에서는 불합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5조 홍인 대사는 혜능의 정신적 비범함과 선적인 내면의 기상을 바로 알아보았던 것 같다.
어두운 방앗간에서 방아를 찧으며 겉으로는 볼품없었을지 몰라도, 밝고 환한 내면의 눈을 지녔을 혜능을 생각해본다. 나도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언제 스승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기다림, 기한이 없는 시간의 인내 속에서 곡식이 탈곡되듯 혜능의 매 순간이 새롭게 거듭나는 내면의 과정을 스승은 지켜보았을 것 같다. 깊은 침묵과 지혜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어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5조와 6조와의 만남은 무척 신선하고 새로운 영감을 준다. 삶에서 얼마나 많은 불안을 느끼면서 살아가는가. 복잡 다양한 현대의 삶에서 인생을 보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길을 육조단경을 통해 배우고 싶었다.
종교에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말하지만, 그것은 특별한 사람에게 주어진 체험이다. 그런 것을 얻지 못해도 지금 이 순간의 현존 속에서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사랑하고, 작고 사소하더라도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나의 현존이고, 깨달음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페이융님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놀이처럼 삶을 살 수 있다면 삶의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였다. 혜능처럼 마음속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 수 있다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불안감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 때 마음의 자유 속을 거닐 것이다.
‘자기 마음속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것, 이 짧고 평범한 말이 천년동안 이어져온 육조단경의 지혜다. 시선이 외부로 향할 때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만큼 내적 에너지의 손실로 이어져 그것은 불안한 마음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경전 읽는 소리에 마음이 열린 혜능처럼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불안감은 사라지고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혜능 선사와의 만남은 마음속까지 시원하고 간단명료한 길을 제시하고 있어, 언제든 육조단경에서 의문을 해소할 수 있고 선의 아름다움과 명료함 단순성 직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