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법이 도입된 지 꼭 100년 후에, <더 타임스>는 이에 관한 재미있는 기사를 실었다.


  달력이 변경되어 11일이 줄어든 지 100년이 지났다. 당시는 사람들의 수명이 그만큼 단축되었다고 믿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어서 이 신문은 영국인의 생활에 지금도 영향을 남기고 있는 그 법률의 재미있는 특색을 들고 있다.


  구력은 지금도 우세를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재무부의 회계연도 속에 현실적으로 남아 있다. 크리스마스 후의 11일간이 정당시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력이 도입한 법률은 동시에 신년의 제1일을 그 떄까지처럼 3월 25일 아니라 1월 1일로 정하였다. 그러나 회계의 조작에서는 완전한 1년을 구획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1752~1753년의 회계연도는 3월 25일에 끝나지 않고 11일을 보태서 4월 5일에 끝나는 것으로 결정되었던 것이다.
  이 법률이 시행된 뒤로 오늘날까지-세금을 납입하는 모든 국민들이 납세통지서를 통해서 알 수 있다시피-영국의 회계연도는 매년 4월 6일부터 시작되어 이듬해 4월 5일에 끝나게 되어 있다.

<청소년을 위한 케임브리지 과학사 4> 280~281쪽, 아서 셧클리프, A.P.D 셧클리프, 서해문집

  이 책은 예전에 <에피소드 과학사>라는 제목으로 읽었던 책이다. 지금과 같은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딱지가 좀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충분히 대중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굳이 독자층을 청소년으로 제한할 이유가 없는 듯 하다.
  관습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그 수명이 무척 길다. 제도적 관습이 한 번 정착하면 그 영향은 몇백 년이 지나도 계속 남아있다. '첫 술을 잘 떠야 한다'는 말이 참으로 중요한 이유이다. 옛 제도의 문제를 고치기 위한 개혁이 그런 점에서 상당히 진통을 겪곤 한다. 과거의 오차가 큰 역법 대신 새로운 역법을 들여오면서, 그 오차 보정을 위해 날짜를 11일 당겨왔던 영국은, '사라진 11일을 돌려달라'고 외치는 사람들 때문에 상당한 사회적 진통을 겪었다.
  과연 그 사람들이 어리석은 것일까? 달력의 날짜만 바뀐 것일 뿐, 11일이라는 실제 시간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어리석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당시 사회의 상황을 보지 않고, 그 시대의 어떤 사람들의 행동이 어리석다고 비웃는 것은, 어쩌면 비웃는 그 사람이 더욱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증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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