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저 인문학 - 고고학자가 파헤친 숟가락과 젓가락의 2만 년 연대기
오승환 지음 / 창해 / 2026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여러 고고학 분야 중에서도 음식과 관련된 분야를 주로 연구하시는 음식 고고학자 오승환 박사님께서 쓰신 책인데요. 삼국시대에 밥을 짓던 시루를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고, 불을 지피던 구들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으로, 우리의 옛날부터 사용해 온 음식과 관련된 도구와 식기 등을 연구하는 음식 고고학 분야의 전문가이신 분께서 쓰신 책입니다. 이러한 고고학자분이 연구한 숟가락과 젓가락에 관한 2만 년의 연대기와 그 긴 여정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음식고고학이라는 분야는 처음 접하는 부분이라, 책의 소개를 읽고 정말 큰 흥미를 느껴서 읽어보기로 스스로 결정했던 책이었어요.
중국 신석기 시대의 유적에서 발견된 숟가락 용도의 도구라든지, 튀르키예 바데마아즈 유적이나 세르비아의 스타르체보 그라드 유적에서 발굴된 여러 가지 숟가락과 관련된 유물들은 물론이고요. 또 중국 신석기 시대에는 젓가락 모양의 뼈 도구도 발견되어 이러한 젓가락과 숟가락이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고, 우리 곁에서 식기로 함께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외국이나 중국과 관련된 유물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요. 우리 조선시대에 관한 내용도 찾아볼 수 있어서, 우리와 가까운 역사 속에서 이러한 식기들이 어떤 모습으로 사용되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역사를 공부해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에게는 정말 친숙한 고구려가 존재했던 삼국시대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밥을 먹었을지, 그리고 당시에는 어떤 식기를 사용했을지 살펴보는 내용도 나오는데요. 이때 등장했던 여러 가지 유물들의 이미지도 직접 확인해 보면서 수많은, 일련의 고고학적인 소양까지 함께 키울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런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음 젓가락, 향저, 부젓가락, 활자 젓가락, 망료저 등등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여러 가지 식기와 도구에 대한 내용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음식 고고학을 연구하다 보면 우리 선조들이 정말 오래전부터 이러한 식기들을 사용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숟가락과 젓가락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도구들이 발전하고 다듬어지면서 오늘날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오래전 유물에 대한 설명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현대 일본인들이 밥을 먹는 방식이라든지, 어떤 음식을 어떤 방식으로 먹는지 등 한중일의 식습관과 우리가 음식을 먹는 방식에 대한 내용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게는 3대 욕구가 있고, 또 의식주에서도 ‘식’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듯이 먹고 생활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인데요. 우리가 음식을 먹어야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 고고학 역시 다른 고고학 분야와 비교했을 때 그 중요성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굉장히 전문적이고 중요한 하나의 연구 영역이자 분야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음식 고고학을 알게 되면,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한 나라의 전통과 문화, 생활 방식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먹어왔는지를 통해 그들의 사고 습관과 생활문화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까지 함께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음식 고고학이라는 분야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처음 접하는 분야였지만 책을 읽어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식사할 때 사용하는 도구라고만 생각했던 숟가락과 젓가락을 수천 년, 수만 년이라는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바라보니 우리가 사용하는 식기 하나에도 굉장히 오랜 역사와 문화가 축적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요. 음식과 식기를 통해 고대의 생활 모습과 문화, 전통, 사람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