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기로 했다 - 1년 만에 미국회계사,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증된 공부법
사토 다카유키 지음, 홍성민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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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을 핑곗거리로 삼지마라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회사를 취직하면 많은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 또 다른 시작이었다. 1년 내 퇴사하는 비율이 30%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는 만큼 여러 가지 이유로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만들어가는 것이 일상적인 경우로 변화했는지도 모른다. 실제 언제 잘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껴 자격증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 있다. 그는 짧은 기간 동안 변호사 자격증 외에 공인 회계사, 국제공인내부감사사, 국제공인금융감사자격증 등 하나도 따기 힘든 자격증을 여러 개 땄고 ≪나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기로 했다≫에 본인의 공부법 전략을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토익부터 시작해서 한국사 자격증, 기사 자격증, 직무능력검사, 공무원 시험까지 졸업 이후에도 계속된 시험 세상에서 살고 있다. 벗어나려고 하지만 승진으로 인해 다시 시험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고 결국 공부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라는 걸 깨닫는다.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문제 안에서 시험을 보지만 누구는 단기간에 합격하고 누구는 끝이 보이지 않는 수험 기간에 또 한 해를 더해간다. 사실 공부법에 관련한 책은 많이 나와 있고 강의에서도 어떻게 공부할 것을 많이 안내한다. 그런데 결과는 왜 다를까?


흔히 목표를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확실하게 결과를 낸다.'로 잡는다. 하지만 이는 구체적이지 못하다. 저자는 ‘2년 이내에 독학으로 합격한다.'는 보다 구체적인 수정한 계획안으로 시험에 임했다. 그리고 놀라운 점 하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그는 여러 개의 시험을 합격했다.


p.74

일이 바빠서 공부할 시간을 낼 수 없다. 공부할 자신이 없다. 이 나이에 무슨 시험이냐며 불가능한 이유를 늘어놓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모든 시간을 투자해도 붙을까 말까한 시험인데 회사를 다니면서 어떻게 붙으라는 것일까?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할 때 좋은 점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안정된 수입이 확보되고 실무 감각이 답안지 작성에 도움이 되고, 반대로 공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단기간 합격이 목적이 된다, 시간이 없다보니 많은 것을 가리지 않게 되고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일과 공부 시간, 공부를 하기 위한 컨디션의 밸런스를 갖추기 위해 일과 공부에서 우선순위를 두었고 필요 없는 시간을 배제시켜나갔다.


계획은 치밀하게 세우지 않았지만 주중에 할 일을 주말로 미루지 않았고 시험에 특화된 공부법을 실행해나갔다. 가령 입문서는 3권을 한 번에 읽되 기본서는 읽지 않았다. 기출문제 중점적으로 풀어나갔고 공부하는 시간을 습관화 시켜나갔다.


p.179

지금 공부를 시작하지 않은 당신은 5년 후 ‘5년 전에 공부해 자격증을 땄으면 좋았을걸.'하고 후회할 것이다. 그리고 10년 후도 ‘10년 전, 아니 5년 전에라도 공부를 시작해서 자격증을 딸 걸’하고 후회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자격증의 중요성,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 당장 시작하자.


흔히 학생 때가 아니면 공부할 시기가 지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쩌면 더 많은 본인의 확장성을 갖추기 위해서 자격증도 따야 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그럼 본인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저자처럼 자격증을 딴다면 더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다.


책에 나오는 내용이 사실 뭔가 더 특별하거나 엄청난 노하우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기본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본을 잊고 살기 때문에 놓치고 있는 부분도 분명 있텐데 책에서는 그런 점이 잘 언급되어 있다. 책을 통해서 현재 조건에 핑계대지 않고 본인의 미래를 고민해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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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잠시 멈춤 - 나를 위해 살아가기로 결심한 여자들을 위하여
마리나 벤저민 지음, 이은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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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는 더 멀리 보면서 인생의 다음 단계에 대해 생각하려 한다.

