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 재밌다, 놀랍다, 대단한 몰입도 등의 수식어가 끊임없이 들려오던 책을 알았다. 책을 읽은이들마다 입에 침이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던 그 책이 나 또한 궁금하고 읽어보아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러던 중 재밌다는 말과함께 들려오던 끊임없는 불만의 목소리가 날 주저하게 만들었다. 내용은 훌륭하고 속도감도 좋은데 중간중간 매끄럽지 못한부분들이 눈에 띄고 오자가 많아 읽는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들 이었다. 어느 출판 관계자는 이 훌륭한 책을 왜 이렇게밖에 만들지 못했을까 아쉽다는 말을 해오기도하였다. 내가 이런저런 이유들로 오랜시간 망설이던 끝에 책이 절판되었단 소식에 낙담하고있을 무렵, '뿔'에서 새롭게 단장되어 출간된 책을 만난 순간 환희의 비명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꺅~~!! 훌륭한 번역과 매끄러운 편집에 읽는내내 술술~ 전혀 막힘없이 마지막장까지 내달렸다.
 

그렇게 오랜시간 내 맘을 사로잡은 책 <밀레니엄>을 드디어 내 손에 쥔 순간 그 벅참과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듯했다. 201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일말의 부끄럼 없이 말한다. 환상적이다.'라는 문구에서부터 두근두근.... 첫장을 펼치는 순간 두 눈이 반짝이는건 당연한 반응이었다. 작가에대한 소개와 그간 <밀레니엄>이 달성한 엄청난 기록들과 수상내역들, 판매부수들을 보고있노라니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었다. 출간을 앞두고 심장마비로 사망한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비극적 운명까지 더해져 책에대한 기대감은 무한상승이었다. 

곧있으면 영화개봉을 앞두고 있는 <밀레니엄>. 주요등장인물들의 사진을 본적이 있는데 여주인공 살란데르의 모습은 남자주인공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강렬한 첫인상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책에대한 사전지식이 없고(관심이 가는 책은 간략한 줄거리 3~4줄 외엔 가급적 책에대한 모든 기삿거리나 서평을 읽지않으려 한다. 워낙 스포일러에 당한적이 한두번이아니라 내가 직접 읽은 후 다른이들의 서평이나 기사를 찾아읽는다.)책의 장르며 등장인물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영화의 주요캐릭터를 본 순간 짙은 스모키화장에 여기저기 구멍을내 피어싱을 한 컷트머리의 그는 놀라움 자체였다. 책 속에서 만난 살란데르역시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에서 느꼈던 강렬함 못지않게 엄청난 존재감과 매력으로 내게 다가왔다. 사회 부적응자, 정신병자, 후견인을 두고 보호감찰을 받아야하는 그녀이지만 컴퓨터에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고 뛰어난 헤커의 모습을 하고있는 살란데르. 그녀가 입을 다무는 이유는 더러운 세상을 살아내야하는 방패막이인지도 모르겠다.
 

또 한명의 주인공 마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아직까지 내게 살란데르만큼의 매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다만 그가 앞으로 벌일 활약이 기대되고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재미와 짜릿함을 느낄 수 있으리란 믿음은 생겼다. 영화에선 매력적인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가 그의 역을 맡았지만, 내가 책을 읽으며 느낀 미카엘은 사실 조금 더 아저씨같은 모습이었다. 살란데르를 보며 느꼈던 희열을 그에게서도 느낄 수 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책의 내용은 미카엘이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몸담은 잡지사 밀레니엄에서 물러나고 엄청난 재력가 헨리크 방예르의 제안을 수락하면서 점점 추리소설의 긴박함과 궁금증 그리고 조마조마함속의 짜릿함으로 이끈다. 여주인공 살란데르는 회사에서 의뢰한 대인조사를 주 업무로 맡고있으며, 그녀의 일 처리능력을 보고있노라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엄청나다. 아직 남 녀 주이공 둘이 만나는 순간이 다가오지 않았는데 앞으로 그 둘이 힘을 합쳐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그 순간이 빨리 찾아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헨리크 방예르가 미카엘에게 의뢰한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에대해 한가지씩 알아갈 수록 과연 그녀가 정말 죽은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녀를 죽인 인물은 누꾸일까? 엄청난 가족수를 자랑하는 방예르가문에 정말 살인가자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건 당일 섬에 있던 다른이의 소행인가.
["범죄 수사관이란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직업일 수 있소. 희생자의 친구들은 분개하고 절망하겠지. 하지만 몇 주 혹은 몇 달이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모든 것은 일상의 흐름 속에 묻혀 버리는 법이오. 가까운 사람들에겐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들 역시 언젠가는 슬픔과 절망을 극복할 수 있다오. 삶은 계속되는 법이니까. 하지만 해결되지 못한 살인 사건은 우리의 마음을 갉아 들어오지. 결국 단 한사람만 남아 희생자를 생각하고 그녀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려 하는데, 그게 바로 수사를 떠맡은 경찰관이라오."   P.275]
여러 인물들이 몇십년동안 사건에 매달렸지만 그럼에도 밝혀내지 못했던 사건의 실마리를 미카엘이 풀어낼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 엄청난 집중력과 뛰어난 판단력을 소유한 살란데르가 미카엘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이 사건은 더욱 활기를 띄며 멋지게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독자로서의 바람이 생긴다. 벌써 1부 1권 후반부에 통쾌한 복수를 한 살란데르를 지켜보며 앞으로 그녀가 악의 무리들을 처참히 짓밟아줄 그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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