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구하는 4가지 방법
현고운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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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쯤 전 처음 현고운작가의 책을 만났다. 회사언니의 로맨스소설 사랑에 물들어 덩달아 말랑말랑한 소설을 찾아읽던 무렵이었다. 당시 <연록흔> <화홍> <렌>등을 엄청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차에 유명한 로맨스소설작가인 현고운의 책을 읽었고, 내겐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뭔가 긴박함이라던가 좀 더 짜릿하고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원했던 내게 평범한 주인공들의 흔한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작가의 다른 작품에 까지 눈을 돌리게 만들지 못했다. 그러다 오랜시간이 흘러 여러사람들의 입에 오르낙내리락 하는 책 한권이 내 귀에 전해졌고 그렇게 만난 책이 <봄날의 팔광>이었다. 이로써 현고운 작가와의 오랜만의 재회였다. 다소 황당하지만 재밌었던 선녀와 인간남자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으로 인해 오랜만에 발랄한 기분이 들었고 다시 현고운 작가의 글이 궁금해 졌다.
 

한동안 로맨스 소설의 진부함과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에 거리를 두었던 몇년이 있었다. 그러다 최근 2년전부터 다시 어여쁜 주인공들의 파란만장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한두권씩 눈에 띄었고, 얼마전 테라스북에서 출간한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를 읽으며 엄청 설렜던 기억이 있다. 안티팬 근영과 최고의 스타 후준의 명랑코믹한 예쁜 이야기가 담긴책이 맘에 들었고, 같은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된 신작 <아내를 구하는 4가지 방법>또한 궁금해졌다. 재벌남인 주인공이 기간제 아내를 구한다는 황당한 기사를 내면서 자신의 동생때문에 억지로 남자주인공과 동거까지 하게된 여주인공의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라마로 방영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책 읽는내내 내 나름대로의 가상캐스팅을 해가며 재밌게 읽었다. 음~~ 카리스마 짱에 33살 남자주인공으론 누가누가 어울릴까나? 장혁? 박시후? 조인성? 꺅~! 26살 여주인공은 성격이 씩씩하면서도 올곧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불쌍한걸 보면 거두지않고 못배기는 무모한 따뜻함을 가진 순수한 성격이다. 내가 캐스팅 한다면 임수정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완전 동안인 그녀는 20대중반 역할을 맡기에 전~~혀 무리가 없고, 씩씩하고 명랑하며 방글이란 별명처럼 사랑스러운 미소를 짓기도하고 가족을 위해 억척스럽게 삶을 헤쳐나가는 모습도 어울리고 사랑앞에서 수줍어하고 순간순간 보이는 순진한 모습까지 모두 무리없이 소화해 낼 수 있을꺼란 기대감이 생긴다. 후훗!
 

최고 3년의 계약기간동안 계약금에 대졸수준 연봉에 해외연수까지 시켜준다는 나름 훌륭한 아내구하기 광고를 낸사람은 다름아닌 남자의 첫사랑이다. 이 소설역시 로맨스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삼각관계를 집어넣어 더욱 아슬아슬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면서 재미를 더한다. 예전 드라마나 소설을 보면 남녀주인공 외에 그들을 사랑하는 제 삼자는 무조건 악녀이거나 뻔뻔남만이 등장하곤했지만 요즘은 주인공주변을 맴도는 그들또한 근사하고 멋진 인물들이 정말 많다. 이 책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의 첫사랑역시 화려한 배경에 성격까지 멋지고 외모도 아름다운 여성으로 그려지고있다. 평범한 여주인공이 모든면에서 자신보다 뛰어난 그의 첫사랑과 경쟁에서 어떻게 자신의 사랑을 쟁취해나갈까. 앞뒤가리지 않는 솔직함과 당당함 그리고 가끔은 답답함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그녀는 왕 싸가지 냉혈한 김건영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그녀로인해 꽁꽁얼어붙어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던 다짐이 흔들리는 남자이다.
 