 

흘러가는 시간은 저 멀리 흘러간 세월이 되었다. 돌이켜보고 싶지만 그 때 뿐, 다시 지금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특히나 나이가 먹을수록 시간은 더 빨리 흘러간다고 한다. 마음은 늘 지금의 청춘이었는데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아직 나는 중년의 나이는 되지 않았지만 그 때의 마음을 느끼고 싶었고 부모님의 마음을 읽고 싶었다. ≪중년, 잠시 멈춤≫은 그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p.15

수선화는 산들바람에 흔들리고, 햇빛은 화사하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그런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려온다. 달과 조수의 흐름에 따라 한 달마다 주기에 속박 받는 내 인생의 시간은 끝났다. 그러니 봄은 이제 나와 어울리는 계절이 아니다.

 

책은 중년 중에서도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다. 한창 밝고 화사한 날을 회상하면서 그 때의 청춘을 추억한다. 결혼하면서, 아이를 낳으면서 흘러온 중년의 시간은 마치 끝난 것처럼 느낀다. 그런 마음들이 고스란히 마리나 벤저민은 중년의 담담한 마음을 글로 풀어냈고 분위기는 내내 무덤덤하다.

 

어린 딸이 이제는 커서 본인과 대조되는 대목은 슬프다. 사랑하는 딸이지만 딸은 이제 날아가지만 본인은 이제 밀린 것 같이 느껴진다. 중년이란 삶의 중간점을 넘어서는 게 아니라 꺾이는 지점과 같이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

 

p.89

중년이란 말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은 1920년대 대량생산과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관리법’이 대두하면서부터였다. 이때부터 젊음과 높은 생산성을 중년과 효율성 감소를 연관 짓는 인식이 두드러졌다.

 

언제부턴가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중년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생겨난 듯하다. 폐경기부터 달라진 호르몬의 영향으로 바라보는 외부 환경이나 스스로 생각하는 내부의 마음은 좋음보다 나쁨이 더 많아 보인다. 뺄셈만이 있는 세월이란 표현은 중년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지 조금 더 확실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중년이 근사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삶과 죽음의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기에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 ‘찰나의 순간을 사이에 두고, 활짝 피었을 때의 아름다움을 여전히 간직한 동시에 막 스러지기 시작한 모습도 갖고 있다’는 표현에서 한 가지의 매력이 아닌 여러 가지 분위기를 품은 중년이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p.203

내가 기꺼이 포기한 것은 젊은이들의 끝없는 야망 외에 또 있다. 표피적인 성공, 성적 매력, 최상의 몸을 비롯해서 많은 것들을 포기했다. 중년이 되고 그런 것들에 대한 미련을 좀 더 많이 던져 버리게 되었다. 또한 좀 더 현실적이 되었다. (중략) 하지만 내 욕망은 더 적어졌고, 내 창고는 더 풍요로워졌다. 나는 전보다 더욱 더 깊어진 내 경험과 전문적 식견을 믿는다. 그리고 이제는 내 한계를 좀 더 잘 안다.

 

나이를 먹는 것은 많은 것을 취하기보다 덜어내고, 때로는 포기하면서 덕지덕지 붙어있는 삶을 가볍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나다운 모습을 찾고 살아가기 위해 깊어가는 중년의 과정은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어머니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지, 중년의 나의 마음은 어떤 마음인지 조금 더 바라보고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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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19 : 젠더 뉴트럴 Gender Neutral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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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9년 무너진 경계를 매력으로 느끼는 우리의 욕망을 읽다


이맘때쯤 트렌드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의미 있다. 올해에 유행했던 것들을 떠올려보면서 얼마나 작년에 나온 트렌드 예언들이 얼마나 맞았는지 확인해보고 내년은 어떤 새로운 흐름이 올까 간접적으로 먼저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라이프 트렌드 2019≫책을 들었다. 1년이란 시간은 짧지만 참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걸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낀다.


p.7

≪라이프 트렌드 2018 : 아주 멋진 가짜 Classy Fake≫의 프롤로그에서 밝힌 2018년을 관통 할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2가지였다. 바로 Classy(고급의, 멋진, 세련된)와 Counterattack(반격, 역습)이다. (중략) 식물성 고기, 즉 가짜 고기 시장은 더 커졌고 VR(가상현실)도 의료 분야, 산업 분야에서도 적극 활용되며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나섰다. (중략) 열풍처럼 번진 미투도 남성 권력을 향한 여성의 반격이었고,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갑질에 대한 을의 반격도 있었다.


