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로 자산 가치가 완전히 붕괴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지만, 고령화가 가져오는 경제적, 정치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산에 대한 장기적인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일차적인 이유는 노동력의 상대적인 희소성으로 인해 자본 수익률에 비해 노동 수익률(급여와 임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되면 자산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기업의 배당금 성장도 둔화하며 전체적인 수익률이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물가가 상승하고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에서 재정적 압박이 심해지면 평균 이자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그리고 실제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자산의 실질 가치는 정체되거나 하락하게 된다.
  고소득층은 이러한 사태에 대비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국가 연금이나 공공 자금으로 운영되는 의료보험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구는, 특히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에게는 저축과 연금이 부족하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과 기업들은 앞으로 더 높은 세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 199쪽, 조지 매그너스, 부키

  21세기의 가장 중대한 세 가지 경제학적 문제로 '세계화, 양극화, 고령화'를 꼽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세 가지 문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당장 우리에게 닥쳐오는 현실이다.
  그 중에서 고령화는 우리에게 '국민연금 문제'로 알려져 있다. 연금 액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연금의 혜택을 받을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때문에 앞으로 지출될 연금의 액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증가분을 부담하는 것은 그 시기에 일을 하는 사람들, 즉 우리와 우리 자식 세대가 된다.
  위 글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여러 문제들 중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하게 짚어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번째 문단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라는 두 계층이 고령화의 영향을 받는 모양새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고령화 문제가 양극화에도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된다. 굳이 양극화에만 영향을 줄까? 고령화는 결국 저렴한 가격에 노동을 하는 사람을 찾게 되고, 여기서 외국의 값싼 노동력 유입이 이루어지면서 다문화사회가 만들어지고, 이는 곧 세계화 문제로 이어진다. 현 시대의 문제는 어느 한 가지만 집중적으로 다루기에는 서로 너무나 얽혀있다. 그러므로, 세상의 문제를 단순하게 재단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투명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