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삼킨 수영장 ㅣ 꿈터 그림동화 3
한봉지 지음, 장정오 그림 / 꿈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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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둘 늘어나는 흰머리를 모른 체 하려고 애쓰는 요즘은 믿기 어렵지만, 나도 한 때는 20대였다. 그 시절 연말이면 새해 계획을 세우곤 했었는데 언제나 일순위는 '수영'이었다. 하지만 매번 내년으로 미뤘던 이유는 걱정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살. 살 좀 빼면, 살 좀 빼면, 살 좀 빼면.

하지만 끝내 수영복을 자신있게 입을만큼 살은 빠지지 않았고, 그대로 30대가 되었다. 그때만 해도 수영과 살은 내 인생 계획 리스트의 상위권이었다. 그러다 얼떨결에 결혼을 하고, 아들을 둘이나 낳고 말았다. 걱정 거리가 늘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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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 지나면 3학년이 됩니다. 3학년이 되면 우리 학교는 생존 수영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자꾸 돼지가 물에 빠지는 꿈을 꿉니다.

걱정 삼킨 수영장, 9쪽

3학년이 된 우현과 정우 그리고 지은 각각의 이유로 생존 수영 시간을 두려워하고 있다. 우현이는 오동통한 몸매가, 정우는 물귀신이, 지민은 혼자 샤워하고 혼자 옷 입는 것이 걱정이었다. 어떻게 하면 생존 수영을 빠질까 궁리하던 세 사람은 <매달 1,3번째 일요일에 자유 수영, 일일 어린이 이용권 2,000원>이라는 현수막을 발견한다.

고민하던 세 친구는 살이 드러나는 수영복 대신 몸을 가려주는 긴 래쉬가드를 마련한다. 그리고 엄마들이 정성껏 준비해준 김밥과 빵 등을 챙겨들고 떨리는 마음으로 수영장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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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코 따가워!"

지민이 소리치자 정우는 물귀신이 우리를 쫓아내기 위해 냄새 공격을 하는 거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사실 그 냄새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수영장 물을 소독하기 위한 약품 냄새였다.

쩌렁쩌렁 메아리처럼 울리는 목소리, 커다란 운동장에 물을 받아 놓은 것 같은 수영장을 마주하니 우현은 지난밤에 꾼 돼지가 물에 빠지는 악몽이 떠올랐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서로 도와가며 수영모자를 쓴 삼총사, 갑자기 밀려오는 허기에 엄마들이 싸준 도시락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도 음식을 먹지 않아 마음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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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수영은 물에 빠졌을 때 스스로 살 수 있는 기본 능력을 배우는 거야. 예를 들면 물에 들어가기, 물에 떠 있기, 제자리에 떠 있기와 같이 기초 중에서 기초를 배우는 거지.

걱정 삼킨 수영장, 56쪽

수영을 배우지 않은 많은 아이들이 생존 수영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수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존 수영의 목표는 올림픽에 나갈 선수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의 상황에 물에 빠졌을 때 구조대가 오기까지 버티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걱정이 한가득이다. 더군다나 발이 제대로 닿지 않는 물 속에 들어가게 되면 공포심까지 생긴다. 그래서 수영이든 생존 수영이든 일단 물과 친해지는 것이 먼저다. 처음에는 수영장에 가서 물장구만 치다 오거나 사람 구경만 하고 와도 충분하다. 나의 경우 어릴 때 몇 번 수영장에 갔었는데, 물안경을 쓰고도 물 속에 들어가 눈 뜨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재작년부터 두 아들이 수영 강습을 받는 동안 유아풀에서 홀로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물안경이 들뜨지 않도록 꾹꾹 누른 뒤, 물 속에 들어가 눈 뜨는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물안경 안으로 물이 밀려들어올 것 같아 오히려 눈을 더 질끈 감았다. 하지만 수영장에 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 걱정은 서서히 사라졌고, 물 속에서 인어처럼 헤어치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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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역시 <걱정 삼킨 수영장>을 통해 아이들이 수영을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물 앞에서의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비단 수영뿐이겠는가. 사실 우리의 매일은 처음이다. 돌아갈 수도 없고, 미리 살아볼 수도 없는, 단 한 번뿐인 처음.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되는 첫 경험 앞에 망설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들도 똑같다는 진심을 전해 보면 어떨까. 더불어 우리가 어떤 일을 앞두고 걱정하는 이유는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는 것도. 그러니까 사실 걱정은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원천이다.

얘들아, 걱정해도 괜찮아. 때로 걱정은 우리의 힘이야!

참, 놀랍게도 세 친구가 용기를 내 물속에 들어갔을 때, 진짜 물귀신이 나타났다! "요놈, 맨날 엄마 말은 안 듣고 짜증만 내는 아이잖아. 오늘은 물속에서 혼 좀 나야겠네!"하며 말까지 하는. 소스라치게 놀란 아이들은 물귀신에게서 벗어나려 발이 안 보일 정도로 물장구를 쳤지만 쉽지 않았다. 과연, 물귀신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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