로맨스 소설은 읽는순간 쿡쿡거리며 재밌게 읽고, 다소 유치한것도 너그러이 받아들이며 책 속 그들이 펼쳐나가는 알콩달콩 로맨스에 덩달아 가슴이 두근거리는 즐거움이있다. 그래서 난 언제나 로맨스소설을 사랑하고 더욱 멋지게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책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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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욘더 - Good-bye Yonder, 제4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김장환 지음 / 김영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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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욘더가 뭐야?" 내가 아바타에게 물었다. 다행이 인공지능은 안정을 되찾은 것 같았다. "욘더? 그런 게 있어? 난 모르겠는데?"   

"Y.O.N.D.E.R."
"아, 잠깐 뭔가 떠오르는게 있는 것 같아. 그건 영어로 저기, 저편의란 뜻이잖아? 그리고 이 세상."
"이 세상?"
"저기, 저편, 욘더, 여기."
"여기?"
"아아, 모르겠어. 지금, 여기, 이 세상. 내가 사는 곳."
"여보, 이후야!"   P.194~195]
 

사랑하는 이들과 헤어지지 않고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진다면 난 어떡할까? 당연히 그곳으로 가고싶어지고 가지않을까. 내 목숨을 버리고 떠나야 할지라도 말이다.


 책의 배경은 통일이된 30년 후의 뉴 서울 안에서 펼쳐진다. 마치 미래과학 영화를 보는 듯 모든것이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모든것이 기계회되고 심지어 자신의 신체까지도 기계화하는 사람들. 그들이 진짜 사람인지 로봇인지 나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주인공 김 홀은 사랑하는 아내를 암으로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다 어느날 놀라운 메일 한통을 받는다. "여보, 나야. 잘 지내?" 하는 아내의 음성메일 이었다.
 

아내는 죽기전 자신이 떠나고나면 힘들어할 남편을 위해 자신의 기억을 바이앤바이라는 추모사이트에 남겨두었다. 그녀를 그리워하고 힘들어 할 남편이 그녀의 기억을 간직한 아바타를 통해 이별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그러나 단순하게만 여겼던 이 일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욘더의 겉 포장지에 불과했다는걸 그녀도 그도 미처 몰랐다. 아내의 모습을 닮고 목소리를 내는 아바타와 만나면서 주인공은 더욱 큰 혼란에 빠져들게된다. 사이버상에 존재하는 그녀의 모습이 문득 기억에만 의존하는 모습이아닌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는 모습에 바이앤바이에대한 의구심을 품게된다. 더이상 그곳에 발걸음하지 않겠다 다짐도 해보지만 사랑하는 아내 이후를 만나고픈 갈망은 간절하다. 난 중반부를 넘게 읽으면서까지도 이런 추모사이트를 찾는 등장인물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건 자신들의 슬픔을 잊거나 살아생전 고인들에게 못다한 한을 풀기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죽은이들이 편히 눈감지 못하게 끈질기게 잡아당기고 있는 듯한 느낌.
 