불과 1년 전에 있었던 일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갑질로 대표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는 계속 되었지만 주춤한 경제 상황을 반영한 탓일까 크게 새로운 변혁은 크게 없는 듯하다. 어쩌면 크게 변화하는 것이 아닌 조금씩 내 삶이 변화하는 축에서 움직이는 것이 트렌드가 되어가는 것 아닐까. 남녀를 구분하고 과거의 마케팅 방법은 달라졌다. 화장을 하는 남자는 많아졌고 클러치 백을 든 남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학생회에서도 ‘she’와 ‘he’ 대신 성 중립적인 대명사 ‘지(ze)’를 쓰자는 안내문을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등 의식의 변화도 일고 있다. 젠더 마케팅은 이제 젠더리스 마케팅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p.129

미국의 콘커뮤니케이션즈에서 발표한 보고서 <2017 X세대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 및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도·참여의사가 Z세대는 94%였고, 밀레니얼 세대는 87%, X세대는 83%, 베이비부머는 89%, 전체 인구 평균은 86%였다. Z세대는 다른 어떤 세대보다 사회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컸다.


유튜브로 대변되는 Z세대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들은 소비를 위한 소비가 아닌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먼저 두고 소비한다. 아직은 어린 10대의 나이지만 그들의 구매력과 가진 힘을 생각한다면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 


p.149

미래에 대해선 막연한 희망과 기대, 호기심만 가득할 것 같았던 10대에게 걱정, 불안, 두려움, 무서움 같은 느낌이 중요 요소로 부각된 건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배경과 무관치 않다.


과거를 추상하는 세대였다면 이제 한 건너 세대가 되어 추억은 그들에게 새로운 낯선 과거의 호기심이 되었다. 하지만 불안한 현재 상황에 그들은 에너지 넘치고 호기심 어린 초롱초롱한 눈빛보다 다소 불안한 미래를 떠올리고 있기도 하다. 


p.231

결국 미래에 살아남을 사람은 한 분야에 탁월한 싱글 플레이어일 것이다. 싱글 플레이어를 주목하게 된 건, 취향이 비즈니스가 되는 시대라서 그렇기도 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해서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함을 만들어 내면 그 어떤 전문직 못지않은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는 시대다.


시장은 대중적이기 보다 점점 니치화 되어가고 소유보다 경험, 공유의 시대로 가고 있다. AI 등 기술의 발달은 기존의 산업 환경을 바꿔 직업의식까지 바뀌게 되고 이제는 자신만의 특별함이 어필되고 팔 수 있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p.299~311

“미래는 인공지능의 상용화로 20%의 사람만 의미 있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사실 코즈모폴리턴이든 디지털 노마드든 그저 떠도는 삶이나 유랑이 목적이 아니다. 그들은 여행자가 아니며 현지에서의 삶을 누린다. 즉 일하고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한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야 로케이션 인디펜던트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물리적인 공간은 무너지고 일을 하는 환경은 정해지지 않는다. 내가 가는 곳이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되고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터전이 된다. 안정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점점 더 본인만의 특별함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시대가 오는 건 부당할 수 없을 듯 하다.


p.337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가 중요해진 이유는 우리 일상이 소비 부분에서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물질 풍요의 시대에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가졌다. 없는 것을 가지려고 사는 사람보다 있는 것을 새것으로 바꾸려고 사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결국 소비자의 일상, 라이프 스타일의 욕망을 누가 더 잘 공략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52시간 근무 제도가 서서히 도입되고 국민 소득 3만 시대가 되어가면서 트렌드는 계속 바뀌어갈 것이다. 책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소유에서 경험의 시대로의 전환, 서로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던 제조와 서비스의 경계가 이제는 사라졌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대에서 나의 포지셔닝은 어떻게 해야할까. 트렌드 책이지만 미래에 대한 나에게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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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골든아워 1~2 세트 - 전2권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8 골든아워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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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도 왜 우리는 변하지 못하는가?


