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말이 나왔으니 예우 이야기를 좀 더 해 볼게요. 소환에 앞서 당시 법무부 장관까지도 전직 국가 원수에 대한 예의, 품격 있는 검찰, 뭐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 노력이 있었다고도 평가가 되더군요. 정작 전직 대통령 측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문재인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태도는 공손했지요. 그렇지만 예를 들면 박연차 회장하고 무리하게 대질을 하려고 한다든지 그러면 안 되지요. 게다가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언론에 했지요? 수사 관계자, 익명의 검찰 관계자, 이런 이름으로. 그런 상황에서 예우라는 말을 쓰면 안 되죠.
(중략)
조갑제 아니, 예우를 갖춰서 수사한 것 아닌가요? 강제 연행한 것은 아니지 않아요. 본인이 출두한 거 아니에요? 그것도 한 번 불렀지 뭐 두 번 세 번 부른 것도 아니잖아요. 구속 수사를 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럼 그 이상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예우를 해 줘야 되죠? 그럼 서류 조사만 받나요? 제 삼의 뭐, 호텔에서 수사를 해야 되나요? 아니면 방문 수사를 해야 되나요? 예우를 갖추었던 게 맞는 것 같은데요.
<2009년 5월> 196~198쪽, 김정은, 웅진지식하우스
조갑제 씨의 말이 맞다. 이는 절차를 지켜서 한 것이다. 옛 역사에도 보면 왕과 황제들이 덕 있는 자들에게 선양을 했다. 후한의 헌제 유협이 위 문제 조비에게 제위를 넘겨준 경우가 그러했고, 위 원제 조환은 서진의 무제 사마염에게 선양했으며, 수 공제 양유는 당 고조 이연에게 양위를 했다. 이는 비단 중국 뿐만이 아니다. 고려 공양왕은 조선 태조 이성계에게 선양을 했다. 이는 옛날 요와 순, 우임금의 고사를 따라 이루어진 정통성있는 절차를 따라 진행된 것이다. 그러니 이 사건 역시 어찌 절차를 지켜서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으리오. 화흠 같은 선비가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있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