그러나 후반부에 욘더의 정체가 확실해 지면서 내 생각도 서서히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그곳이 사이버 천국이면 어떠하고 욘더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내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면 어떤가.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를 다시만나 끝없는 미래를 함께 할 수만 있다면. 현 세상에서 아무리 뛰어난 문명, 진짜 살아숨쉬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도 내가 원하는 단 한사람이 곁에 없다면 그 혼란과 텅 비어버린 마음을 다시 채우기 위해 나 또한 욘더로 가는 길에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다. 책을 읽어내려갈 수록 욘더에 대한 환상이 짙어질 수록 정말 머지않은 미래에 이처럼 신비롭고 영원한 사이버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가져본다. 하루하루가 살기 바쁘고 웃을일이 적어지는 세상에서 천국으로의 문이 열린다면, 죽음의 공포또한 떨쳐버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책속의 그들처럼 복잡한 선들과 차가운 부품으로 자신의 몸을 무장한채 기계음을 내고 내 모든 삶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개개인의 선택의 존중보단 사회가 원하는 작은 틀 속에 갇혀버리게 되는건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문명의 발전, 과학의 발달을 환영하면서도 점점 따뜻함을 잃어가는 현실속에서 혼란스러운모순으로 둘러싸인 내 마음을 바라본다. 계속되는 새로움의 신선함을 선물해준 <굿바이, 욘더>는 여태껏 만나보지 못했던 특별한 소설이었다.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사이버 임모탈리티Cyber Immortality, 가상공간에 마련된 불멸의 세상이죠. 또 다른 말로 하면 사이버 천국이라 해야 할까요?"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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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라 고양이 - 가끔은 즐겁고, 언제나 아픈, 끝없는 고행 속에서도 안녕 고양이 시리즈 2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월
품절


작년, 유독 고양이에 관한 책이 많이 출간되었다. 나도 그 덕분에 평소 관심이 적었던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책도 읽게되었다. 주로 길고양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 눈에 띄었고 그들과의 만남은 내게 고양이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2011년 새롭게 내게 찾아온 고양이는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의 작가 이용한님의 두번째 고양이 이야기 <명랑하라 고양이>이다.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를하게된 작가가 그곳에서 만난 시골의 길고양이들과의 사귐을 들려주고있다. 도시의 길고양이들보다 훨씬 넓은 구역을 자신의 영역으로삼고살아가는 시골고양이들. 그들의 치열한 묘생과 여유로운 낭만고양이의 모습을 가득담고있어 신선하고 즐거운 만남이었다.

제일 처음 등장하기도 하고 작가의 집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고살던 바람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뚱~ 한표정의 바람이는 애교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는 이름그대로 바람같은 녀석이었다. 동네에서 왕초고양이로 통하는 녀석은 언제나 자유로웠고 왕초로써의 당당한 묘생을 살다갔다. 발라당을 선보인적도 없으며 가까이 하는것조차 거부하던 녀석은 당당히 밥을 요구했고, 새를 잡아다 줌으로써 밥값을 지불했다. 난 무뚜뚝하고 시크한 녀석의 성격이 맘에 들었고 책에서 바람이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을 기다리며 읽어갔다. 녀석의 뚱한 표정을 실물로 만나보고싶다는 생각까지 해가면서. 이런 녀석이 생각지 못하게 한여름에 축 늘어진 개 마냥 낮잠에 겨워 정신줄을 놓은 대목에선 쿡쿡쿡 그 귀여움에 한참이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지금도 녀석은 고양이 별에서 바람같은 생활을 하고있지않을까? ^^

책 속엔 수십마리의 고양이가 등장한다. 그 중 유독 눈길 맘길을 사로잡은 녀석이 둘 있었다.(바람이는 빼고~!) 바로 위에 어여쁜 금낭화속에 앉아있는 봉달이와 할머니따라 마실다니는 고양이 달타냥이다. 봉달이는 개울을 영역으로삼고 지내는 녀석인데 은근 꽃을 즐기고 사람을 잘 따르는 명랑하고 낭만적인 녀석이다. 작년 봄, 시골에 봄나들이를 가서 처음만난 하트모양의 꽃을 보고 첫눈에 반했던 기억이있다. 아주 어여쁜 핑크빛에 볼록한 모양의 하트가 신기해 한참을 쳐다보았더랬다. 그런데 우리 봉달이가 나랑똑같이 이 꽃을 참 좋아하나보다. 짜식~ 꽃 좀 볼줄 아는군! 하하핫! 봉달이는 마법이 통하는 고양이 이기도하다. 개울을 훨훨 날듯이 점프하는 녀석의 모습은 과히 멋지고 놀랍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없다. 봉달이를 만나면 나 또한 "날아라~ 얍~!"하고 주문을 외우고 싶었는데 행방을 감춘 봉달이가 제발 무사히 살아있길 기도해본다.