‘골든아워’의 뜻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골든아워는 사람들이 많이 시청하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황금시대인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이다. 하지만 생과 사의 사이에서 인간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시간 역시 ‘골든아워’이다. 유명한 외과의사인 이국종 교수는 자신이 있었던 경험들을 ≪골든아워≫에 담아냈다. 1분 1초가 왔다 갔다 하는 촌각의 사투에서 벌이는 치열한 전투를 책에서 읽을 수 있다.


p.10

지금으로부터 많은 세월이 지난 뒤, 또 다른 정신 나간 의사가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시스템을 다시 만들어보고자 마음먹는다면, 우리의 기록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기록의 일환이다.


두 권의 책으로 이뤄진 ≪골든아워≫는 그가 의사가 되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세월의 기록을 자세히 적어놓았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한 의사가 되었지만 녹록치 않았던 의사로서의 시작점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그는 현역으로 군대를 가게 된다. 해군의 갑판수병으로 복무하면서 의대생과 다른 군복무 형태를 갖게 되었지만 그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를 그 곳에서 배웠고 이는 인생의 방향타가 되었다.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병원이 아닌 지방에 있는 아주대병원으로 가게 됐다. 하지만 지원을 주는 대기업인 대우의 해체가 있게 되면서 더욱 상황은 어려워졌고,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외상외과’로 가게 되었다. 그는 외국으로 나가서 연수를 받게 되면서 시스템대로 실행되는 모습에 놀라움을 겪는다. 고작 우리나라의 현실은 1940년대였기 때문이다.


“네가 환자에게 가까이 접근할수록 환자를 살릴 기회가 많아 질 거야.”


그 때 말했던 교수의 말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어떤 환자라도 조건에서 환자를 언제나 상황에 우선한다’는 원칙을 세우게 된다. 


원칙을 지키게 되지만 그로 인해 많은 대립도 생기게 된다. 사람부터 먼저 살려야 하는 외과 특성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서 제시하는 적정 투여량을 맞출 수 없었고 근거에 따라하지 못했을 때 받는 페널티로 인해 수익 악화의 원흉이 되는 것 같아 고민도 하게 된다.


p.171~173

며칠 후 여자가 깨어나고 사고 경위는 뒤바뀌었다. 처음에 남자에게 맞았다고 했던 여자는 문고리에 배를 부딪쳤다고 했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다. 의사로서 해야 할 말만 전했다. 돌아서는 내게 간호사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화가 나 있었고 수간호사의 표정은 심각했다. (중략) 그런 문제들에 고작 의사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사지에 선 말단 노동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내 업의 범위 안에 있는 것들일 뿐이다.


의사로서 많은 제약을 느꼈다. 행정상 어려움은 물론 환자들의 안타까운 사실을 알지만 나설 수 없는 그에게 제한된 범위만을 가능하게 했다. 누가 봐도 가정 폭력을 당하고 생명까지 위협 받는 상황이었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 다시 거짓말을 하는 아내의 모습은 참 답답하게 했다. 명확한 한계에서 수긍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참 답답했다.


p.258 

병원 안팎으로 나를 향해 겨눈 무수히 많은 칼들이 날을 바짝 세우고 희번덕거렸다. 나는 한낱 지방 병원의 외상외과 의사였다. 나의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칼을 겨누게 하는지 좀처럼 헤아려지지 않았고 헤아리고 싶지 않았다. 사는 것의 지리멸렬함이 지겹고 지난했다. 환자들이 쏟는 핏물이 나를 완전히 삼켜버리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제한된 상황에서 안주하지 않았다. 절차에 따라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상황에서 과감한 판단으로 살릴 수 있었던 석선장의 송환과 치료 과정이 있을 수 있었고 정치 논리보다 언제나 사람을 먼저 살리는 의사의 가장 기본 된 원칙을 지켜나갔다. 이익에 따라, 행정적인 절차에 따라 헬리콥터 착륙을 지정하는 상황을 지적하기도 하고 자유를 희생하고 국방의 의무만을 강요하는 국가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도 했다.


