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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탄생 - 우리가 찍은 낙인의 역사
수레카 데이비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괴물’이라고 낙인찍었던 대상들에 대한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던 책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이후 위트레흐트 대학교와 브라운 대학교, 존스 홉킨스 대학교 등의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수레카 데이비스 작가님이 쓰신 책인데요. 고대의 신부터 유인원, 좀비,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외계인까지 우리가 역사 속에서 어떤 대상을 괴물이라고 생각해 왔는지, 또 무엇을 괴물이라고 낙인찍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끔찍한 괴물이 등장하는 상상도같은 책이 아니라 그 안에서 민속학과 역사학, 인류학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통찰을 함께 얻을 수 있었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존재를 괴물이라고 규정하는 과정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종교, 사회적인 분위기,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가치관과 세계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줄기차게 등장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평소에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역사적 사례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요. 처음 보는 독특하고 이상한 그림들도 상당히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피에르 보에스티오의 「크라쿠프의 괴물」이라는 그림을 포함해서, 책장을 넘기면서 글을 읽는 동시에 중간중간 등장하는 여러 이미지 자료들을 함께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던 책입니다. 이미지 자료가 적절하게 함께 배치되어 있어서 내용을 더욱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괴물의 모습이나 과거 사람들이 남긴 여러 그림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다양하고 폭넓은 역사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괴물이라는 개념을 바라보는 책ㅣ이었어요. 우리가 괴물이라고 생각했던 존재들을 통해서 오히려 인간의 역사와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만 보더라도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 같은데요. 젠더와 섹스, 괴물 아기, 괴물들의 공연과 전시, 신과 마법, 초자연적인 존재 등 평소 역사책에서는 쉽게 하나의 주제로 묶어서 만나보기 어려운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합니다. 그 안에서는 아즈텍의 우주관이라든지 중세시대의 여러 이야기, 종교와 관련된 내용, 마녀사냥 등 인류 역사에서 다루어졌던 수많은 신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대 문명의 세계관부터 중세의 종교적 인식, 사회적인 편견과 공포, 인간이 미지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방식까지 굉장히 폭넓은 역사적 이야기로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사의 깊이와 내용이 상당히 많고 다양해서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똑똑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역사와 문화, 인류학적인 배경까지 함께 알아갈 수 있기 때문에 한 권을 읽고 나면 상당히 많은 분야의 지식이 머릿속에 쌓이는 느낌이랄까요. 전 세계의 역사를 ‘괴물’이라는 하나의 관점으로 다시 바라본다는 느낌이 좋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역사 속의 행동이나 특정 집단의 믿음도, 그 시대의 문화와 종교, 사회적 상황을 함께 살펴보면 ‘아, 이래서 이런 일이 일어났고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했구나’라는 식으로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되네요. 민속학과 역사학, 인류학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여기에 흥미로운 그림과 역사적 사례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평소 역사나 인류학, 민속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물론이고, 조금 색다른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괴물’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서 괴물을 만들어낸 것은 누구였는지, 그리고 그 괴물의 모습 속에 당시 인간들의 어떤 생각과 두려움이 담겨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시간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