이름도 멋진 달타냥은 궁극의 접대냥이자 산책을 즐길줄아는 산책냥이다. 얼마나 사람을 잘 따르는지 마치 강아지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한다. 녀석은 원래 마당고양이인데 거의 길고양이와 다름없는 묘생을 살고있다. 주인집 할머니가 마실가실때마다 쫄쫄쫄~ 뒤를 따르고 할머니 돌아오실때까지 대문앞지키기는 기본이요~ 마중까지 가는 녀석을 어찌 고양이라 할 수 있을까. 발라당도 잘하고 애교도 곧잘 피우는녀석. 녀석이 신부로 맞이한 깜찍이의 새끼탄생을 지켜본 순간 나 역시 크림색 달타냥과 고등어냥이 깜찍이에에게서 까망이새끼를보고 배신감이 스멀스멀 밀려왔다. 크~~윽~! "깜찍아~ 진실을 말하거라~~!" 그래도 그저 좋아죽는 달타냥을 보며 사랑의 위대함에대해 생각해본다.^^

아주 사랑스럽고 개성넘치는 녀석들이 워낙 많이 등장하다보니 하나하나 소개하고픈 맘이 간절하다. 축사고양이 대식구와 전원주택집 할머니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 녀석들, 위 사진속 눈속에 파묻힌 봉달이 친구 덩달이, 새끼들을 위해 꽁치를 나르는 엄마냥이, 호기심많은 새끼들의 천방지축 묘생이야기 등등....
["지붕이 작아 보이는 것은 너희들이 이제 더 이상 아기 고양이가 아니라는 뜻이야. 지금까지는 그저 좋아서 지붕에 올랐지만, 앞으로는 살기 위해 지붕에 오를 일이 더 많을 거다. 길고양이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무언가에 쫓기에 되어 있단다. 그것이 못된 사람이든 사나운 개든 야속한 시간이든.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많은 것들에 쫓기게 되어 있지. 그게 묘생이란다." p.370]
내가 몇권의 책으로 인해 고양이를 보고 대하는 시각이 180도 달라졌다 말 할순 없다. 그러나 녀석들을 더이상 도시의 불청객이나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여길게 아니라 그들도 나름의 치열함과 묘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하나의 소중한 생명체라는 생각은 확실해졌다. 아직 길에서 마주치는 녀석들에게 손을 내밀줄은 몰라도 방긋 미소지어줄 수는 있게되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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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탑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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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나 여러번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작품이기에 재미가 보장된 책이라 믿고 첫 장을 펼쳤다. 배경은 1950년대 중반, 여대를 막 졸업하고 뷰유한 가정에서 신부수업을 받고있던 주인공 오토네에게 정혼자와 결혼을 할 경우 100억엔이라는 어마어마한 유산이 상속된다는 소식과 함께 피바람이 불어온다. 주인공들이 워낙 오래전 태어난 인물이고 시대적 배경도 50년도 훌쩍 넘어서는 과거이다보니 상당히 낯간지럽고 다소 황당한 대사들을 읊어대 오히려 재밌기도 했다. 툭하면, 매우 긴박한 상황에서도 여주인공은 남자주인공에게 "안아줘요, 꼭 끓어안아줘요." 그럼 남자는 "그래. 이리와." 혹은 "내 무릎에서 잠시 내려와 주겠어?"등의 손발 오그라드는 대사를 주고받는다. 하하핫!
 