두 권의 책은 단순히 한 의사의 시선에서 벗어나 사회를 조금은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바뀌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울린다. 다소 따뜻함이 느껴지기보다 차가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 의사의 이야기 일 수 있지만 그 울림이 강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골든아워 안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더욱 치열했던 고민과 과정이 녹아져 있어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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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 노블푸드부터 패스트힐링까지
KOTRA 지음 / 알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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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질문이 답이 되는 시대


패션의 흐름이 외국에서 먼저 일어났다가 시간이 지나 우리나라의 유행으로 된다고 하였다. 매체가 발달하고 교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그 유행 시기는 앞당겨졌지만 아직까진 세계 트렌드가 우리나라로 오는 큰 흐름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트렌드를 보고 싶다면 세계 트렌드를 먼저 파악한다면 용이할 것이다. 트렌드를 읽기 위해 작년에 이어 ≪2019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책을 꺼냈다. 코트라에 파견된 각 무역관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각 나라의 트렌드와 유망한 기업을 분석했다.


p.5

서비스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창조적 파괴”이다. 이러한 창조적 파괴는 기존의 비즈니스에 대한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중략) ‘세탁소에서 세탁 외의 다른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을까?’ 하는 질문은 홍콩에서 세탁소와 카페의 결합을 낳았다.


필요에 의해 소비했던 시대가 지나 니즈에 의해 소비되는 시대가 왔다. 하나의 목적에 맞춰졌던 과거와 달리 다양하게 결합된 목적을 충족시키고 가장 원초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주변에 생각하지 않은 질문에서 시작한 물음은 새로운 사업 모델로 확장한다. ‘우문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존의 사고의 틀을 깨는 질문에 질문이 이어진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도 질문의 꼬리 물기는 시작됐다.


식량 고갈에 대한 문제는 과거부터 조금씩 제기 되었다. 조금 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 부피 대비 환경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 음식을 찾기 위해 다양한 대안 음식이 개발되고 있다. 퓨레와 곤충 음식이 그 중 하나다. 퓨레는 마치 죽처럼 생겨서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곤충은 육류의 대안 음식으로 미래의 음식이라고 불릴 정도로 조금씩 각광받고 있다. 


공유 시대 역시 마찬가지다. 따릉이(공유 자전거)나 위워크(공유 사무실)처럼 공유가 점점 일상화되어 가는데 여건상에서 기를 수 없는 애완견까지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생겼다. 우리나라의 공유경제 시장은 약 최대 13조원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공유라는 점이 굉장히 좋지만 책임감, 윤리의식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정된 자원을 여러 사람이 바르게 공유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숙제라는 표현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p.165

우리가 무심코 버리던 쓰레기들은 품어주던 자연의 반격이 시작됐다. 매년 8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투기되고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3억 톤 중 50%가 단 한 번 사용 후 버려진다. 2050년이 되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는 경고도 이젠 먼 일이 아니다.


바다거북이가 플라스틱 빨대로 힘들어하는 영상이 이슈가 되면서 더욱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커졌다. 플라스틱 사용을 부추기는데 한 몫을 한 게 포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레이저를 이용한 포장, 무포장을 위한 시도가 생겼다. ‘껍데기는 가라’라고 불릴 정도로 과연 플라스틱을 사용할 정도로 꼭 필요했었는가에 문제 의식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예뻐보여서, 사용하기 편해서 플라스틱을 쓰지 않았는지 한 번 되돌아 봐야한다.


p.383

밀레니얼 세대는 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 때 경기 침체를 경험하면서 소비에 좀 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소비를 할 때 이전 세대보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성비를 더욱 따지고, 재화를 구입하기보다 경험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세대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은 바뀌었다. 값비싼 제품보다 낮은 가격에서 좋은 성능인 것을 찾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위해 기꺼이 돈을 투자한다. 일괄적인 소비 문화 적용이 아닌 각각의 니치 시장이 가지는 특징 또한 분별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p.502

소셜 벤처들은 큰 주의 없이 간과해버리는 일상의 자원들에 주목해야 한다. 쉽게 지나쳐버리는 자원들을 재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디자인 및 기능성 면에선 혁신과 모험을 더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주목할 점은 니즈의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을 시도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은 부분 시행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외국 트렌드로 먼저 소개하고 있지만 이미 상당 부분 우리나라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외국에서 유행 한다해서 우리나라에서 100% 유행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것이 외국으로 나가 유행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추구하는 큰 흐름은 비슷하지 않을까. 그러한 점에서 2019년이 오기 전, ≪2019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를 읽는 것은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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