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틀이란 사회 속에서 개인들의 삶을 질서짓는 주요 제도의 구조들-즉 사람들의 직업별 분포, 젊은이들의 교육, 정치적 갈등의 규제 등-을 말한다. 농촌사회에서 도시사회로의 변화, 농업경제에서 공업경제로의 변화, 연방제적 정치국가에서 중앙집권제적 정치국가로의 변화 등은 사회적 틀의 주요한 변화들이다. 그러한 틀들은 구조적이기 때문에, 그것들은 변함없이 증대하고, 따라서 역전되기 어렵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그것들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틀의 변화는 대규모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미래의 사회적 배열의 상세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기술할 수는 없다. 그런 변화들이 진행되고 있을 때, 우리가 그 미래를 예언할 수는 없지만, 장차 사회가 직면하게 되고 그래서 또 해결해야만 할 '문제들의 의제'를 확인할 수는 있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의제들이다.


<탈산업사회의 도래> 148쪽, 다니엘 벨, 아카넷


  미래의 모습을 다룬 SF 소설은 많지만 그 소설들이 미래의 모습과 일어나는 일을 정확하게 그려내는 '예언서'로서 각광을 받는 경우는 그리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해 거의 없다고 해도 될 것이며, 전혀 없다고 해도 아주 어긋나지는 않을 거란 것이 내 생각이다. 하지만 SF 소설은 여전히 미래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왜냐하면 SF 소설은 알지 못하는 미래에 우리가 겪을지도 모를 문제들을 미리 보여주는 경우가 무척 많기 때문이다. 미지의 종족과 우리가 조우하게 된다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 할까? 로봇은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가, 혹은 로봇의 자율이라는 것도 있을 수 있는가? 인간에게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리는 있는가? 등등.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러한 것들을 예측하려 하는가? 아마도 시행착오를 덜 겪기 위해서일 것이다. 문제를 안다면 조금이라도 생각해 볼 시간과 가능성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시행착오가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빠른 해결도 가능하지 않을까? 세상의 일은, 실제로도 문제를 아는 일보다 문제를 모르는 일들이 많은 듯 하다. 그러므로 문제를 안다와 모른다의 문제는 생각보다 무척 중요한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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