여주인공 오토네를 돌봐주고 있는 숙부의 회갑연에서 첫 살인이 벌어지고 의심을 받게된 오토네와 그런 그녀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까지. 여주인공의 정혼자가 살해당한 사실이 밝혀지며 유산상속에 대한 재분배가 벌어진다. 그녀의 결혼이 깨진이상 그 막대한 유산은 가족들이 고루 나눠갖게 되어있지만 이것이 바로 엄청난 죽음을 몰고온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돈 앞에선 가족이고 두려움이고 모든걸 상실해버리나보다. 한명이라도 숫자가 줄어들수록 자신에게 돌아올 몫이 커진다는걸 알게된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고 죽일 수 밖에없는 현실에 직면하게된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어떡하면 상대방을 헤치울 수 있을지 독사같은 교묘함과 악마같은 사악함으로 중무장하고 얽히고 설킨 사건속으로 뛰어든다.
 

계속되는 죽음들앞에 오토네가 연루되고 두려움에 떨면서도 자신을 지켜주는 남자의 정체를 발설하지않기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로서는 매우 이해하기힘든 캐릭터를 만난 느낌이었다. 상대가 악마중에 악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는 오토네의 심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내가 그녀라면 살인범일지도 모르는 남자를 받아들이고 의지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여주인공 오토네는 끝내 그와 도망을 치게되며 이야기에 더욱 활기를 불어 넣는다. 오토네야~~ 도대체 어쩌려고 그러니?
 

삼수탑에 모든 비밀이 숨겨진걸 안 남자와 여자는 탑을 찾아나서고 그곳에서 가장 사악한 악당과 그간의 무시무시한 사건이 벌어지게된 진실과 맞닥드리게된다. 조심스럽게 자신들이 찾고자하는 물건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앞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마지막까지 두 사람은 위대한 사랑의 이름으로 그 끔찍한 악몽을 헤쳐나가려 노력한다.
["뭐, 소설 같은 데 보면 빈 우물 벽에 구멍이 있잖아. 하지만 분하게도 이 우물에는 그런 로맨틱한 장치는 없는 듯하군."   p.342]
진짜 범인은 누구이고 무엇때문에 그토록 잔인한 연속적 살인을 저질렀을까.... <삼수탑>은 매우 교묘하고 엄청난 트릭이 숨어있는 추리소설은 아니다. 좀 더 대중성을 띄고 가벼우면서도 속도감있으며 무엇보다 재밌게,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추리/미스터리물에 거부감을 갖고있는 사람이나 추리소설의 재미를 알아가는 독자들이 읽기에도 좋을듯싶다. 이 책은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로 불리기도 하는데 앞으로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다른 이야기도 찾아 읽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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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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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재밌다, 놀랍다, 대단한 몰입도 등의 수식어가 끊임없이 들려오던 책을 알았다. 책을 읽은이들마다 입에 침이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던 그 책이 나 또한 궁금하고 읽어보아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러던 중 재밌다는 말과함께 들려오던 끊임없는 불만의 목소리가 날 주저하게 만들었다. 내용은 훌륭하고 속도감도 좋은데 중간중간 매끄럽지 못한부분들이 눈에 띄고 오자가 많아 읽는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들 이었다. 어느 출판 관계자는 이 훌륭한 책을 왜 이렇게밖에 만들지 못했을까 아쉽다는 말을 해오기도하였다. 내가 이런저런 이유들로 오랜시간 망설이던 끝에 책이 절판되었단 소식에 낙담하고있을 무렵, '뿔'에서 새롭게 단장되어 출간된 책을 만난 순간 환희의 비명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꺅~~!! 훌륭한 번역과 매끄러운 편집에 읽는내내 술술~ 전혀 막힘없이 마지막장까지 내달렸다.
 

그렇게 오랜시간 내 맘을 사로잡은 책 <밀레니엄>을 드디어 내 손에 쥔 순간 그 벅참과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듯했다. 201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일말의 부끄럼 없이 말한다. 환상적이다.'라는 문구에서부터 두근두근.... 첫장을 펼치는 순간 두 눈이 반짝이는건 당연한 반응이었다. 작가에대한 소개와 그간 <밀레니엄>이 달성한 엄청난 기록들과 수상내역들, 판매부수들을 보고있노라니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었다. 출간을 앞두고 심장마비로 사망한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비극적 운명까지 더해져 책에대한 기대감은 무한상승이었다. 

곧있으면 영화개봉을 앞두고 있는 <밀레니엄>. 주요등장인물들의 사진을 본적이 있는데 여주인공 살란데르의 모습은 남자주인공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강렬한 첫인상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책에대한 사전지식이 없고(관심이 가는 책은 간략한 줄거리 3~4줄 외엔 가급적 책에대한 모든 기삿거리나 서평을 읽지않으려 한다. 워낙 스포일러에 당한적이 한두번이아니라 내가 직접 읽은 후 다른이들의 서평이나 기사를 찾아읽는다.)책의 장르며 등장인물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영화의 주요캐릭터를 본 순간 짙은 스모키화장에 여기저기 구멍을내 피어싱을 한 컷트머리의 그는 놀라움 자체였다. 책 속에서 만난 살란데르역시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에서 느꼈던 강렬함 못지않게 엄청난 존재감과 매력으로 내게 다가왔다. 사회 부적응자, 정신병자, 후견인을 두고 보호감찰을 받아야하는 그녀이지만 컴퓨터에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고 뛰어난 헤커의 모습을 하고있는 살란데르. 그녀가 입을 다무는 이유는 더러운 세상을 살아내야하는 방패막이인지도 모르겠다.
 

또 한명의 주인공 마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아직까지 내게 살란데르만큼의 매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다만 그가 앞으로 벌일 활약이 기대되고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재미와 짜릿함을 느낄 수 있으리란 믿음은 생겼다. 영화에선 매력적인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가 그의 역을 맡았지만, 내가 책을 읽으며 느낀 미카엘은 사실 조금 더 아저씨같은 모습이었다. 살란데르를 보며 느꼈던 희열을 그에게서도 느낄 수 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책의 내용은 미카엘이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몸담은 잡지사 밀레니엄에서 물러나고 엄청난 재력가 헨리크 방예르의 제안을 수락하면서 점점 추리소설의 긴박함과 궁금증 그리고 조마조마함속의 짜릿함으로 이끈다. 여주인공 살란데르는 회사에서 의뢰한 대인조사를 주 업무로 맡고있으며, 그녀의 일 처리능력을 보고있노라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엄청나다. 아직 남 녀 주이공 둘이 만나는 순간이 다가오지 않았는데 앞으로 그 둘이 힘을 합쳐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그 순간이 빨리 찾아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헨리크 방예르가 미카엘에게 의뢰한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에대해 한가지씩 알아갈 수록 과연 그녀가 정말 죽은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녀를 죽인 인물은 누꾸일까? 엄청난 가족수를 자랑하는 방예르가문에 정말 살인가자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건 당일 섬에 있던 다른이의 소행인가.
["범죄 수사관이란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직업일 수 있소. 희생자의 친구들은 분개하고 절망하겠지. 하지만 몇 주 혹은 몇 달이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모든 것은 일상의 흐름 속에 묻혀 버리는 법이오. 가까운 사람들에겐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들 역시 언젠가는 슬픔과 절망을 극복할 수 있다오. 삶은 계속되는 법이니까. 하지만 해결되지 못한 살인 사건은 우리의 마음을 갉아 들어오지. 결국 단 한사람만 남아 희생자를 생각하고 그녀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려 하는데, 그게 바로 수사를 떠맡은 경찰관이라오."   P.275]
여러 인물들이 몇십년동안 사건에 매달렸지만 그럼에도 밝혀내지 못했던 사건의 실마리를 미카엘이 풀어낼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엄청난 집중력과 뛰어난 판단력을 소유한 살란데르가 미카엘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이 사건은 더욱 활기를 띄며 멋지게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독자로서의 바람이 생긴다. 벌써 1부 1권 후반부에 통쾌한 복수를 한 살란데르를 지켜보며 앞으로 그녀가 악의 무리들을 처참히 짓밟아줄 그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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